은빛둥지, 인생 후반 끝없는 도전을 향한 막을 올리다

은발의 감독 윤아병의 인생2막 이야기

신선영 리포터 2017-11-15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 사회를 넘어 2026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삶의 궁극적인 가치인 ‘행복’에 ‘수명’을 연결한 개념인 ‘행복수명’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행복수명은 건강과 경제적 안정, 그리고 원만한 인간관계와 사회적 활동을 기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렌즈에 세상을 담으며 행복수명을 연장시키고 있는 시니어 감독 윤아병 어르신(79세)을 만나 그녀의 인생2막에 대해 들었다.



노인들, 은빛둥지에 둥지를 틀다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한 건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였어요. 혼자 남겨져 마음의 허전함을 느끼던 어느 날, 컴퓨터 수강생 모집 전단지가 눈에 들어왔고, 살아생전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던 남편의 말이 생각나 복지관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은빛둥지 창립 멤버가 됐어요”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윤아병 감독이 62세의 나이에 컴퓨터를 배우게 된 계기다.
2001년 라영수 원장으로부터 복지관에서 컴퓨터를 배우던 윤 씨를 포함한 노인 수강생 셋이 “더 가르쳐달라”고 요청하면서 은빛둥지는 IT전문 사회적기업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노인이 노인에게 컴퓨터 프로그램과 동영상 촬영, 편집기법을 무료로 가르치는 동아리로 시작해 2003년에는 ‘비영리사회단체’로 등록돼 안산 경기 지역 노인들이 IT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습교실을 운영하고 장비를 확보했다. 2011년에는 정식으로 사회적 기업을 승인받아 동영상 촬영 및 제작을 수주 받아 영상작품을 제작하는 정식 미디어업체로 활약하고 있다.



평범한 할머니, 시니어 감독이 되다
마우스 잡는 법도 모를 정도로 컴맹이었던 그녀는 배움의 재미를 느꼈고 ‘하면 된다’라는 믿음 하나로 될 때까지 집에 가서 복습을 했다. 컴퓨터 기초부터 파워포인트, 엑셀, 포토숍까지 배워 나가던 윤 감독은 “포토숍을 배우다 보니 사진을 찍어야 해서 디지털카메라를 샀고 영상 촬영을 배우면서 방송용 카메라로 바꿨다”며 “스승이 이끄는 대로 따라오다 보니 어느새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는 감독이 됐다”고 했다.
‘서울 노인영화제’ 입선, ‘상록수 영화제’ 최우수상 수상 등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며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며 작품 활동을 한 그녀는 직접 연출, 각본, 촬영, 편집, 내레이션까지 해낸 다큐 영화 ‘나이야! 가라!’로 제1회 NILE단편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나이야! 가라!’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지주의 가난한 소작농 딸로 태어나 갖은 고생을 하며 평생을 살아온 변영희 할머니가 지역 복지관에서 노인교육을 통해 컴퓨터 관련 기술을 익히고 이를 다시 지자체 환경프로젝트를 구축하는 데 환원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으로 “90대 할머니의 ‘인생 후반 끝없는 도전’을 주제로 노인 인력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평생교육의 성공적 사례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노인, 제2의 인생을 꿈꾸다
2006년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한 이후부터 한글과 인터넷을 강의하며 20여년을 은빛둥지로 출근하고 있는 윤 감독은 “팔십 노인이 매일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생깁니다.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는 것도 체력이 필요한 일이구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보니 저녁에는 맛있는 잠을 자게 된다”며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 비결을 이야기했다.
또, “누군가에게 제가 롤 모델이 된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나를 통해 새로운 꿈을 꾸고 용기를 얻는 사람들이 생기는 걸 보면 데뷔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인인 내가 뭘 하겠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 한계는 인정하되 체력과 능력에 알맞은 목표를 세워 도전하라”며 100세 시대를 살아갈 젊은 노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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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리포터 shinssa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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