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대화]

‘가방 들어주는 아이’ 고정욱 작가를 만나다

윤지해 리포터 2018-03-07

지난 2월 21일 안양시 호계동 새마을회관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고정욱 작가의 초청 강연이 있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 등 수많은 동화를 집필한 베스트셀러 동화작가인 고정욱 작가는 소아마비로 인해 1급 장애인으로 살아온 작가 본인의 삶의 과정을 전하며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더불어 사는 세상 이야기를 전했다. 책 500권 이상 집필, 장애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목표를 갖고 오늘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 고정욱 작가를 만나보았다. 



Q. 최근에 고정욱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정욱아, 너는 소중한 아이야’를 펴냈는데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저는 275권의 책을 발간했고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와 도서관 등을 다니며 1년에 약 300번의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연이나 책은 시간이나 분량의 한계가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 못했던 이야기, 또는 강연을 통해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도 있고요. 그 밖에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전적인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성인이 된 지금 시각에서 반추해보기 위해서 쓴 책이 바로 ‘정욱아, 너는 소중한 아이야’입니다. 평소에 듣지 못했던 저의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들어가 있고 제가 그린 만화들도 들어있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면 고정욱이 어떤 성장과정을 통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장애를 수용해서 오늘날의 작가가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Q. 동화작가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가의 꿈을 처음 갖게 된 때는 언제인가요?
1992년 문화일보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소설가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장편소설도 썼고 ‘원균’이라는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지요. 동화작가가 된 것은 결혼하고 아이 셋을 낳았는데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빠가 쓴 동화책을 읽혀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이 최초로 쓴 동화책인데 너무 많은 사랑을 받게 되어 계속 이어서 쓰다 보니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작가의 꿈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이과공부를 해서 의사나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는데 장애인에게는 그런 직업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과로 진로를 바꾸어 성균관대 국문과에 진학해 문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되었고 그 결과 작가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Q. 아동문학에 장애라는 소재를 등장시켜 장애아동문학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는데요.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쓴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저는 1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1급 지체장애인이 되었고 살면서 수많은 고통과 아픔을 겪었습니다. 대학을 진학할 때, 결혼할 때, 직업을 갖거나 활동을 하면서 겪은 모든 어려움이 자신의 문제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그것 사회적 문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건물을 올라갈 때 계단을 걸어서 못 올라가면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주어야하는데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닌 바로 사회의 잘못인거죠. 내가 장애를 느끼고 장애로 차별받는 것은 사실은 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구나. 이러한 자각과 각성을 통해서 내가 작품을 쓰게 된다면 어린이들에게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를 우리가 같이 개선하고 고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널리 알릴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통해서 그들이 평생 장애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장애인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차별하거나 따돌려서는 안 된다는 바른 생각과 행동을 유발하기 위해서 동화라는 장르에 장애에 대한 소재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Q. 275권이라는 많은 책을 집필했는데요. 이렇게 많은 집필활동을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요?
제가 이렇게 많은 집필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장애가 저의 아픔인 동시에 끊임없이 치유되지 않는 상처로서 저를 계속 각성시키기 때문이라도 생각합니다. 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그 아픔을 잊지 않으며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어린이들에게 장애인이라는 차별과 편견이 없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글을 쓰게 되다보니 이렇게 많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내가 갖고 있는 장애인이라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인류가 있는 한 영원히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것이 작품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이죠. 



Q. 강연활동도 많이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리고 강연을 통해서 얻는 보람은 무엇인지요?
강연을 많이 하게 된 이유는 제가 아무리 글로 써서 메시지를 전해도 저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악수를 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한번 찍는 것이 백번 천 번 더 낫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장애인을 직접 보여주고 만나고 느끼게 해주자. 그리고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꿈이 있다면, 꿈을 이루고 좋은 일을 할 수 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강연을 다닙니다. 제가 다녀온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요. 그리고 제가 쓴 책을 찾아서 읽고 이야기 나누고 장애인을 보면 각별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의 보람이자 계속 강연을 다니게 되는 원동력이며 자긍심을 길러주는 근본적인 바탕이 아닌가 싶습니다. 


Q. 동화작가로서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또는 작가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작가가 되는 것은 멋있고 즐거운 것만이 아니라 하루 종일 앉아서 자료를 읽고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쓰고, 쓴 글을 고치고 또 고치고 수십 번 고치는 과정이기 때문에 끈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또한 호기심과 관찰력도 길러야 하지요. 이렇게 자신을 꾸준히 단련하고 계발하면 우리사회의 훌륭한 일꾼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꼭 우리사회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미래의 역군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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