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언어 가르치는 엄마들의 동아리 ‘DIT’

아이들의 열린 생각이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하혜경 리포터 2018-03-14

올해 중학생부터 코딩수업이 의무화 되고 내년엔 초등 5, 6학년까지 확대된다. 인공지능 세상을 살아가는 도구이며 IT 시대 새로운 언어라고 불리는 코딩. 하지만 아날로그적 삶의 방식에 익숙한 부모세대에게 코딩은 거의 외계언어나 마찬가지다. 도대체 코딩은 무엇인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인지 두려움만 커진다. 하지만 아이들이 헤쳐 나가야 할 세상이라면 엄마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아이보다 한 발 앞서 코딩교육을 받고 4차 산업 교육전문가로 활동하는 모임이 있다. 안산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코딩교육과 3D 프린팅을 배운 후 동아리를 만들어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까지 진행하는 동아리 ‘DIT(Do It Together)’를 만났다.



지난 수요일 안산여성인력개발센터 동아리 방. ‘함께 모여 한다’는 뜻을 가진 ‘DIT’는 매주 정기모임을 갖고 공부와 수업방향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지난해 이곳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3D 프린팅과 코딩에 대해 공부한 주부 7명이 모여 만든 동아리다. 동아리 회원들은 모두 사회인으로 열심히 일하다 자녀 출산과 함께 주부로 살아가고 있는 소위 말하는 ‘경력단절여성’들이다. 4차 산업에 관심을 갖고 강의를 듣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이들 때문. DIT동아리 이정윤씨는 “코딩교육이 시작된다는데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했었다. 내가 먼저 배워 강사로 활동할 수도 있고 만약 못하더라도 적어도 내 아이는 직접 가르칠 수 있겠다 싶어 시작했다. 처음엔 3D 프린터를 배우고 점차 확장되면서 코딩까지 배우게 되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미래 산업을 공부하고 있다는 이 동아리를 이끌어 가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모성’이다.

그렇다면 코딩이란 과연 무엇일까? 초등학생도 의무적으로 배워야 한다는데 너무 전문적이고 어려운 기술교육이 아닐까? DIT회원들은 코딩은 기술교육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이라고 입을 모은다. DIT 황해순 회장은 “컴퓨터 중등교사 준비도 했고 전문계고 입시학원에서 10년 정도 일했다. 하지만 우리가 진행하는 코딩교육은 기존 학원에서 하던 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특히 디지털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와 문제 해결을 위해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코딩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전은숙씨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루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알려준다. 매체는 도구일 뿐이다. 코딩은 정답이 없다. 내 생각만 옳은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통해 새로운 답이 도출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생각이 열리고 생각하는 힘이 자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컴퓨터 원리인 스크래치나 무브, 엔트리 등 소프트웨어 툴을 배우기는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툴을 남보다 먼저 배우는 게 의미가 없다. 하지만 원리를 이해하고 생각의 방법을 배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전혀 다른 교육법이 등장한다.

DIT 회원들은 코딩교육과 3D프린팅을 결합해 초등학생들을 위한 창의교실은 개설했다. 매주 토요일 안산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하는 ‘말랑말랑 창의코딩교실’이 그것이다. 유치원생과 초등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교실은 1일 단기과정과 2주 정규과정(1, 2단계)으로 진행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언플러그드’ 과정과 블록코딩, 로봇코딩, 피지컬코딩을 접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1시까지 진행하는 이 강좌는 제법 입소문을 타면서 코딩을 접하기 위해 찾아오는 수강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중학교 멘토교육이나 체험 수업을 진행하기고 한다. 정지미씨는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정말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을 가진 아이들을 많이 만난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똑똑하다. 아이들의 생각이 열리고 문제해결법을 찾는 과정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코딩교육이 우리 교육현장에서 잘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적지 않다. 이선희씨는 “일단 부모님들은 코딩교육이 교과목 과외처럼 몇 번의 선행학습으로 다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각을 버려야 해요. 여러 번 말했듯이 이건 생각의 힘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합리적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정규교육과정으로 학교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 학교나 지역사회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4차 산업 핵심 언어를 가르치고 싶은 DIT 는 올해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말랑말랑창의코딩교실과 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 동아리 활동지원을 받아 마을 코딩교실을 개설하고 4월부터 중앙도서관에서도 강좌를 운영할 예정이다.
황해순 회장은 “지금은 동아리 형태지만 협동조합형태로 전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며 “다양한 활동으로 더 많은 안산의 아이들에게 미래사회를 살아갈 힘을 키워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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