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중 ‘사회적 기업가 동아리 수업’]

돈보다 이웃을 생각하는 ‘환경 기업’ 창업하고 싶어요

지역내일 2018-05-17

‘대통령의 구두’로 유명해진 기업이 있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사회적 기업으로 청각장애인 5명과 지체장애인 1명이 꾸려나간다. 이러한 사회적 경제활동은 낮은 비용으로 높은 이익을 창출하는 것만이 합리적 경제활동이라는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중학교 교실에서 협동의 경제를 배우며, 모의 창업으로 예비 사업가가 되어보는 일산동중(교장 김난희) 동아리 수업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는 열린 직업관 갖기

 색색의 나무막대를 쌓아 올리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카드 그림과 똑같은 모형을 빨리 만들면 승리한다. 마주 앉은 두 파트너가 카드의 앞면과 뒷면이 일치하는 모형을 만들려면 서로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자연스레 ‘협동’이라는 단어를 배운다.
 매주 금요일, 일산동중 1학년 25명의 아이들이 ‘사회적 기업가 동아리 수업’을 위해 도서관에 모인다. 다른 동아리보다 이목을 끄는 이유는 기존 동아리에서 접하지 못한 ‘사회적 경제, 기업’을 주제로 하기 때문이다. 총 9회 수업으로, 먼저 시장경제의 기본 개념을 배우고 이어서 공동체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 창업사례를 통해 사회적 경제를 이해한다. 아이쿱생협 허선주 교육 강사는 사회적 경제라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통해 열린 직업관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이 주축을 이루는 미래사회는 지금과 다른 직업 세계가 펼쳐집니다. 새로운 상상력으로 나의 직업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뭐지’와 ‘내가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건 뭐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질문의 답을 고민하다 보면 자연히 우리 마을·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것이 창업으로 이어지면 사업적 기업가가 되는 것입니다.”



보드게임을 활용한 경제활동 체험

 5회 차 수업은 조별로 보드게임을 하며 다양한 경제활동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섯 조로 나눠 진행됐는데, 보드게임이 만들어진 배경과 게임규칙을 설명하고 관련 정보를 전하며 딱딱한 경제이론을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B조는 ‘가계와 소비’를 주제로 ‘한 달 월급으로 우리집 살림 살기’ 보드게임을 했다. 게임에 앞서 ‘우리 집 가계 지출 중 가장 많이 지출되는 항목’을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아이들이 ‘교육비’라고 대답했다. 박금비 학생은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제가 직접 한 달을 살아가려 하니 교육비 지출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아빠의 월급이 어떻게 쓰이는지와 가정에서 모아들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재미있게 알아가는 시간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A조의 ‘라보카 게임’은 아르헨티나의 가난한 마을이 주민들의 노력으로 알록달록 벽화와 탱고로 유명한 관광도시로 재탄생하는, 도시재생 과정을 설명하는 좋은 예가 된다.
E조의 ‘낯선 이의 투자’게임은 보다 직접적인 사회문제를 화두로 던진다. 낙후된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 인상 등으로 마을상점들이 쫓겨나고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점령하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마을 상점을 거대 자본으로부터 어떻게 지켜낼지 고민하게 한다. 


돈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사회와 기업

중학생 대상 ‘사회적 기업가, 모의 창업’수업은 올해로 4년째를 맞는다. 허선주 교육 강사는 수업 계획안과 워크북을 준비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으로 두 가지를 꼽는다. “먼저 경제상식과 사회적 기업을 설명할 때 어떻게 하면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접근할까를 고민합니다. 얼마 전 방탄소년단 멤버가 맨 백팩이 ‘폐기물을 재활용한’ 사회적 기업제품이라고 말하며 ‘착한소비’를 설명하자 아이들이 귀를 쫑긋하고 듣더라고요(하하)”라고 전하며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해 있음을 느낍니다. 돈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며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1학기 동안 진행되는 동아리는 앞으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모의 창업’계획 세우기, ‘모의 클라우디 펀딩’까지 진행하며 마무리된다. 


<미니 인터뷰>

이채은(1학년) 학생
“‘경제학’에 관심이 많아 이 동아리를 선택했어요. 앞으로 ‘여성학’과 ‘경제학’을 더 깊이 공부해서 페미니즘을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도를 하고 싶어요. 세금 관련된 내용을 배울 때는 학생인 저도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박금비(1학년) 학생
“평소에 아빠의 수입과 지출에 관심이 많아요. 동아리 수업을 통해 가정경제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 대한 지식이 생겼어요. 보드게임을 이용한 수업은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김의찬(1학년) 학생
“뉴스 ‘주식’ 관련 코너를 제일 재미있게 볼 정도로 경제뉴스에 관심이 많아요. 사회적 기업을 알게 되면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공동체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어른이 되면 ‘친환경 기업’을 창업하고 싶어요.”


김혜영 리포터 besyc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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