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는 불수능이라 불릴 만큼 높은 난도를 보였다. 오랜 시간 입시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지켜본 바로는, 이러한 현상이 결코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앞으로 영어 평가 기준은 전반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분명한 변화의 신호다. 이제 단순 암기나 문제 풀이 기술만으로는 원하는 등급을 얻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중학생 시기의 의미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중학교는 더 이상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 단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영어 과목에 있어서는 고등학교 내신과 수능을 관통하는 기초 체력을 완성하는 결정적 시기로 기능하고 있다. 중학 시기에 어떤 학습 습관과 이해 구조를 갖추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3년의 학습 부담과 성취도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올해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그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수학과 과학탐구에서 만점을 받아 1등급을 확보하고도, 예상치 못하게 영어에서 3등급을 받아 의대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을 충족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처럼 영어는 이제 보조 과목이 아니라, 입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과목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근 교육 환경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핵심은 2022 개정교육과정의 도입과, 수능형으로 변화하고 있는 내신 시험이다. 개정 교육과정은 단순한 지식 암기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강조한다. 영어 역시 단어와 문장을 외우는 과목이 아니라, 다양한 맥락 속에서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과목으로 성격이 이동하고 있다. 과학, 사회, 기술 등 타 교과와 연계된 지문이 늘어나면서 영어는 점점 사고력 기반 과목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학교 내신 시험에 반영되고 있다. 최근 영어 시험에서는 서술형과 논술형 문항의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문법 역시 단순한 선택형 문제가 아니라 문장 수정, 오류 분석, 문장 완성 형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문장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점수를 얻기 어려운 시험 구조다.
현장에서 학생들의 성적 변화를 살펴보면, 이 시기 학습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2 겨울방학 이전까지 영어 성적이 30~40점대에 머물러 있던 학생들이 겨울방학 때 본원에 등록해 문법 개념과 문장 구조를 다시 정리하고, 해석 중심 학습으로 전환한 뒤 중3 첫 내신 시험에서 90점 이상, 경우에 따라 100점까지 기록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학습 시간의 급격한 증가가 아니라, 공부 방식의 변화였다.
이러한 결과는 우연이나 단기간 요령의 산물이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영어 실력은 문법·구문, 어휘, 정확한 독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갖춰질 때 형성된다. 문법은 문제 풀이 기술이 아니라 문장을 이해하고 쓰기 위한 뼈대다. 특히 주어와 동사 등 주요 문장성분을 중심으로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구문 독해 능력은 중학 이후 영어 학습의 핵심 요소다.
어휘 역시 단순한 1대1 암기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어원을 통해 의미 확장을 이해하거나, 독해 지문 속에서 반복적으로 접하며 문맥 속 의미를 익히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효과를 낸다. 어휘력은 독해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좌우하는 요소다.
독해는 결국 정확성의 문제다. 상위권 학생들의 공통점은 빠르게 읽는 것뿐만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를 정확히 이해하면서 글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있다. 실제로 중3 내신에서 안정적인 고득점을 기록한 학생들은 지문을 대충 넘기지 않고, 자신이 해석한 내용이 맞는지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학습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학습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겨울방학이다. 학기 중에는 내신 일정에 쫓겨 연결성 있는 실력 자체를 심도 있게 만들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지만, 방학은 약점을 점검하고 학습 방식을 교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한다. 겨울방학 영어 학습의 출발점은 냉정한 진단이다. 문법에서 자주 감점되는지, 문장은 해석되지만 글의 요지가 잡히지 않는지, 혹은 어휘 부족으로 독해 속도가 느린지에 따라 접근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하루의 학습이 문법, 독해, 어휘로 분절되지 않고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개념을 배우고, 문장에 적용하고, 지문에서 확인하는 흐름이 반복될 때 실력은 축적된다. 단기간 성과보다 장기적 안정성을 목표로 한 학습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수능 영어 시험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학 시기에 방향을 제대로 잡은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된다. 이번 겨울방학은 영어 학습의 흐름을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학부모의 역할은 조급한 결과를 요구하기보다,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영어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를 쌓을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해주는 데 있다.
일산 주엽 아이비스영어학원
박정현 원장
문의 031-913-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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