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보정당 총선전략 총점검 1 - 민주노동당

4년을 기다린 '원내진입', 돌진 준비 완료

지역내일 2004-03-08 (수정 2004-03-08 오전 8:32:40)
총선이 40여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어느 정당보다도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는 정당이 있다. 바로 민주노동당이다. 비록 의석은 없지만 어느샌가 제3당으로 우뚝 선 민주노동당은 정당투표율 15%를 확보해 전국구 7∼8석, 지역구 7∼8석으로 원내 15석을 확보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른 정당들이 자중지란과 부패의 고리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여의도 한양빌딩에 자리잡은 민주노동당사에 들어서면 민중을 상징한다는 흙의 색깔, 어두운 주황색 잠바를 입은 당직자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다. 각 지역에서도 흙냄새 나는 사람들이 열심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 15·15 전략 ‘꿈이 아니다’
1석도 없던 정당이 15석을 얻는다는 게 가능할까. 게다가 그들의 목표대로라면 교섭단체 의석 조건을 10석으로 낮춰 교섭단체도 꾸린다는 것이 목적이니 너무 허황된 것이 아닐까 싶지만 그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 지방선거 때 여론조사 지지율 3%대에서 정당 지지율 8%대를 얻었으니 최근의 정당 지지율이 높아진 상태에서 산술적으로 계산해보아도 15%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구에서 현재 가장 유력한 곳으로 꼽히는 것은 두 군데다. 권영길 당 대표가 직접 출마하는 경남 창원을과 지난 번 총선 때 아까운 패배를 했던 울산 북구다. 울산 북구에서는 조승수 후보가 야심찬 행보를 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내부 여론조사에서 10% 이상의 격차로 상대 후보를 따돌리고 있어 당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당선 가능한 곳으로 꼽고 있다.
그 외에도 10여군데가 더 있다. 거제의 나양주 후보는 만만치 않은 후보다. 김현철씨가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다른 한나라당 후보와 3자구도가 형성돼 민주노동당의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노동자 부인을 위한 행사를 열면 아주머니들만 300여명 이상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기대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경북 구미도 상당한 기대 지역 중 하나다.
충청 지역에서는 천안을이 꼽힌다. 천안을의 이용길 후보는 중앙무대에선 안 알려져 있지만 지역에서 상당한 기반을 쌓아왔다.
수도권에서는 성남 중원에는 정형주 후보가 세 번째 출사표를 던져 만만치 않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번 선거 때도 25% 득표율을 올린 정 후보는 ‘이번에야말로 당선’이라는 기대가 가득하다. 인천 쪽에는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그 중에서도 부평을의 이용규 후보는 구청장 선거에도 나가 득표율 20%를 넘긴 바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서울에서는 관악을과 노원갑, 그리고 금천 정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금천에 나가는 최규엽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출마로 출마 때마다 인지도와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주민초청 후원회에 별다른 동원 없이 주민들이 1000명 이상 참가, 그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을 위한 투쟁을 하면서 길거리서 맺어진 인연의 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 ‘1표는 미래와 양심을 위해’ 1인 2표제 홍보 전력
민주노동당의 총선 전략을 들자면 딱 두 가지다. 서민의 맘에 다가가는 정책과 정당투표제의 홍보다. 특히 정당투표제(1인2표제)의 홍보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인2표제 홍보를 제대로 하라며 선관위를 규탄하는 대회를 갖는가 하면, 선거운동 기간에 홍보할 모의 투표용지까지 완벽하게 갖추어놓은 상태다. 신문광고는 물론이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1인2표제를 홍보할 예정인데다 ‘1표는 미래와 양심을 위해’ 투표해 달라는 캐치 프레이즈까지 만들었다.
지난 대선 때 ‘부유세’를 공약한 민주노동당은 총선 때도 변함없이 부유세를 공약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완전 고용 개념 도입, 비정규직 문제의 국가 시책 차원의 접근 등을 앞에 내걸 생각이다.
비정규직 문제 관련해서는 행정 수도 이전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훨씬 크다는 주장을 펼 생각이다. 민주노동당은 금주 내로 총선 핵심 공약을 발표할 생각이다.

◆ 2008년 제1야당을 노린다!
민주노동당의 당찬 꿈은 어디까지일까.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2004년을 발판으로 삼아 2008년에는 제1야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큰 꿈을 내비쳤다. 이런 큰 꿈의 근거는 지금까지 민노당의 성장궤적이 선거 때마다 펄쩍펄쩍 도약해 왔다는 것.
창당 4년만에 제3당으로 성장한 민주노동당의 성장과정을 보면 선거 때마다 어떤 의미로든 눈에 띄는 도약이 있었다. 2002년 6월 지방선거 때는 광역단체장 득표율 전국 평균 4% 이상 얻어 당당히 국고보조금을 타는 정당으로 발돋움했다. 첫 총선이었던 2000년 총선에서 실패하고 내홍을 1년여 정도 겪은 후의 성과였기에 더욱 값졌다. 이 때만 해도 준비된 후보는 서울과 부산밖에 없었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각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고, 정당 지지율에서는 8%를 얻었다. 실제 당선된 사람은 51명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3당으로 뛰어올랐다.
다음 번 비약은 지난 대선 때. 대선에서는 3.9%를 얻었지만 여기서는 TV 토론 참가 등으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그뿐 아니라 부유세 등의 신선한 공약으로 어떤 당인가 하는 어슴푸레한 이미지를 국민에게 심어줬다.
이제 2004년 총선 이후 최소 10여명의 민노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활동하게 되면 자칭 ‘말은 많았지만 검증은 안 됐던’ 민노당을 4년간 국민들이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또 한번의 비약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 노 본부장은 “계획대로만 된다면 그 다음 치루게 될 2008년 총선은 국회의원 10명 이상을 가지고 치루는 선거이기 때문에 500만표 이상은 얻을 것”이라며 “그 정도만 얻어도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민노당의 앞에도 험난한 길이 남아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민노당이 원내에 진입하기만 해도 큰 일을 하는 거라는 비관적인 분석도 많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8% 지지율이 다음 대선에서 3% 대로 떨어졌던 것처럼 양강 구도의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또 일각에서는 민노당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녹색사민당과 통합이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진보세력이 통합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고, 민노당은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총선 전에는 양당이 통합 문제를 꺼내는 것 자체가 민감하다. 총선 이후에 논의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노당이 양강구도와 기존 지역주의 틈새에서 과연 어느 만큼의 날갯짓을 보여줄 수 있을지 4월 15일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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