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더블위칭데이를 무난히 넘겼다. 외국인들은 14일 매수차익잔고 절반은 청산했다. 나머지는 이월시켰다. 지수는 10포인트 정도 빠졌다. 우려했던 폭락세는 없었다. 물론 일각에서 기대했던 반등장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수는 550선 부근에서 견고하게 버텼다. 이로써 연말증시 방향이 대강 잡혔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지수움직임과 선도주로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장 전까지 금융주와 개별종목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합병이 유력한 우량은행과 제약주가 박스권장을 주도할 유려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14일 더블위칭데이에도 상승세를 탔다는 점과 내년초 단기 유동성장을 예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선도주 은행주와 제약주에 이어 내년 초쯤 지수관련주들이 바통을 이어 받을 것으로 보인다.
◇몸 가벼운 은행주=전문가들은 지수 550선에 두터운 매물벽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번번히 550선을 뚫지 못하고 주저앉은 이유도 매물벽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여러번 550선을 뚫기 위한 시도로 어느 정도 소화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70선과 620선에도 만만찮은 매물벽이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강한 상승세가 출현하기 위해선 매수세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지수관련 대형주들의 경우 매물부담으로 지수 상승을 주도하기도 어렵다. 몸이 무겁다는 얘기다.
은행주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몸이 가볍다. 일단 최근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금융구조조정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당해왔다. 연기금펀드 유입이후 기관들은 프로그램매매를 더욱 고집했다. 은행주에 강한 매수세가 들어올 리 없었다.
상황은 이제 달라졌다. 국민 주택 한미 하나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합병이 유력한 탓이다. 물론 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있지만 합병은 대세다. 특히 외국인들이 합병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따라서 합병이 이뤄지기 전까지 일단 은행주가 530∼570선 박스권 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일단 우세하다.
◇꿈틀대는 제약주=미국 대선에서 부시가 확정되면서 전통기업주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증시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미 증시에서 제약주들은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역시 더블위칭데이에도 불구 제약주들이 제법 강세를 보였다. 물론 매매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지만 투자자들이 관심이 쏠리면서 꿈틀대고 있다. 그동안 장기 소외된 제약주들은 대부분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제약주들은 개별종목 성격이 강한 특성이 있다. 박스권 장세에서 한두 종목이 오르면 제약주 전체가 덩달아 오르는 경향이 있다. 유한양행 같은 기업가치가 우량한 종목에서부터 환인제약 유유산업 같은 신약개발을 무기로 강세를 보이는 종목들이 즐비하다.
◇때를 기다리는 지수관련주=일단 은행주와 제약주가 먼저 움직여 준다면 지수관련주는 당분간 큰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연말까지 박스권장세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대형주가 움직이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유동성장세가 나타날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 근로자주식저축 판매 등으로 단기 유동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수가 박스권을 탈피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 전개될 때 지수관련주가 지수상승의 선봉에 설 확률이 높다. 이미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내년초 지수관련주의 상승가능성을 겨냥 선취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 차익 노려라=지수는 앞으로 30포인트 내외의 등락이 점쳐진다. 외국인 움직임도 여전히 고려해야 할 변수다. 지속 매수할 지 불투명한 탓이다. 때문에 지수는 박스권 상단인 570을 고비로 일순간 추락할 수 있다. 때문에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저점매수 후 장기보유 하는 전략은 위험하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5∼10% 범위내에서 소폭의 수익률 목표치를 정하고 짧게 매매하는 게 가장 안정한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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