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무료 재활용사업 벌인 서울 반포동 새마을금고 권금택 이사장

부도금고 오명 벗고 주민 신뢰 얻어

지역내일 2004-02-11
서울 내에서도 주민들의 생활·교육수준이 높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새마을금고의 출발은 매우 저조했다. 지난 72년 이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고 3년 후 새마을금고가 문을 열었지만 얼마 못가 4억여원의 적자를 내고 부도를 맞았다.
90년대 초반까지 부실에 허덕이던 반포동 새마을 금고는 권금택(사진·53)이사장 취임이래 수신고가 부쩍 늘었다. 현재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중 가장 우량금고가 된 반포동 새마을금고의 ‘대변신’ 뒤에는 권 이사장의 힘든 노력이 있었다. /편집자 주지난해 반포동 새마을금고는 수신고
513억원을 기록, 서울시지부로부터
사업종합평가 우수상을 받았다“주민들의 애·경사에 모두 쫓아다니며 내 일처럼 여깁니다. 정성이 통했는지, 찾아갔던 주민들은 반드시 새마을금고와 거래를 맺습니다.”
권 이사장의 영업전략은 특별하지 않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근면’이 비장의 무기다. 평범한 것 같지만 가장 지키기 힘든 장점을 갖춘 셈이다. 권 이사장은 “막강한 은행들에 둘러싸여 새마을금고가 사는 길은 ‘이삭줍기’일수 있지만 작은 것이 모이면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지역 성공사례 = 권 이사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적자와 부실에 허덕이던 반포동 새마을금고가 94년 권 이사장 취임 이후부터 놀랄만한 수신고 신장을 기록했다. 취임당시 42억원이던 자산이 1년만에 100억원 돌파했고 2년만에 200억원, 99년도에는 4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까지 반포동 새마을금고는 수신고 513억원을 기록, 권 이사장은 새마을금고 서울시지부로부터 사업종합평가우수상을 수상했다.
지역 주민의 협동조합 역할을 하는 새마을 금고는 그 특성상 아파트에서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아파트 주민들은 주로 대형 은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고객 전체가 아파트 주민인 반포동 새마을금고는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매달 2번씩 이사장과 직원 전원이 주민들을 직접 방문, 새마을금고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퇴근 후에 하는 일이지만 적극 발벗고 나섰다.
새마을금고가 적힌 무공해 세제와 타올 등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생활용품들을 준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이 모여 주민들이 새마을금고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새벽까지 걸려오는 주민 전화 = 권 이사장은 지난 92년 자비를 털어 지역에서 무료 재활용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민들이 분리수거에 익숙치 않아 고생도 했다. 하지만 점차 폐휴지가 모이면서 매년 6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권 이사장은 벌어들인 수익으로 고급 화장지·타올 등을 지역 4500세대에 무상으로 나눠줬다.
나눠주는 일도 권 이사장 몫이었다. 인권비를 아끼고 한 세대도 빠뜨리지 않기 위해 본인이 직접 4500세대를 방문했다. 10∼20일이 걸렸고 5층 높이의 저층아파트이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몸이 아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10년 동안 계속된 이 일로 권 이사장을 모르는 주민들은 반포 동에서 거의 없을 정도다. 또한 권 이사장도 아파트의 동과 호수만 대면 누가 사는 지 알 정도로 주민들과 가까워졌다.
주민들의 어려운 일을 하나 둘 해결해주다 보니 찾는 주민들로 권 이사장의 하루 일과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새마을금고의 한 직원은 “아마 지역주민의 70%이상은 금고 고객일 것”이며 “새벽 2∼3시에도 전화를 거는 주민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주민 신뢰로 흑자 경영 = 반포동 새마을금고는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서 복지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잘사는 동네에 위치해 있어 지역에는 어려운 이웃이 없지만 할일은 많았다.
수도권 인근 지역의 지체아동과 고아원 등에 수시로 성금을 보내고 있으며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았다. 매년 장학사업을 벌여 생활이 어려운 10여명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의 학비를 대고 있으며 결식아동 돕기 활동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돕기 위한 성금 모으기 행사를 주관해 지역주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기회도 만들었다. 이러한 활동으로 쌓인 주민의 신뢰는 반포동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11억원의 흑자를 낼 수 있는데 큰 힘이 됐다. 직원 8명이 노력한 결과였다.
강 이사장은 “새마을금고가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누가 이사장 자리에 앉든 새마을금고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든 후 물러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간관계로 맺어진 새마을금고의 특성상 이사장이 바뀌면 수신고가 떨어지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주어진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한다”며 “전략을 새롭게 해서 새마을금고에 대한 국민인식을 바꾸고 거래를 확대해 나갈 때 새마을금고의 미래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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