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시신을 인양한 서울소방방제본부 119특수구조대 소속 백운웅(34·소방교) 대원은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백 대원을 포함한 특수구조대원들은 한남대교 남단 12∼13번 교각 하류쪽 100m 지점에서 작업을 펼쳤다. 마치 모심기를 하듯 강변에서 강 안쪽 100미터 지점까지 일직선으로 밧줄을 친 뒤 두 명의 대원이 각각 2미터 간격으로 좌우 바닥을 샅샅이 훑는 작업이었다.
백 대원은 “강 바닥에 내려가니 수중시계가 20cm에 불과해 손을 뻗으니 손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경형(35·소방교) 대원과 한조가 돼 30분 가량 작업을 펼치던 백 대원의 눈에 바위처럼 생긴 검은색 물체가 들어왔다. 그는 “직감적으로 손을 뻗었더니 감색 양복차림의 시신이 얼굴을 강바닥에 댄 상태로 엎어져 있었다”며 “부유물이 쌓여 있어서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시신을 찾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한강에서 적응훈련을 많이 하고 있는데 며칠 전 날씨가 추워 물에 들어갔더니 온 몸이 덜덜 떨려 작업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특전사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지난 96년 10월 소방관에 입문한 백 대원은 “인명을 구조하는 직업이라 힘든 점이 많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조한다는 자부심으로 산다”고 말했다.
대형 사건이 없을 때는 주로 산악구조활동을 한다는 그는 “산행을 하다 갑자기 심장이 멎은 사람들을 구조하다 충분히 살릴 수 있는데 기상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헬기 등이 도착하지 못해 사망할 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네 살된 아들과 한 살 된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한 그는 “틈나는 시간마다 체력단련을 해야하고 격일제 근무를 하다보니 가정에 많이 소홀한데도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주는 아내에게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장환 기자 polkjh@naeil.com
2004. 3. 24. 21면 856호
이날 백 대원을 포함한 특수구조대원들은 한남대교 남단 12∼13번 교각 하류쪽 100m 지점에서 작업을 펼쳤다. 마치 모심기를 하듯 강변에서 강 안쪽 100미터 지점까지 일직선으로 밧줄을 친 뒤 두 명의 대원이 각각 2미터 간격으로 좌우 바닥을 샅샅이 훑는 작업이었다.
백 대원은 “강 바닥에 내려가니 수중시계가 20cm에 불과해 손을 뻗으니 손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서경형(35·소방교) 대원과 한조가 돼 30분 가량 작업을 펼치던 백 대원의 눈에 바위처럼 생긴 검은색 물체가 들어왔다. 그는 “직감적으로 손을 뻗었더니 감색 양복차림의 시신이 얼굴을 강바닥에 댄 상태로 엎어져 있었다”며 “부유물이 쌓여 있어서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시신을 찾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한강에서 적응훈련을 많이 하고 있는데 며칠 전 날씨가 추워 물에 들어갔더니 온 몸이 덜덜 떨려 작업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특전사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지난 96년 10월 소방관에 입문한 백 대원은 “인명을 구조하는 직업이라 힘든 점이 많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조한다는 자부심으로 산다”고 말했다.
대형 사건이 없을 때는 주로 산악구조활동을 한다는 그는 “산행을 하다 갑자기 심장이 멎은 사람들을 구조하다 충분히 살릴 수 있는데 기상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헬기 등이 도착하지 못해 사망할 때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네 살된 아들과 한 살 된 딸을 둔 가장이기도 한 그는 “틈나는 시간마다 체력단련을 해야하고 격일제 근무를 하다보니 가정에 많이 소홀한데도 묵묵히 뒷바라지를 해주는 아내에게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장환 기자 polkjh@naeil.com
2004. 3. 24. 21면 8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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