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대세론’ 여전 … 열린우리당 지지층 분화 조짐
한나라당 지지자들 적극적인 의사표현 시작 … 박근혜 대표 이후
지역내일
2004-03-29
(수정 2004-03-29 오전 6:18:30)
민심확대경 - 경남 ‘창원을’ 가음정동시장과 대동백화점 인근 상가 주민들이 본 총선
경남 창원을 선거구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곳이다. 지난 27일 오후 창원공단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가음정동 시장과 같은 선거구이면서 중산층이 몰려있는 대동백화점 인근 상가에서 각 8명씩 16명의 유권자들과 집중인터뷰를 했다. 이곳 사람들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의 당선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지만, 지난 25일 열린우리당에서 박무형 전 경남약사회 회장을 공천한 이후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상당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 체제로 바뀐 이후 숨어있던 한나라당 표심이 기지개를 펴면서 결집하는 현상이 눈에 띠었다. 탄핵 이후 제대로 말도 못하던 분위기였지만 이젠 한나라당 지지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것도 변화된 풍경이다.
◆ 다시 움직이는 한나라 지지자들
총선을 한달도 남겨놓지 않은 지난 25일 열린우리당이 뒤늦게 후보를 공천하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부동산중개소를 경영하는 40대 여성은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30대 후반의 남성도 “한나라 열세를 만회할 사건”으로 크게 기대했다.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는 층도 “대세에 지장 없다”면서도 “영향은 미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었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권 후보는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에 5,150표 차이로 낙선했다. 당시 민주당 차정인 후보는 1만2543표로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바 있다.
뿐 아니다.
“박근혜 대표는 영남에 큰 영향 미칠 것이다. 대구경북은 한나라가 압도하고 그 영향이 부산경남을 움직여 6:4, 또는 5:5정도로 한나라 앞설 것이다.”
대동백화점 인근 상가에서 만난 박 모(56. 남. 자영업자)씨의 판세분석이다. 가음정동 시장에서 6년째 꽃집을 운영하는 윤 모(40. 남)씨는 “투표를 안하려고 했는데 박근혜가 당을 싹 바꿀 것으로 보고 투표하고 싶어졌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박근혜 대표는 남성 유권자들에겐 ‘박정희 대통령 향수’를, 여성 유권자들에겐 ‘부드러운 이미지’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선물가게를 경영하는 50대 여성은 “박근혜는 주변의 누구나 다 좋아한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 지지자들도 이같은 평가에 동의했다.
지역주의의 질긴 생명력도 등장했다. 대동백화점에서 장사를 하는 남 모(39)씨는 “호남은 압도적으로 지지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도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 "공단 사람들은 권 지지자들"
그러나 여전히 대세는 민노당 권영길 후보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있었다. 한나라당 지지의사를 밝힌 사람들 상당수가 ‘권영길 대세론’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열린우리당의 뒤늦은 공천에 대해 가음정동 미용실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공단지역 사람들은 확실한 권영길 지지파”라며 “이름도 모르는 열린우리당 후보에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배 모(30대)씨는 “후보는 권영길, 당은 열린우리당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정 모(50대)씨도 “열린우리당 후보로 박무형이 출마해도 무명이라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대세론을 인정했다.
탄핵 후폭풍은 한나라당을 위축시키고 권영길 대세론으로 수렴되어 있는 형국이었다.
기자가 만난 16명의 유권자 중 탄핵이 잘됐다는 사람은 단 1명,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강도가 매우 높은 정 모(50대 중반)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정씨마저도 탄핵이 감정적으로 처리됐다고 평가했다.
탄핵정국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자 일부와 무당층을 민노당이나 열린우리당으로 바꾸었다. 가음정동 시장 안에 있는 미용실에서 만난 30대 여성 3명은 하나같이 “이제까지 한나라당만 찍어왔다. 그러나 탄핵 때문에 권영길로 바뀌었다. 정치가 확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는 권 모(42. 피자집 종업원)씨는 “이제까지 한번도 투표안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미워서 투표하러 가기로 했다. 부모님, 친구도 설득해 최소한 20표는 자신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 = 원종태 기자 jtwon@naeil.com
경남 창원을 선거구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곳이다. 지난 27일 오후 창원공단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가음정동 시장과 같은 선거구이면서 중산층이 몰려있는 대동백화점 인근 상가에서 각 8명씩 16명의 유권자들과 집중인터뷰를 했다. 이곳 사람들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의 당선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지만, 지난 25일 열린우리당에서 박무형 전 경남약사회 회장을 공천한 이후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상당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 체제로 바뀐 이후 숨어있던 한나라당 표심이 기지개를 펴면서 결집하는 현상이 눈에 띠었다. 탄핵 이후 제대로 말도 못하던 분위기였지만 이젠 한나라당 지지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것도 변화된 풍경이다.
◆ 다시 움직이는 한나라 지지자들
총선을 한달도 남겨놓지 않은 지난 25일 열린우리당이 뒤늦게 후보를 공천하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부동산중개소를 경영하는 40대 여성은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30대 후반의 남성도 “한나라 열세를 만회할 사건”으로 크게 기대했다. 권영길 후보를 지지하는 층도 “대세에 지장 없다”면서도 “영향은 미치지 않겠느냐”는 반응이었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권 후보는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에 5,150표 차이로 낙선했다. 당시 민주당 차정인 후보는 1만2543표로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바 있다.
뿐 아니다.
“박근혜 대표는 영남에 큰 영향 미칠 것이다. 대구경북은 한나라가 압도하고 그 영향이 부산경남을 움직여 6:4, 또는 5:5정도로 한나라 앞설 것이다.”
대동백화점 인근 상가에서 만난 박 모(56. 남. 자영업자)씨의 판세분석이다. 가음정동 시장에서 6년째 꽃집을 운영하는 윤 모(40. 남)씨는 “투표를 안하려고 했는데 박근혜가 당을 싹 바꿀 것으로 보고 투표하고 싶어졌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박근혜 대표는 남성 유권자들에겐 ‘박정희 대통령 향수’를, 여성 유권자들에겐 ‘부드러운 이미지’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선물가게를 경영하는 50대 여성은 “박근혜는 주변의 누구나 다 좋아한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 지지자들도 이같은 평가에 동의했다.
지역주의의 질긴 생명력도 등장했다. 대동백화점에서 장사를 하는 남 모(39)씨는 “호남은 압도적으로 지지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도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 "공단 사람들은 권 지지자들"
그러나 여전히 대세는 민노당 권영길 후보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있었다. 한나라당 지지의사를 밝힌 사람들 상당수가 ‘권영길 대세론’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열린우리당의 뒤늦은 공천에 대해 가음정동 미용실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공단지역 사람들은 확실한 권영길 지지파”라며 “이름도 모르는 열린우리당 후보에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에 종사하는 배 모(30대)씨는 “후보는 권영길, 당은 열린우리당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정 모(50대)씨도 “열린우리당 후보로 박무형이 출마해도 무명이라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대세론을 인정했다.
탄핵 후폭풍은 한나라당을 위축시키고 권영길 대세론으로 수렴되어 있는 형국이었다.
기자가 만난 16명의 유권자 중 탄핵이 잘됐다는 사람은 단 1명,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강도가 매우 높은 정 모(50대 중반)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정씨마저도 탄핵이 감정적으로 처리됐다고 평가했다.
탄핵정국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자 일부와 무당층을 민노당이나 열린우리당으로 바꾸었다. 가음정동 시장 안에 있는 미용실에서 만난 30대 여성 3명은 하나같이 “이제까지 한나라당만 찍어왔다. 그러나 탄핵 때문에 권영길로 바뀌었다. 정치가 확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을 지지한다는 권 모(42. 피자집 종업원)씨는 “이제까지 한번도 투표안했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미워서 투표하러 가기로 했다. 부모님, 친구도 설득해 최소한 20표는 자신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 = 원종태 기자 jtw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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