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사회·인터넷 공모 테러

드러난 촉탁살인 빙산일각 … 자살사이트 30여개 개설

지역내일 2000-12-17 (수정 2000-12-18 오후 3:35:56)
집단 음독자살, 촉탁살인 사건이 인터넷을 매개로 잇따라 벌어져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 유해한 인터넷과 병든 사회 시스템이 공모한 테러행위라고 규정, 설
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국의 자살 희망자들이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연결, 서로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하
거나 도와주는 등 변태성 동시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충격이 크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자
살사이트가 확인된 것만도 30여개며 하루 접속횟수가 수만 회에 이른다"고 실상을 밝히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고통없이 죽는 법, 자살권리, 자살예찬 등이 올라 있는가 하면, 자살을 부추기는 심리
교류를 서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파탄 경제위기 등 현실과 기대수준의 괴리에서 오는 허무감, 여기에 교육빈곤, 인
명경시 풍조 등이 작용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자살
이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화 조직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병리연구소의 백상창(66) 소장은 “정치·경제적으로 소외된 젊은이들이 삶의 방향감각을 잃
어 자살충동이 급상승하고 있다. 인격형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가정 위기 등이 자살의 중
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심리학자는 “경기침체로 가정경제가 몰락하는 등 급격한 생존 환경의 악화로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여기에 자살이라는 특별한 동류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인터넷
을 매개로 하나의 끈으로 엮어져 집단최면에 걸릴 우려가 있는데 이번에 그 징조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터넷 자살사이트 가입자들은 정기모임도 가졌다. 자살 부탁을 위해 직접 대상을 찾아다닌 일도
드물지 않았다. 윤씨는 강릉에서 자살한 김 모(28)씨와 대구의 김 모(23·여)씨 등과도 인터넷으로
만나 죽여달라는 부탁을 받고 여러차례 목을 조른 일이 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전문가들은 우리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과 무분별한 인터넷 환경 등에 비추어볼 때 이번 사건은
잠재된 위험에 비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 이 문제 이면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극과 극의 사회현상들이 몰고 오는 심리 공황상태에서 찾고있는 듯하다.
우리사회는 아이엠에프 후 빈부격차가 심화, 수많은 사람들이 박탈감 상실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
다. 게다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가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암담한 현실
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승부를 빨리 걸고 싶은 욕구에 휘말리기 쉽고,
승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죽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안타까워한다.
정치 경제에서 나타나는 부조리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정치인 재벌 등 기득권 계층들의 비리나
부도덕성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약자들의 허물에는 엄격한 허약한 사회시스템과 부의 비정상적인
대물림 등이 희망을 뺏어가기 때문에 열등의식에 빠진 일반 서민들의 정신이 황폐해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비극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갈수록 유해성이 증폭되는 인터넷 환경을 건강하게 이끌어갈 대
안과 합의를 찾아내는 한편, 사회 분위기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어 일반 서민들이 희망을 안
고 살 수 있도록 여건을 성숙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문상식 기자 ssmun@naeil.com

<자살사이트 5∼6개="" 수사="" 착수="">
검찰, 자살 유도나 방조 위법성 검토동반자살과 촉탁살인 등 인터넷 자살사이트 파문이 확산되자
검찰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정진섭 부장검사)는 17일 “컴퓨터상의 소위 자살 사이트중 자살을 유도하
거나 방조하는 내용의 일부 사이트들에 대한 법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검
찰은 동반자살 촉탁살인 등 최근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관련 사이트들에 대한 정밀
분석과 함께 이들 사이트 운영자들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최근 강릉에서 발생한 집단자살 관련자들과 촉탁살인 혐의로 구속된 윤 모군 등이 가
입한 것으로 알려진 5∼6개 사이트를 정밀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한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자살 유도행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러나 자살을 적극 유도 또는 유혹하거나 촉탁 살인을 방조하는 듯한 일부 사이트
들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주식 기자 yjs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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