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마지막 변수로 떠오른 40대의 선택

보수-개혁 성향 ‘팽팽’ … 표심 관심

지역내일 2004-04-11 (수정 2004-04-12 오후 1:20:15)
‘47.4 : 48.7’
무슨 숫자일까?
당장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떠오르지 않아도 만만치 않은 숫자 간 대결인 것은 분명하다. 이 숫자의 나열이 유난히 흥미로운 것은 한국 사회 ‘40대의 자화상’, 그 일면을 상징하기 때문.
이는 다름 아닌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각각 40대들에게서 부여받은 득표율이다. 대선에서 노 후보가 이 후보를 2.3% 앞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1.3%의 차이는 더욱 의미를 갖는다. 40대들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대결구도가 형성됐던 셈이다.
총선을 정확히 3일 남겨둔 지금, 40대들의 표심을 첫 번째 관전 포인트로 꼽는 것은 이같은 현실과 무관치 않다.
지난 대선 당시 투표자 중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층도 40대(24.1%)였다는 점도 기억할만하다.
이번 총선이 탄핵 정국과 맞물려 대선의 성격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선택’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정책에 대한 갈증 많아
그동안 우리 사회 40대들에게 색깔을 씌운다면 빨간색 보다는 파란색에 가깝다. 아무리 진보적이었던 사람일지라도 서서히 그 ‘물이 빠지게’ 마련인 나이다.
이들은 단지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어느새 사회 신경체계의 중추를 본격적으로 담당하며 가장 치열한 ‘생활인’의 모습이 되어 있다. 그만큼 인생에서 40대는 가장 역동적면서도 힘든 시기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들은 비록 이념이 진보적일지라도 생활면에서는 안정을 희구한다. 교육, 부동산, 임금, 주식 등이 대화의 주류를 이룬다. 그런 만큼 어느 세대보다 ‘정책에 대한 갈증’이 크다.
따라서 세대별 의식구조를 분석하다 보면, ‘끼인’ 세대로서 어느 정도 이념적 차이가 혼재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많이 보여 온 게 사실이다.

◆ 유신·386세대의 조우
하지만 지난 대선에는 일종의 이변이 일어났다. 우리나라 40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주목할 만한 사건이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득표율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팽팽히 반으로 나뉘어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에 강력한 힘을 보태주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이들이 40대였고, 연령대별 투표율도 76.3%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결국 이들의 ‘중간자적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인지 발빠른 정치권은 2002년 대선 당시 40대의 움직임이 최대 승부처라고 내다봤다. 대선에서 세대별 표심이 뚜렷하게 분할되고 있는 가운데 40대는 세대간 경계선에 해당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부동층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40대가 ‘독해가 난해한’ 세대로 부상한 것일까.
이에 대해 김도종 교수(명지대 정치외교학)는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의 정서가 혼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즉 박정희 시대에 청년시절을 보낸 이들과 전형적인 386세대들이 공히 40대를 구성하고 있고, 따라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 초반과 후반의 성향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들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40대의 기본성향을 갖고 있지만, 민주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386세대들이 40대로 편입되면서 기존 40대라는 ‘일반론’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 그들의 기준 ‘현실’
“고령화 사회로 40대가 늘고, 정치적으로 세대의 중간역할을 하고 있어, 이들의 표심이 선거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박동현 TNS 조사부장)
2030세대들이 열린우리당에, 50대 이상 세대들이 한나라당에 꾸준한 지지를 보이는 것과 달리 40대는 때에 따라 지지정당이 다르게 나타나곤 한다는 점도 최근 정치권이 40대들의 표심을 주목하는 이유다.
12일 현재 일부 여론조사가들은 탄핵 후폭풍 이후 ‘열린우리당의 압승’ 전망을 깨고, ‘한나라 1당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거대여당 견제론’이 먹혀든 데다 정동영 의장의 ‘노인 발언’ 등 열린우리당의 실책이 겹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 핵심에는 40대 세대의 ‘이반’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열린우리당이 40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0대는 거만한 야당의 탄핵에 ‘이성적’으로 분노했다면, 탄핵심판 여론에 기대어 승리를 자만했던 열린우리당에 또다시 ‘이성적인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탄핵 후폭풍에 영향을 받아 기존 지지정당까지도 바꾸겠다고 말한 이들도 40대(특히 여성)가 많았고, 노풍 발언 및 열린우리당의 실책으로 다시 회귀하고 있는 이들도 40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곤 한다.
어쨌건 남은 사흘 ‘40대의 선택’에 이래저래 관심이 쏠린다.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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