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 시대’ 흔들리는 대리점

할인점에 밀리고 제조업체 감시까지 … 고비용구조 해결과제로 남아

지역내일 2004-04-19 (수정 2004-04-19 오후 1:55:01)
제조업체의 주요 유통망인 대리점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대리점은 제조업체와 최종판매처·소비자 사이에서 지역 상권을 보장받고, 비교적 안정된 수익을 얻어왔다.
그러나 최근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 등 중간단계를 생략한 유통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대리점은 지역에서조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가격파괴로 인한 저가상품의 등장은 대리점 붕괴를 부추기고 있다.

◆음료대리점, 진퇴양난 = 청량음료·주스·먹는샘물의 경우 제조업체-지역지점-대리점주 사이에 판매가격을 정할 수 없는 대표적 상품.
비교적 유통기간이 긴 페트병·팩·캔 형태의 주스는 일명 ‘삥’(덤핑판매)으로 불리며 청량리 시장 등 지역 도매시장에서 몇백에서 몇천상자씩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리점주들은 제조업체와 도매상 모두에게 압박을 받게 된다.
도매상들은 거래를 계속하는 조건으로 대리점에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반면 본사와 지점들은 대리점주들에게 암묵적으로 일정 가격선 이하로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
만약 대리점이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도매상에 제품을 공급할 경우 △대리점주들을 처벌하거나 △지점과 대리점주에게 연대책임을 묻거나 △대리점에 제품 공급을 중단하고 심지어 본사에서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는 제재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ㄹ음료의 경우 몇년동안 이러한 영업지침을 적용한 사실이 지난 2월 공정위에 적발돼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중지하라’는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상도의 ㄹ음료 대리점 관계자는 “공정위 처벌 이후에도 영업조직 내에서는 일정 가격을 강요하고 있다”며 “대리점주들도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납품하고 싶지만 도매상들이나 마트가 할인점보다 싼 가격을 원하고 있어 본사 눈치를 보면서 할인판매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먹는샘물 대리점, 영토전쟁 = 먹는 샘물의 경우 부피 및 중량이 큰 피씨(PC) 제품이 대리점을 통해 가정이나 직장으로 배달되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체들간에 상권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이 과정에서 ㅎ사의 경우 일부 지역 대리점주들이 본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타사와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자, 본사 일부 영업직원들이 ‘다시는 이 동네에서 장사를 못하게 하겠다’며 반값 수준의 할인 판매 공세를 벌여 대리점주들이 집단 반발하기도 했다.
ㄹ음료에서도 대리점 계약 조건 및 영업전략에 ‘덤핑 등 유통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경우’ 약정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제시해 공정위의 처벌을 받았다.

◆우유대리점, 할인점과 신경전 = 집앞까지 제품을 배달해주는 강점으로 지탱하던 유업계 대리점도 최근 할인점의 저가정책에 밀리고 있다.
일부 대리점은 우유회사의 브랜드 효과를 봤지만, 최근에는 할인점 자체 브랜드를 부착한 저가의 PB상품의 등장에 고전하고 있다.
대리점은 또 점포운영비, 배달사원비, 냉장기기 등 시설비용의 부담까지 안고 있다. 일부 대형 대리점이 급식 사업으로 근근이 점포를 유지했지만, 초·중·고 학생들의 우유 소비량이 줄면서 이들의 마지막 수익선이 붕괴되고 있다.

◆해결안 마련에 제조업체도 고심 = 한편 대리점과 끝없이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제조업체들은 아직 뾰족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점의 단가인하 요구가 거셀수록 자체 유통망을 재건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리점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대리점 붕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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