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간접투자규모가 크게 늘면서 투신권으로 자금유입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단기자금만 늘고 주식형잔액은 오히려 연초보다 감소해 실제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자산운용협회와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으로 올해 새로 유입된 자금규모는 모두 10조2607억원으로 총 설정잔액은 155조 2980억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와 주요기관들은 30조원을 투신권에서 빼내갔다. 그러나 올해들어 1월엔 6170억원, 2월엔 6조4693억원 늘었고 3월들어서는 지난 12일 현재까지 이미 3조1744억원이나 추가로 들어왔다. 유입속도가 크게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증시유입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직접투자규모를 보여주는 예탁금 규모도 지난 12일 현재 9조6896억원으로 지난해 연말에 비해 1459억원 늘었고 2월말에 비해서는 6747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들어갈까 말까 ‘눈치작전’ 극심=개인투자자들은 돌다리도 두드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섣불리 주식형펀드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일단 대기지역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대거 편입됐다. 연초 MMF 규모는 42조520억원이었으나 매달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1월말에는 44조9880억원, 2월말에는 50조6090억원으로 늘더니 3월 12일엔 52조6170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새로 들어온 10조원이 MMF증가에 따른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MMF는 은행의 수시일출금식예금과 같이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대기자금으로 대외여건과 국내경제지표, 탄핵전개상황 등을 고려, 주식시장 유입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직 주식형펀드에는 뚜렷한 증가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연초와 비교하면 잔액이 준 상태다. 연초에 9조4010억원이었던 주식형펀드 잔고가 지난 12일 현재 9조1040억원으로 3000억원이 감소했다.
주식편입비중이 높은 혼합형펀드도 연초 12조640억원에서 11조3490억원에서 7000여억원 줄었다.
◆ 취약해진 투신권=주식형펀드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은 MMF에 자금이 증가하면서 투신권의 재무상태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신권 중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이 100억원 미만인 회사는 교보(10억원) 맵스(10억원) 도이치(40억원) 슈로더(70억원) 등 4개사이며 10억원이상 1000억원미만 투신사는 서울(210억원) 아이(220억원) 대신(240억원) 외환코메르쯔(300억원) 우리(490억원) 농협CA(540억원) 동부(630억원) SK투신운용(740억원) 신한BNP(870억원) 등 9개사다. 태광과 한불은 주식형잔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모 투신사 대표는 “투신사들의 경쟁력은 주식형펀드의 운용능력이지만 국내 투신권에서는 주식형에서의 자금유치가 거의 안되는 데다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면서 “외국의 투신사들은 주식형펀드 운용실적을 그 회사의 능력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투신사 주식운용 책임자는 “채권형이라도 3조원이상 운용하면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길 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3조원의 설정잔액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12일 현재 설정잔액이 3조원미만인 투신사는 전체 33개사중 절반에 육박하는 16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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