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참여를 독려하고 민주주의를 교육해야 할 학교가 오히려 투표일에 수학여행을 실시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일이 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경북 구미에 소재한 상모중학교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여행을 실시했다.
영주 부석사를 시작으로 한계령과 양양, 설악산, 에버랜드 등을 거친 2막 3일간의 코스로 상보중학교 2학년 9개 반의 담임교사를 비롯 교감과 학생과장, 상담부장 등 12명이 인솔교사로 참가했다.
당연히 12명의 인솔교사와 관광버스 운전자 등은 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공공기관의 투표일에 행사를 실시해 교사와 운전자들의 투표권 행사를 막은 셈이다.
이에 대해 상모중학교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까지 마쳤는데 나중에 선관위로부터 이런 일로는 부재자 투표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미리 부재자 투표와 관련한 규정을 챙기지 못한 것이 실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입장은 달랐다.
상모중학교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투표권을 가진 교사에 대한 배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
민주주의의 참 뜻과 투표참여를 독려해야 할 교육기관이 투표일에 수학여행을 실시해 ‘투표일에 놀러가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상모중학교의 한 학부모는 “투표참여가 민주시민의 의무라고 가르치는 학교가 오히려 투표일에 행사를 잡으면 어떻게 하냐”면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지 걱정”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관계자는 “다른 학사일정과 중간고사 등으로 인해 15일을 끼지 않고서는 도저히 수학여행을 실시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투표일이 낄 수밖에 없었다”며 “일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계약을 파기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더 많은 부담이 돌아갈 수밖에 없어 부득이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학부모들의 양해를 구했다.
반면 또 다른 학부모는 “학사일정을 정상적으로 운용해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 중요한 교육은 아이들이 민주적 시민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다른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투표일에 학교 행사를 잡아 교사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비교육적인 학사운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미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국회의원 선거일이 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경북 구미에 소재한 상모중학교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여행을 실시했다.
영주 부석사를 시작으로 한계령과 양양, 설악산, 에버랜드 등을 거친 2막 3일간의 코스로 상보중학교 2학년 9개 반의 담임교사를 비롯 교감과 학생과장, 상담부장 등 12명이 인솔교사로 참가했다.
당연히 12명의 인솔교사와 관광버스 운전자 등은 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공공기관의 투표일에 행사를 실시해 교사와 운전자들의 투표권 행사를 막은 셈이다.
이에 대해 상모중학교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까지 마쳤는데 나중에 선관위로부터 이런 일로는 부재자 투표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미리 부재자 투표와 관련한 규정을 챙기지 못한 것이 실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입장은 달랐다.
상모중학교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투표권을 가진 교사에 대한 배려뿐만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
민주주의의 참 뜻과 투표참여를 독려해야 할 교육기관이 투표일에 수학여행을 실시해 ‘투표일에 놀러가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상모중학교의 한 학부모는 “투표참여가 민주시민의 의무라고 가르치는 학교가 오히려 투표일에 행사를 잡으면 어떻게 하냐”면서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지 걱정”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관계자는 “다른 학사일정과 중간고사 등으로 인해 15일을 끼지 않고서는 도저히 수학여행을 실시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투표일이 낄 수밖에 없었다”며 “일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계약을 파기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더 많은 부담이 돌아갈 수밖에 없어 부득이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학부모들의 양해를 구했다.
반면 또 다른 학부모는 “학사일정을 정상적으로 운용해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 중요한 교육은 아이들이 민주적 시민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다른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투표일에 학교 행사를 잡아 교사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비교육적인 학사운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미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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