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다 ... 총선 후 개원까지 한달반 공백 ... 길다
“의원 소양 갖추려면 시간 모자라” … “선거 전후 기간 합치면 몇달간 허송”
지역내일
2004-04-21
(수정 2004-04-21 오후 12:33:03)
떠들썩하던 4·15총선이 끝나고 정치권은 돌연 ‘휴지기’에 들어간 듯 하다. 오는 5월 30일 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한 달 반이라는 기간의 공백 때문이다.
이 동안 당선자는 당선자대로, 낙선자는 낙선자대로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정신이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선거운동 전후로 몇 달간의 국회 공백이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는 그리 반가울 리 없다. 특히 선거 후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을 두고는 그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초선 “챙길 일 많아”
한나라당 김희정(부산 연제) 당선자는 “개원 전까지의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며 “선거기간 중에는 지역구에만 주력하면 되는데, 당선자가 되다 보니 중앙과 지역일을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실무자로 10년 정도 지내다보니 실무적인 부분은 좀 부담이 덜하지만 당선자로서 인사를 드리는 일, 상임위 준비 등 챙길 것이 많아 한 달 반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당선자도 “초선이니 국회에서 잘 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며 “17대 국회가 나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따로 스터디·전문가 의견 청취 등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이 길지는 않은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시간과 싸우는 일은 초선 의원들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하다.
한나라당 원희룡(서울 양천갑·재선) 의원은 “사실상 총성없이 레이스를 시작한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각자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워낙 많기 때문에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로서는 한나라당이 새롭게 나갈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등 산적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내용 있는 시간돼야”
“당 노선이나 가르치는 것 말고 구체적인 국회의원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한나라당 권영세(서울 영등포갑·재선) 의원은 선거 이후 개원까지의 시간이 다소 ‘지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는 특히 초선들을 중심으로 <케네디스쿨>같은 곳에서 국회운영 절차, 보좌관구성 등 다양한 방면에 국회 활동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리엔테이션을 한다”며 “우리는 각 당 연찬회 등을 통해 하루이틀하고 말아 사실상 구체적인 것을 알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지난 번 뭐가 기명투표인지 전자투표인지 몰라 ‘쇼’한 적이 있지 않냐”며 ‘부실한 준비기간’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 진(서울 종로·재선) 의원도 “한달 반이면 사실 좀 긴 시간”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사전연구, 자료준비 등 해야 할 것이 많지만 한달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국회의원 등 공직자들은 ‘준비된’ 인물이어야 하고, 그래서 언제든지 자리에 올랐을 때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되고 난 다음에 생각하기’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풍토에서는 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실무와 내용이 ‘당선 이후의 과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미국 헤리티지 연구소에서 만든 책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에서, 공직자의 선거 이전 준비 과정과 당선 이후 성과가 정비례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런 의미에서 참고해볼만 하다.
이와 관련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은 “올해는 정치개혁법을 늦게 처리하고 탄핵 문제 때문에 다소 예외였을 뿐이지, 보통 선거가 있는 해의 상반기에는 사실 아무 활동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 때마다 거의 6개월씩은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곤 한다”며 “선거는 선거고 국회는 국회인데 선거에 이처럼 ‘올인’하다보면 국정 운영을 팽개치는 결과가 나타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성공하는>케네디스쿨>
이 동안 당선자는 당선자대로, 낙선자는 낙선자대로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정신이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선거운동 전후로 몇 달간의 국회 공백이 세금을 내는 국민들에게는 그리 반가울 리 없다. 특히 선거 후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을 두고는 그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초선 “챙길 일 많아”
한나라당 김희정(부산 연제) 당선자는 “개원 전까지의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며 “선거기간 중에는 지역구에만 주력하면 되는데, 당선자가 되다 보니 중앙과 지역일을 다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실무자로 10년 정도 지내다보니 실무적인 부분은 좀 부담이 덜하지만 당선자로서 인사를 드리는 일, 상임위 준비 등 챙길 것이 많아 한 달 반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당선자도 “초선이니 국회에서 잘 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며 “17대 국회가 나갈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따로 스터디·전문가 의견 청취 등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이 길지는 않은 시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시간과 싸우는 일은 초선 의원들만의 문제는 아닌 듯 하다.
한나라당 원희룡(서울 양천갑·재선) 의원은 “사실상 총성없이 레이스를 시작한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각자 공부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워낙 많기 때문에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로서는 한나라당이 새롭게 나갈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 등 산적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내용 있는 시간돼야”
“당 노선이나 가르치는 것 말고 구체적인 국회의원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한나라당 권영세(서울 영등포갑·재선) 의원은 선거 이후 개원까지의 시간이 다소 ‘지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는 특히 초선들을 중심으로 <케네디스쿨>같은 곳에서 국회운영 절차, 보좌관구성 등 다양한 방면에 국회 활동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리엔테이션을 한다”며 “우리는 각 당 연찬회 등을 통해 하루이틀하고 말아 사실상 구체적인 것을 알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지난 번 뭐가 기명투표인지 전자투표인지 몰라 ‘쇼’한 적이 있지 않냐”며 ‘부실한 준비기간’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 진(서울 종로·재선) 의원도 “한달 반이면 사실 좀 긴 시간”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사전연구, 자료준비 등 해야 할 것이 많지만 한달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국회의원 등 공직자들은 ‘준비된’ 인물이어야 하고, 그래서 언제든지 자리에 올랐을 때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되고 난 다음에 생각하기’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풍토에서는 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실무와 내용이 ‘당선 이후의 과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미국 헤리티지 연구소에서 만든 책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에서, 공직자의 선거 이전 준비 과정과 당선 이후 성과가 정비례한다는 연구결과는 이런 의미에서 참고해볼만 하다.
이와 관련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은 “올해는 정치개혁법을 늦게 처리하고 탄핵 문제 때문에 다소 예외였을 뿐이지, 보통 선거가 있는 해의 상반기에는 사실 아무 활동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 때마다 거의 6개월씩은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 반복되곤 한다”며 “선거는 선거고 국회는 국회인데 선거에 이처럼 ‘올인’하다보면 국정 운영을 팽개치는 결과가 나타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성공하는>케네디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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