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LG백화점 사고 피해자 무리한 조사

부상 근로자 “병원 가자”며 경찰서로 데려가 … 피해자 거세게 항의

지역내일 2004-04-21 (수정 2004-04-21 오후 4:02:58)
부천 LG 백화점 외벽 붕괴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피해자 조사과정을 무리하게 진행, 피해자와 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20일 사건 관련 피해자들이 몰려있는 부천지역의 모 병원에 강력계 형사를 보내, 무리한 조사를 벌이다가 피해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사건 당일인 19일 밤에는 피해 근로자들을 병원에 옮기지 않고 경찰서에 데리고 가 조사를 벌이려다 피해근로자와 가족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병원으로 후송했다.
부천 모 병원에 입원 중인 고 모씨(48)는 “부천중부경찰서 수사관들이 사고 당일인 19일 밤 11시 경 피해자 8명을 병원에 데리고 간다고 차에 타라고 해서 가보니까 경찰서였다”며 “화가 난 피해자들이 거세게 항의를 하자 그제서야 인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고 주장했다. 같은 병실의 김 모씨(57)도 “경찰이 무리하게 사건수사를 벌인다”며 “사건당일 경찰이 피해자 보호보다는 조사에 치중한 태도는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일에도 부천 중부서 강력3반 소속 형사 2명이 이들이 입원해있는 병원을 찾아가 입원중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시간 조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모 피해자에 대해서는 3시간 동안이나 집중적인 조사를 벌여 이를 보다 못한 동료와 가족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병원 302호실에 입원 중인 피해자의 딸인 김 모씨는 “경찰이 피해자를 죄인 취급한다”며 “반장이라는 사람이 다시 와서 물었던 얘기를 계속 물어보는가 하면 강압적인 태도로 질문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부천중부경찰서측은 20일 “피해 근로자들을 19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고 경찰서로 데리고 온 것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그런 일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를 벌이던 강력반 형사 가운데 한 명은 중부서측이 “잘 모르겠다”고 말한 지 1시간도 안돼 피해자들에게“실무 착오로 병원에 안 가고 경찰서로온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부천=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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