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원하는 것 산적, 이제부터 시작” 한목소리

지역내일 2004-04-22 (수정 2004-04-22 오전 11:52:04)

“보수의 패배
진지하게 고심해야”
- 한나라 윤여준 여의도 연구소장

총선 직후, 윤여준 여의도 연구소장은 박근혜 대표를 만났다. 박 대표는 16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5월 말로 여의도 연구소장직을 정리하려던 그의 계획을 어디서 들었는지 만류했다. 총선 전반을 지휘했던 그의 자리가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결국 윤 소장도 박 대표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공부 계획을 당분간 연기했다.
그러나 윤 소장은 아직도 걱정이 태산이다. 한나라당이 121석을 얻어 예상외의 선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나라당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적절한 견제를 위한 국민의 선택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이번 선거로 인해 진보 세력이 우리 사회의 헤게모니를 확실히 잡은 것이고, 보수의 패배로 기록될 것”이라며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가 이 사회의 새로운 주류가 된 이 시점에서 한나라당은 이들의 요구에 귀기울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집권은 먼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른바 ‘새로운 보수’로 향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의 미래는 어둡다는 것이다. 과연 ‘새로운 보수’란 무엇인가. 이는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같이 궁리해 봐야 할 큰 문제다.
그는 “지금까지 수구로 비쳐왔던 보수세력은 과연 새로운 보수는 어떤 가치를 버리고 또 어떤 가치를 지켜야 할지 진지하게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월 전당대회가 끝나면 윤 의원은 지난 대선 전부터 마음먹었던 공부를 정말로 해볼 생각이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질적 변화들을 연구해보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개혁피로감
말할 때 아니다”
-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단장

“무모하기도 했죠.”
이제는 다소 한숨을 돌린 듯, 그는 얼마전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시키고 있었다.
4·15총선을 보름 앞두고 생긴 위기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속앓이를 해야만 했던 열린우리당 민병두 기획단장의 첫 소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개혁세력이 과반이 될 수 있는 시대적 환경이 조성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체성과 시대정신, 지지세력 등이 일치한다고 생각했죠”. 문화일보 정치부장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지난 3월에 기획단장이라는 ‘짐’을 지었던 이유다.
하지만 민 단장의 말대로 간단한 싸움은 아니었다. “4월 1일 위기론을 말했습니다. 지역주의가 되살아나고, 한나라당의 조직력·행정력·선거 노하우 등이 총동원되면서 양당의 격차는 6%까지 좁혀졌습니다.”
문제는 당 지지율의 착시현상으로 초기 위기론을 말했을 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는 점. 민 단장은 “초점을 흐트릴 수 있어 위기를 말하는 게 좋은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선거라는 한 고비를 넘겼지만, 그의 앞에는 신생당의 뿌리내림을 위해 첫 삽을 잡아야하는 부담이 있다. 그는 우리당 정체성 문제가 서서히 불거지는 것과 관련, “차이는 당연하고 이를 문제삼는 게 더 이상한 것”이라고 말하고 “어떻게 하나의 정체성으로 발전시켜나갈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중도세력을 중심으로 개혁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여전히 있다고 믿는 그는 “일부에서 ‘개혁피로감’을 얘기하지만 아직은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민 단장의 ‘무모함’이 또 어떤 역사를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보름 일하고 한달치
월급 가불받은 느낌”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

진보야당론, 야당교체론... 총선 동안 유권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던 민주노동당의 총선 캐치프레이즈는 거의 노회찬 사무총장에게서 나온 것이다.
노 총장은 민노당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전략통으로 구분된다. 자칫하면 국민들에게 외면받기 쉬운 진보정당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가 등등 전략과 원칙을 함께 생각하는 사람으로 당내에서 신임을 받고 있다.
이제 비례대표 의원으로 의정생활을 시작하는 동시에 또 당의 방향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노 총장. 그의 요즘 고민은 뭘까.
노 총장의 생각을 한마디로 말하면 “민노당의 10석은 보름 일하고 한달치 월급을 가불받은 것이므로 그만큼 겸손하게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민노당은 생긴지 4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역사의 무게는 대단하다. 43년만에 진보정당이 원내에 첫 진출한 것이고, 노동계의 요구 또한 거세다.
노 총장의 걱정은 자칫하면 이런 요구에 밀려 ‘지금까지 이런 것을 꼭 하고 싶었다’는 식으로 나가기 시작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노 총장은 “국민은 아직 우리에게 신뢰를 준 것이 아니므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운동 출신인 노 총장은 끈도 동료도 없이 혼자만의 판단으로 1982년부터 노동현장에서 일한 자생적으로 노동운동가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전날 술을 아무리 마셔도 다음날 아침회의에 누구보다도 일찍 나오는 부지런함으로도 유명하다.

/김형선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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