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장은 희생양”

지역내일 2004-04-27 (수정 2004-04-29 오후 12:41:09)
김명길 인천지법원장 지인, 새로운 사실관계 주장 주목
필자는 어떤 결과를 바란다거나 누군가를 두둔하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님을 우선 밝혀 둔다. 단지 사실을 전달하고 싶을 뿐이다.
탄핵정국과 총선, 각종 비리 사건으로 인해 연일 바쁘던 4월, 법원엔 찝찝한(?) 칼바람이 지나갔다. 사건은 4월 11일 인천지방법원장과 부장판사가 당사자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것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일어났다. 사건은 실로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대법원의 발빠른 대응(?)으로 마무리 됐다. 대부분 신문과 방송을 통해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이 어떤 것이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당사자들뿐일 것이다.
필자는 얼마전 골프접대 사건으로 사직한 김명길 전 인천지방법원장의 매우 가까운 지인(호형호제하는 사이란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지인은 내게 그 사건에 어느 정도나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난 대법원의 보도자료와 신문, 그리고 정보보고에 의한 내용 등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그러자 그 지인은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게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내게 물었다.
사실 그 사건은 신문에 기사화되던 3∼4일 간 법원장의 즉각 사퇴와 해당 부장판사의 지방전출로 일주일도 체 안되는 시간에 일단락 되고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이미 지나간 일로 벌써 세인들의 기억에선 어렴풋한 과거 사법부의 비리쯤으로나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지인은 천천히 그 사건에 대해 김 원장으로부터 듣게 된 말을 전하기 시작했다.
김 원장의 말에 따르면 그날 골프를 주선한 정보통신업체 김 모 사장은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고교 선후배사이로 알려짐).
김 사장은 김 원장을 만나 김 부장판사와 평소 자신과 알고 지내던 사이라며 골프를 함께 칠 예정인데 김 원장도 함께 치자고 제의했다.
그 후 김 사장은 김용대 부장을 만나 김 원장과 골프를 칠 예정인데 김 부장도 함께 치자고 김 원장이 제의한 것처럼 전했다.
결국 김 원장과 김 부장판사 둘 사이에는 골프얘기가 없었고 김 사장의 각개전투(?)에 의해(김 사장에 의해) 골프장으로 향하게 된 것.
여기서 문제는 현대건설 김 상무의 등장이다.
대법원의 해명에 따르면 김 사장이 김 상무를 고교 후배로 소개하고 김 원장은 김 상무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김 원장 지인의 말에 따르면 김 원장과 김 부장판사는 김 상무가 나오는 것을 전혀 모른 채 그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김 원장과 김 부장은 모두 김 사장과 3명만이 함께 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중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 김 사장과 함께 나온 김 상무를 만나게 된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김 원장에게 김 상무를 고교 후배며 현대건설에 근무한다고 소개하고, 김 부장도 김 상무에 대해 그 때 알게된다.
여기서 결정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 것.
김 부장판사가 사실을 알고 김 원장에게 귀엣말이라도 했다면 혹 이 사건은 얘기조차 안됐을 것이다.
그러나 김 부장은 김 원장에게 당시 현대건설과 관련된 사건을 자신의 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얘길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4명은 함께 골프를 치게 된다.
김 원장은 신문기사가 나가기 전까지도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상황이라고 밝혔단다.
이어 지인은 조심스럽게 대법원에 대한 얘기도 이어갔다.
대법원은 기사가 나간 당일 사태 파악에 나섰고 급기야 반나절도 체 지나지 않아 사건의 당사자였던 김명길 인천지방법원장의 사표수리. 김용대 부장판사의 지방전출로 사건을 수습했다.
김 원장은 언론보도 후 잔뜩 긴장한 대법원으로부터 사건에 대한 추궁을 당하기 시작했다.
지인은 김 원장이 언론 보도 내용과 다른 사실관계를 대법원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법원은 이미 사법부의 치부(?)로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한 언론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할 뿐 진실을 파악하는 것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사실관계를 전달하기 힘든 것을 파악한 김 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하게 된다.
지인이 밝힌 사건의 전모는 여기까지다.
결국 김명길 원장은 완전한 희생양이란 주장이다. 언론보도나 대법원의 해명 등이 모두 들은 얘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 얘기 또한 진실이 될 수 있다.
이 글에 따른 사실관계를 보면, 결국 사회적으로 엘리트라는 그 중에도 법원장과 부장판사가 사업가에게 농락 당했고 어이없게도 그렇게 농락 당한 그들을 법원은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 진실에 대한 정확한 조사 없이 사표수리와 징계로 사건을 일단락했다는 것이다. 결국 진실은 묻히고 ''골프접대 받은 법원장과 부장판사, 사법부의 빠른 대처''라는 말만 남게 됐다.
보통 공직자의 비리 등에 따른 징계 등을 비유할 때 ''칼바람''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칼바람은 비리에 대해 시원스레 칼질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번 사건은 어째 습도가 아주 높아 끈적끈적하고(찝찝한) 무딘 칼바람이 아니었나 싶다.
한편, 이번 사건은 아직까지 제보자가 누구였는가와 누가 어떤 의도에서 제보했는가 등 의문에 대해 여러 설이 나돌고 있다.
특히 사건에 불리한 재판을 예상한 당사자가 이 사건을 계기로 부장판사를 변경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만들어낸 것 아니냐는 설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그 진실을 누가 알고 있을까

아직까지도 지인의 마지막 말이 기억난다. 사건이 있기 얼마 전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 김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형님, 이제 정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년엔 재판부에 내려가 후배 판사들과 재판업무로 판사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소"라고...


이준수 리포터
2004년 4월27일


관련기사


대법, `골프접대'' 법원장 사표수리
대법원은 13일 사건 이해관계인인 건설업체 간부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김명길 인천지법원장이 이날 오후 도의적, 행정적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 수리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골프회동에 참석한 인천지법 김모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데 따른 문책 인사로 조만간 지방 전보키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김 법원장 등이 골프가 끝날 때까지 동행자가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인지 인식을 못했다가 식사도중 알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김 법원장의 사표는 15일자로 수리됐고 김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지방전보후 필요시 추가 조사를 통해 징계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법원장과 김 부장판사는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인천지법에서 계류중인 법정다툼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H건설 재건축담당 김모 상무와 11일 오전 경기 용인 R골프장에서 골프모임을 가졌다.


대법, 법원장등 `골프접대'' 진상조사
대법원은 13일 김명길 인천지법원장과 김 모 부장판사가 사건 이해관계인인 건설업체 간부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가급적 신속히 경위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실을 통해 김 법원장과 김 부장판사를 상대로 직접 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사실관계에 대한 진상파악이 끝나는대로 금명간 상응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와관련, "김 법원장 등이 사건 관련성을 사전에 알지는 못했고, 골프모임 중에도 사건과 관련된 대화가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가 됐다"며 "그러나 김 법원장 등 법관들이 골프비용을 부담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법원장은 이번 `골프접대'' 파동과 관련,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법원은 "아직까지 사표가 정식 제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 법원장과 김 부장판사는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인천지법에서 계류중인 법정다툼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H건설 재건축담당 김모 상무와 11일 오전 경기 용인 R골프장에서 골프모임을 가졌다.

골프접대 말썽 인천지법원장 사표제출
김명길(金明吉) 인천지법원장이 대기업 간부와의 골프접대 사건과 관련, 13일 오전 대법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이날 "김 지법원장이 사표를 제출했으나,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사표가 수리되도록 요청했다"며 "대법원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진상을 조사중이며 해당 사건 관련 재판부의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법원장과 함께 골프접대를 받은 민사합의3부 재판장(부정부패 전담재판부 재판장 겸임)인 김용대 부장판사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법원장은 이번 일과 관련, "지난 11일의 골프모임은 사업자인 김 모씨가 수원지법 법원장, 김 부장판사 등과 골프나 한번 하자고 해 이뤄진 것으로 김 부장판사가 H건설 사건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지난 98년 대법원 규칙으로 제정된 법관윤리강령에 따르면 법관은 재판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와 대리인 등 소송 관계인을 법정외의 장소에서 면담하거나 접촉할 수 없도록 돼있다.

법원장 소송계류사건 당사자 골프접대 받아
인천지방법원장과 인천지법 부정부패전담재판부 재판장이 법정다툼중인 대기업 간부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장과 인천지법 부정부패전담 재판장인 김모 부장판사가 인천 서구 가좌동소재 주공아파트 재건축 시공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인천지법에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건 당사자인 H건설 재건축 담당 김 모 상무와 11일 오전 경기도 용인소재 R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이날 모임은 H건설의 김모 상무 주선으로 이뤄졌으며, 인천지법원장과 친분관계인 또 다른 김모씨가 중간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H건설은 서구 가좌동 주공아파트 1단지 재건축 시공업체로 선정됐으나, 지난해 9월 28일 조합원들에 의해 경쟁사인 H공영으로 시공권이 넘어갔으며, H공영측과 철거금지가처분 소송 등 수건의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H건설이 최근 이 아파트 조합장을 상대로 제기한 조합장직무집행가처분소송도 이날 재개됐으나 재판부의 소송인 명의변경 요청으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김 모 부장판사는 "골프회동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재판이 아직 종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결과를 지켜봐달라"며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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