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층 해체위기’ 사회불안

불균형 구조 심화 … 성장동력 위축 우려

지역내일 2004-04-27 (수정 2004-04-27 오전 11:41:28)
‘양극화’가 우리 경제와 사회를 규정짓고 있다. 과거 산업구조와 지역 불균형에 국한됐던 양극화가 계층과 산업, 기업, 등 경제와 사회 전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는 개인과 기업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중간지대가 엷어지면서 사회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근로자 상위 20%계층의 소득은 하위 20%의 5.18배보다 높아졌다. IMF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소득 불균형이 참여정부 들어서도 전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중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 최상위 계층 10%가 전체 소득의 38.8%를 차지했고, 월 평균 소득 300만원 이상의 상위계층은 전체 소득의 62%를 점했다.
토지 소유 불균형 현상도 여전하다. 최근 연세대학교 경제연구소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제출한 ‘부동산 관련 조세정책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 방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5% 가구가 전체 개인소유 토지 가운데 금액 기준으로 50.6%, 면적 기준으로는 37.0%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부의 편중 현상이 심하다 보니 한편에서는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부동산 투자열풍이 부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성장과정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예측기관들이 앞다투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있지만 일부 수출 대기업을 제외하면 경기회복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출과 내수의 극단적인 양극화로 반쪽짜리 성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에서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98.2%에 달한 반면, 내수는 1.8%에 불과했다. 올들어서도 수출은 3월까지 38%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내수을 보여주는 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올 2월까지 0.1% 감소했다. 그러다보니 수출에서 돈을 번 대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반면,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들은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흑자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중소기업계에서는 “IMF외환위기 때보다도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연구원 박재하 거시경제팀장은 “수출 중심의 대기업과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간 불균형 성장은 결국엔 기업간 계층간 지역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그만큼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중 서울 등 대도시 부도업체 수는 감소한 반면, 중소도시와 군 단위에 있는 영세 기업들의 부도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경제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함정호 원장은 “양극화가 사회 전영역에 걸쳐 심화될수록 중간층이 사라지고 극단적인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경제 뿐 아니라 사회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양극화의 원인은 외환위기 이후 영미식 개혁정책을 맹목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며 “개혁정책의 방향을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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