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행정·문화행정으로 주민 감동

서초구 ‘문화웰빙’, 강남구 ‘인터넷웰빙’으로 차별화

지역내일 2004-05-04 (수정 2004-05-04 오후 1:10:21)
‘잘 살아보세!’ 1960년대와 70년대를 관통한 새마을운동의 구호가 아니다. 21세기 초 한국에서 부는 ‘삶의 질 높이기’ 운동의 캐치프레이즈다.
과거의 잘살기가 양적 생산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으로, ‘더 많이 더 빠르게’를 강조했다면 요즘의 잘살기는 ‘느리더라도 알차게’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차이가 있다.
지방자치행정의 근본 목적도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본다면 최근 부는 지자체 웰빙 행정 바람이 새삼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이미 많은 지자체는 효율과 성과보다 주민만족과 편의를 우선하고 있기 때문. 잘 살자라는 개념이 다소 모호하고 포괄적인 만큼 보는 각도에 따라 웰빙 행정을 여러 가지로 규정할 수 있지만 환경, 교육, 예술, 복지 등 지자체의 업무와 근본적으로 무관하지 않다.
‘행정도 웰빙’ 기획시리즈 첫 번째로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를 선정, 이들 자치구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바를 살펴본다. 본 기획시리즈는 서울지역 25개 전 자치구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편집자 주="">

‘강남’은 특별한 지명을 일컫는 고유명사이면서도 ‘강의 남쪽’을 지칭하는 일반명사다. 그러나 현재 ‘강남’은 사회적인 의미가 많이 반영돼 ‘기업가나 IT전문가, 대규모 자영업자들이 많이 사는,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곳 또는 교육환경이 우수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호하는 곳’으로 통한다. 이런 이유로 ‘강남’이 웰빙 바람의 진원지임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주민들의 높은 기대수준에 맞추려면 서초구와 강남구의 행정도 자연스럽게 웰빙 바람을 탈 수 밖에 없는 일. 다른 자치구의 질투어린 시선(?)을 종종 받는 ‘넉넉한 재정력’은 두 자치구의 웰빙 행정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라는 분석도 있다.
웰빙 행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초구와 강남구는 같은 방향을 가고 있지만 중점을 두는 곳은 사뭇 차이가 난다. 서초구가 예술쪽에 좀 더 무게를 둔다면 강남구는 첨단기술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마디로 서초구는 ‘컬처(문화) 웰빙’을, 강남구는 ‘클릭(인터넷) 웰빙’을 추구한다는 것.

◆ 소수의 고급문화, 대중화 앞장 10년 = 지난달 23일로 ‘서초금요음악회’는 400번째 무대에 올랐다. 지난 94년 3월 시작된 이래 10년간을 쉼없이 달려온 금요음악회는 무료입장이지만 값비싼 유명공연에 비해 결코 질적인 면에서 뒤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장수 웰빙 프로그램이다.
공연참가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금요음악회의 수준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테너 임웅균 박세원 신동호 교수, 소프라노 김인혜 교수, 바리톤 김성길 오현명씨, 메조소프라노 곽신형 김학남씨 등 국내 최고의 성악가들의 열연이 무대와 서초구민을 감쌌다. 또한 서울시향 등 최정상급 연주단체와 안숙선 성창순 신영희씨 등 인간문화재급 국악인이 출연, 국악의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지금까지 32만명 이상 주민이 서초금요음악회를 찾았으니, 1회당 1000명 가까운 관람객이 공연을 보러 온 셈이다. 금요음악회의 대히트와 10년간의 장수는 서초구가 고급예술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를 읽고 만반의 준비로 프로그램을 준비한 덕분이다.
구 관계자는 “10년동안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데는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구성과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 인간문화재급 국악인들이 출연, 수준 높은 공연문화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고급예술에 대한 주민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 24시간 논스톱(Non-Stop) 행정 = 강남구의 행정은 ‘클릭 웰빙’이다. 구민편의에 맞춰 집안에서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모든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의 클릭웰빙은 열린 행정, 투명 행정과 맞닿아 있다.
각종 증명서류는 물론 모든 세금과 민원, 인허가 신청도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해결된다. 민원발급기 역시 지하철역과 편의점, 백화점·병원 등 5분 거리 내에 설치돼 있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싶으면 일단 큰 건물에 들어가면 된다. 각종 공사와 상사, 00지점 등 수십개의 대형건물에 무인민원발급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강남구의 성과는 이웃나라 일본 사가시(市)에 수출돼 지난달 정보화교류협약 체결에까지 이르렀다.
강남구의 전자정부 구현은 행정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인터넷수능강의에서 본격적으로 ‘클릭 웰빙’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특구 강남에서 내로라하는 명강사를 초빙, 전국 어느 누구든지 수준높은 명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 ‘담장없는아파트’와 ‘우면산트러스트’도 웰빙행정 산물 =
강남구와 서초구의 웰빙행정 사례는 다양하다. 강남구는 앞으로 재건축되는 아파트 단지는 모두 공원으로 조성, 의무적으로 담장을 없애고 단지와 단지사이의 거리를 55m 이상 띄워야 한다.
또한 모든 주차장은 지하에만 건설할 수 있으며 지상에는 대형 테마광장과 가로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대규모 재건축이 진행중인 강남구에 이같은 계획이 실행된다면 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공원이 되는 셈이다.
구 관계자는 “조만간 강남구는 대모산부터 양재천, 삼릉공원, 청담공원, 한강을 잇는 그린네트워크를 갖춰 구민들은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웰빙을 만끽하게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솔선수범해 진행중인 서초구의 ‘우면산트러스트’는 이미 널리 알려진 ‘웰빙 행정’ 사례. 서울시민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우면산의 토지를 매입, 난개발을 막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우면산트러스트 운동에 지난달 말 현재 8706명의 회원이 참여, 8억6000여만원의 기금을 냈다.
우면산트러스트 운동은 팝페라테너 임형주씨의 기념공연을 시작으로 사랑의교회에서 1억원 기탁, 바둑명인 이창호 9단 등이 특별다면기를 개최해 2500만원의 수익금을 내는 등 지역주민과 학생, 기업인, 종교단체의 범시민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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