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전국적으로 ‘탄핵 반대’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주 토요일인 20일 광화문에는 약 20여만명이 모여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가운데 다음날인 21일 같은 장소에서 약 2500명이 모인 집회가 열렸다.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탄핵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모인 집회였다.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369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노무현 탄핵 지지 국민연대’는 이날 광화문에서 ‘탄핵 지지 문화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새로운 사회질서 성립과정= 군사정권 시절 대규모로 조직동원된 관변집회와는 달리 이른바 신흥보수단체들의 시위도 진보쪽과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보수단체들의 단체 성격 또한 인터넷 신문, 대학생 단체 등 점차 다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정치 중심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호성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구시대적인 사회질서가 새로운 사회질서로 대치되는 과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기득권적인 보수세력은 체제 자체(군사정권)가 자신의 이해를 대변해주었기 때문에 거리로 나올 필요가 없었으나 지금은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것. 박 교수는 “이같은 현상은 오히려 진보세력에 있어서는 ‘팡파르’가 되고 보수세력의 ‘발버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층별로 다양한 견해가 제시하고 국민들로부터 평가받는 것은 결국 진보세력이 구상했던 새로운 질서가 다가오는 것이란 설명이다.
◆인터넷서도 목소리 높여= 지난 2002년 인터넷 보수매체 ‘독립신문’ 창간 이후 보수단체들의 활동은 온라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립신문측에 따르면 창간 이후 후원금을 보내주는 네티즌이 한 달 평균 800여명에 이르고 후원금도 1000만∼3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보수 성향의 젊은이들이 잇따라 커뮤니티를 만든 것도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문을 연 지 넉 달 만에 1600여명의 회원을 모은 ‘청년우파연대’와 대학생 중심의 보수단체 ‘미래한국연구회’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우파 동호회다. 이들은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3·1절 등 각종 행사에서 횃불시위, 국민대회 등을 통해 “공산주의 타도,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등 본격적인 정치발언을 내놓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색깔론 제기 등 극우적 구태는 벗어야= 신흥보수세력이 이전 세대와 다르게 다양한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이 때만 되면 주장하는 ‘색깔론’이 대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들은 탄핵이 결정된 이틀 후 일제히 탄핵 규탄시위에 대해 ‘북 지령설’을 유포하고 나섰다. 인터넷매체독립신문은 14일 밤 ‘북, 탄핵반대 시위 지령내렸다’는 제목으로 올린 기사에서 이 신문 신해식 대표는 “북한의 대표적 대남공작 전위대인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이 탄핵안 통과를 ‘전대미문의 파쇼 폭거’로 규정하고 ‘수구 냉전세력을 매장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시위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우익논객 지만원씨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시스템 클럽’에 “북이 좌익들에게 불구덩이 소요로 몰아가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호성 교수는 “보혁구도는 정상화되면 민주주의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이 되지만 비정상적인 비난이 오고갈 경우는 큰 갈등이 일어난다”며 “정상적인 보혁구도를 위해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고 지적했다. 조대엽 교수는 “최근 자발적인 신흥보수세력의 등장은 엄밀하게 보면 우리 사회의 민주적 성숙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보수·진보세력간 양보없는 투쟁으로만 나가거나 정치권에 의해 악용되면 폭력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보수단체도 정치적 이슈뿐 아니라 좀더 다양한 우리 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갖고 때에 따라서는 국익을 위해 자제할 줄 아는 성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원택 김남성 기자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탄핵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모인 집회였다.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369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노무현 탄핵 지지 국민연대’는 이날 광화문에서 ‘탄핵 지지 문화 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새로운 사회질서 성립과정= 군사정권 시절 대규모로 조직동원된 관변집회와는 달리 이른바 신흥보수단체들의 시위도 진보쪽과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보수단체들의 단체 성격 또한 인터넷 신문, 대학생 단체 등 점차 다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정치 중심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호성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구시대적인 사회질서가 새로운 사회질서로 대치되는 과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기득권적인 보수세력은 체제 자체(군사정권)가 자신의 이해를 대변해주었기 때문에 거리로 나올 필요가 없었으나 지금은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것. 박 교수는 “이같은 현상은 오히려 진보세력에 있어서는 ‘팡파르’가 되고 보수세력의 ‘발버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층별로 다양한 견해가 제시하고 국민들로부터 평가받는 것은 결국 진보세력이 구상했던 새로운 질서가 다가오는 것이란 설명이다.
◆인터넷서도 목소리 높여= 지난 2002년 인터넷 보수매체 ‘독립신문’ 창간 이후 보수단체들의 활동은 온라인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립신문측에 따르면 창간 이후 후원금을 보내주는 네티즌이 한 달 평균 800여명에 이르고 후원금도 1000만∼30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보수 성향의 젊은이들이 잇따라 커뮤니티를 만든 것도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문을 연 지 넉 달 만에 1600여명의 회원을 모은 ‘청년우파연대’와 대학생 중심의 보수단체 ‘미래한국연구회’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우파 동호회다. 이들은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3·1절 등 각종 행사에서 횃불시위, 국민대회 등을 통해 “공산주의 타도,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등 본격적인 정치발언을 내놓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색깔론 제기 등 극우적 구태는 벗어야= 신흥보수세력이 이전 세대와 다르게 다양한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이 때만 되면 주장하는 ‘색깔론’이 대표적인 비판의 대상이 된다.
이들은 탄핵이 결정된 이틀 후 일제히 탄핵 규탄시위에 대해 ‘북 지령설’을 유포하고 나섰다. 인터넷매체독립신문은 14일 밤 ‘북, 탄핵반대 시위 지령내렸다’는 제목으로 올린 기사에서 이 신문 신해식 대표는 “북한의 대표적 대남공작 전위대인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이 탄핵안 통과를 ‘전대미문의 파쇼 폭거’로 규정하고 ‘수구 냉전세력을 매장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시위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우익논객 지만원씨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시스템 클럽’에 “북이 좌익들에게 불구덩이 소요로 몰아가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호성 교수는 “보혁구도는 정상화되면 민주주의 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이 되지만 비정상적인 비난이 오고갈 경우는 큰 갈등이 일어난다”며 “정상적인 보혁구도를 위해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고 지적했다. 조대엽 교수는 “최근 자발적인 신흥보수세력의 등장은 엄밀하게 보면 우리 사회의 민주적 성숙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보수·진보세력간 양보없는 투쟁으로만 나가거나 정치권에 의해 악용되면 폭력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보수단체도 정치적 이슈뿐 아니라 좀더 다양한 우리 사회의 이슈에 관심을 갖고 때에 따라서는 국익을 위해 자제할 줄 아는 성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원택 김남성 기자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