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의장직을 승계한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8일 5·18 기념식에서 ‘어색하지만 의미있는’ 만남을 가졌다. 한나라당 대표가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1년 이회창 전 총재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전 광주 5.18묘지에서 거행된 제2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신 의장은 의장으로서 처음으로 박 대표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악수를 받는 박 대표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런 어색한 장면이 연출된 배경에는 신 의장에 대한 박 대표의 불편한 기억 때문으로 추측된다. 지난 2월 말 박 대표가 한나라당의 `대안''으로 부상하자 신 의장은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일 뿐”이라며 “박 의원이 한 게 뭐 있느냐”고 폄하했던 것. 이 발언을 들은 박 대표는 당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망월동에서만큼은 양측 모두 ‘상생의 정치’를 외쳤던 자신들의 발언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망월동에서 첫 만남을 유난히 강조한 까닭이다.
신 의장은 5.18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오고 민주개혁 세력이 안정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제야 광주영령 앞에 떳떳한 마음으로 참배할 수 있게 됐다”며 “야당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각 당 대표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표는 “얼마나 마음 아픈 세월을 살아오셨는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5.18이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 정신이 지역을 뛰어넘어 한반도 전체에 이어지길 바란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52년생 동갑이자 70학번인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에게 “상생의 정치를 위한 초심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 파병,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의 총리 내정 문제 등 당장 코앞에 떨어진 일들이 이들의 정치적 발언을 얼마나 ‘생명력 있게’ 연장시킬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광주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이날 오전 광주 5.18묘지에서 거행된 제2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신 의장은 의장으로서 처음으로 박 대표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악수를 받는 박 대표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이런 어색한 장면이 연출된 배경에는 신 의장에 대한 박 대표의 불편한 기억 때문으로 추측된다. 지난 2월 말 박 대표가 한나라당의 `대안''으로 부상하자 신 의장은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일 뿐”이라며 “박 의원이 한 게 뭐 있느냐”고 폄하했던 것. 이 발언을 들은 박 대표는 당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망월동에서만큼은 양측 모두 ‘상생의 정치’를 외쳤던 자신들의 발언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망월동에서 첫 만남을 유난히 강조한 까닭이다.
신 의장은 5.18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오고 민주개혁 세력이 안정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이제야 광주영령 앞에 떳떳한 마음으로 참배할 수 있게 됐다”며 “야당 대표가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각 당 대표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표는 “얼마나 마음 아픈 세월을 살아오셨는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5.18이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 정신이 지역을 뛰어넘어 한반도 전체에 이어지길 바란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52년생 동갑이자 70학번인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에게 “상생의 정치를 위한 초심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 파병,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의 총리 내정 문제 등 당장 코앞에 떨어진 일들이 이들의 정치적 발언을 얼마나 ‘생명력 있게’ 연장시킬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광주 이숙현 기자 s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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