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원칙 재확인 등 정부 대처가 사태악화 초래”
|전문가 인터뷰| 유달승 교수 (한국외대 이란어과)
지역내일
2004-06-23
(수정 2004-06-23 오후 12:28:52)
유달승 교수는 김선일씨 납치 사건이 발생한 21일 이미 무장단체가 김씨를 참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견했다.
따라서 파병자체를 언급하지 말고 무장단체와의 협상에서 인도적인 차원으로 접근해 구출하는 방식을 취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선일씨 납치와 참수 배경은 무엇인가
일단 한국군 추가파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무장단체는 납치를 통해 파병을 철회시키는 것을 공식 목표로 했다.
그리고 이라크 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던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재건과정에서 무장단체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자 한 것이 직접적인 동기일 수 있다. 대외적으로 세계여론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 무장단체간 세력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했을 것이다.
-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본 이유는 납치단체와 인질의 성격 때문이었다. 일본의 경우 납치된 사람들이 NGO활동가들이었지만 우리는 미군 납품업체 직원이었다. 가나무역과 같은 조그마한 회사가 개인의 힘만으로 미군을 상대로 납품계약을 딸 수는 없다.
이라크인들은 가나무역이 미국정부나 정보기관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인을 납치했던 ‘무자헤딘여단’은 자생적으로 성립한 단체다. 김씨를 참수한 ‘유일신과 성전’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또 납치시기가 주권이양을 앞두고 이라크인들이 ‘피의 6월’이라고 부르는 때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대처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는데.
이번 사태에서 한국정부의 대처방식은 매우 미흡했다.
정부의 조급하고 일천한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특히 사건 초기 ‘파병원칙 재확인’을 밝힌 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었다. 이것이 무장단체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 파병 자체는 언급하지 말고 인도적 차원에서 구출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야 했다.
물밑협상 과정에서는 협상의 한 방법으로 강경하고 원칙적인 태도를 취할 수는 있지만 협상테이블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입장을 발표해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켰을 것이다.또 미군의 협조를 통해 협상을 해보려는 의도를 보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물론 현지상황이나 정보 등 내용상으로는 미국 측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제3자를 내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았다. 또 정체가 불분명한 업체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장단체의 요구라는 것을 철수·철회 이외 돈 등을 상정하고 협상하는 방식으로는 문제해결이 불가능했다.
-김씨를 납치한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
새로 결성된 단체로 알고 있다. 알 자르카위가 조직한 단체이고,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알 카에다와 연계돼있다는 자료가 많이 나온다. 깃발의 문양을 보면 지난번 닉버그 참수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인이 아닌 외국인일 가능성도 높다. 이들은 이라크전이 발발하자, 주변국에서 이라크로 넘어와 전쟁에 참가했다. 분명한 것은 이 단체는 수니파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따라서 파병자체를 언급하지 말고 무장단체와의 협상에서 인도적인 차원으로 접근해 구출하는 방식을 취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선일씨 납치와 참수 배경은 무엇인가
일단 한국군 추가파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무장단체는 납치를 통해 파병을 철회시키는 것을 공식 목표로 했다.
그리고 이라크 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던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재건과정에서 무장단체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자 한 것이 직접적인 동기일 수 있다. 대외적으로 세계여론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 무장단체간 세력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했을 것이다.
-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본 이유는 납치단체와 인질의 성격 때문이었다. 일본의 경우 납치된 사람들이 NGO활동가들이었지만 우리는 미군 납품업체 직원이었다. 가나무역과 같은 조그마한 회사가 개인의 힘만으로 미군을 상대로 납품계약을 딸 수는 없다.
이라크인들은 가나무역이 미국정부나 정보기관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인을 납치했던 ‘무자헤딘여단’은 자생적으로 성립한 단체다. 김씨를 참수한 ‘유일신과 성전’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또 납치시기가 주권이양을 앞두고 이라크인들이 ‘피의 6월’이라고 부르는 때에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대처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는데.
이번 사태에서 한국정부의 대처방식은 매우 미흡했다.
정부의 조급하고 일천한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특히 사건 초기 ‘파병원칙 재확인’을 밝힌 것은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었다. 이것이 무장단체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 파병 자체는 언급하지 말고 인도적 차원에서 구출에 주력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야 했다.
물밑협상 과정에서는 협상의 한 방법으로 강경하고 원칙적인 태도를 취할 수는 있지만 협상테이블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입장을 발표해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켰을 것이다.또 미군의 협조를 통해 협상을 해보려는 의도를 보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물론 현지상황이나 정보 등 내용상으로는 미국 측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제3자를 내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았다. 또 정체가 불분명한 업체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장단체의 요구라는 것을 철수·철회 이외 돈 등을 상정하고 협상하는 방식으로는 문제해결이 불가능했다.
-김씨를 납치한 단체는 어떤 단체인가
새로 결성된 단체로 알고 있다. 알 자르카위가 조직한 단체이고,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알 카에다와 연계돼있다는 자료가 많이 나온다. 깃발의 문양을 보면 지난번 닉버그 참수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인이 아닌 외국인일 가능성도 높다. 이들은 이라크전이 발발하자, 주변국에서 이라크로 넘어와 전쟁에 참가했다. 분명한 것은 이 단체는 수니파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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