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백두대간인가

‘우리집 마당에서 백두산까지’ 산줄기가 이어진다

지역내일 2004-07-16 (수정 2004-07-16 오후 12:29:36)
백두대간(白頭大幹)을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백두산에서 비롯된 큰 산줄기’라는 뜻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낭림산·금강산·설악산·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에 이른 뒤 다시 남서쪽으로 소백산·월악산·속리산·덕유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커다란 산줄기다.
이 땅의 대표적인 산들을 망라하는 이 산줄기는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장장 1625km, 남한 구간인 지리산에서 향로봉까지만 해도 690km에 이른다.
백두대간은 두만강·압록강·한강·낙동강 등 주요 강의 발원지이며 한반도의 생활권을 동과 서로 나누는 경계이자 생태계의 중심축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을 잇는 산줄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10세기 도선대사가 지은 《옥룡기》에서 이미 나타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도 가운데 하나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권 근·1402년·조선 초의 세계지도)의 한반도에는 백두대간이 선명하게 표시돼 있다.
이후 그려진 여러 지도에서 그 흐름이 이어진다. 물론 백두대간을 가장 잘 표현한 지도는 고산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다.
‘백두대간’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이 익의 《성호사설》이며 이 개념이 ‘1대간 1정간 13정맥’의 모습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1800년대 초에 편찬된 것으로 보이는 《산경표》에 이르러서이다.
백두대간은 오랜 세월 이 땅을 살다간 선조들의 전통적인 지리관이었다. 어느 전문 학자에 의해 발표된 이론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실생활에서 쌓인 문화적·지리적 경험이 쌓인 개념인 것이다.
서양식 지리학으로 볼 때 백두대간이 완벽한 개념은 아니다.
분수령(分水嶺)을 중심으로 지형을 해석하기 때문에 수계(水系)를 나타내는 데는 뛰어나지만 지질사적인 관점이 없어 한반도의 산들 중에서 제일 젊은 백두산을 ‘모든 산의 뿌리’로 여기는 등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또 백두대간이 지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태백산맥’의 생태적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두대간의 중요성은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 백두대간이 가진 간단하고 정연한 논리, 천년을 이어온 지리 인식체계, 땅에 대한 유기체적 사고에 지리학자들도 감탄해마지 않는다.
백두대간은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즉 산을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 논리로 설명된다.
더 쉽게 표현하면 우리집 앞마당에서 물을 건너지 않고 백두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 개념을 조금만 확대해서 생각해보면 육지로 이어져 있는 대륙의 모든 산들이 에베레스트산과 하나의 유기체적 계통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리산과 히말라야, 알프스가 결코 단절된 산군이 아닌 것이다.
우리 전통의 산수관으로 보면 산은 늘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된다. 산을 흐름으로 파악하게 한 철학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살아 있는 것으로 본다.
길 내는 것을 조심하고, 집터를 잡고 집의 크기를 정하는 데 심려를 다 했던 것도 이런 배려에서 나온 것이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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