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후 후유증 크다

불면·우울증 시달려 … 편지왕래·고령자 고향방문 절실

지역내일 2004-07-19 (수정 2004-07-19 오전 8:37:50)
수십년만에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들이 짧은 상봉 후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어 편지왕래 확대, 면회소 설치, 고령자 고향방문 등 후속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타게 찾던 부모와 형제, 남편과 부인을 반세기만에 만난 이산가족들은 상봉에 대한 기쁨보다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불면증이나 우울증, 의욕상실 등에 시달리고 있다. 고령의 이산가족의 경우, 상봉 후 수개월만에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상봉을 하지 못한 이산가족도 오랜 세월 누적된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이재운 위원장은 “이산가족 상봉 때마다 신청했다가 매번 떨어져서 비관 자살한 사람이 1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팜트리클리닉 김선재 원장은 상봉 후 이산가족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이 “일종의 상사병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며 정신의학적으로는 “적응장애나 우울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집신경정신과 유남재 원장은 “향수와 애틋한 그리움이 채워졌다가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슬픔이 과대화된 상태”라며 “일시적인 증상이라면 괜찮지만 지속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과 적십자사측은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나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는 없다는 반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한 세미나도 개최하면서 간간이 공허감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는 있어도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상봉 후의 허탈감으로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현숙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는 “현재까지는 상봉 추진에 에너지를 투입해 왔다”며 “적십자사의 자원봉사조직이 전국에 깊이 뿌리내려 있으니까 이산가족 상봉 후 사후대책이 뭐가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독거노인이나 생활보호대상자 등 취약계층 이산가족을 상대로 정신과 치료 및 자원봉사자 상담 등을 알선하거나 상봉행사 직후 남쪽 집결지에서 일괄적인 정신감정을 받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김선재 원장은 “이산가족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전화통화나 서신교환을 추진하거나 금강산 또는 개성공단 등 북한지역을 방문토록 해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박탈감이나 절망감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이산가족끼리 모임을 조직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 확대와 면회소 건설에 따른 상시적인 이산상봉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북측 당국과 협의중이다. 하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들이 얼마나 기다려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이재운 위원장은 “80세가 넘은 사람은 조총련 인사들의 고향방문처럼 죽기 전에 부모님 산소에 성묘라도 하고 죽게 해야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겠냐”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쪽 언론사 사장단 방문했을 때 80세 이상은 고향방문을 교환하자고 제안한 만큼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연제호 기자 news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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