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없이’저비용 고효율’구조를 안착시킬 수 있는 경영체제로 사원주주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내일신문을 비롯 현대증권 그리고 일부지만’사원주주’형 중소기업이 불황·활황에 상관없이’오너지배’위주의 기업보다 생산성과 이익, 성장측면에서 더 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계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비정규직 문제 등 노사마찰을 일으킬만한 요인이 거의 없는 점도 사원주주제의 강점이자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헤지펀드 등 불순한 의도의 인수합병(M&A)세력에 맞설 체력을 확보하고 경영권방어 대안으로 부분적이지만 사원주주제형 체계를 도입한 금융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적어도 ‘일석 4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원주주제를 매개로 급변하는 나라안팎의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자발적 1천만주 모으기 운동 =현대증권은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헐값매각에 반대하며 자발적으로 주식을 사모아 2대주주로 등극한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자사주 1000만주 모으기 운동이 발단이 됐다. 지금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달 5만원씩 주식매수자금을 기부하고 있다. 목표는 1000만주 모으기다.
현대증권 노조와 직원들은 이 운동을 통해 지난해말 우리사주 150만주, 직원 증권저축 150만주 등 모두 합쳐 450만주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지난 2월말 대주주 부실책임 분담금 마련을 위한 3200여만주(1600억원 어치)의 유상증자분 중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640만주를 사들였다.
회사주식 1100여만주, 지분 10%를 갖게됐고 현대상선(16%)에 이어 현대증권의 명실상부한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현대증권은 해외에 헐값으로 매각될 뻔한 위기를 넘긴 후 사원주주제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했다. 이젠 노사간 협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말많고 탈 많던 비정규직은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사원주주제 추진 이후 경영진은 계열사 부당지원을 하지 않게 됐고 노조보다 더 직원 복지를 챙긴다”면서 “현대증권이 사원주주 성공모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되면 이후엔 ‘범노동계펀드’ 를 제안, 사원주주 기업을 늘리는 방안도 구상중”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했다.
현대증권은 과거 대우채권과 SK채권 등 부실기업 채권의 가장 많이 보유했을 정도로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했고 특히 계열사 부당 지원도 서슴지 않는 후진적 경영을 해왔던 게 사실. 그러나 사원주주제 추진이후 자연히 경영감시도 엄격해졌고 이런 주먹구구식 경영은 거의 사라졌다는 게 내부 평가다. 예컨대 LG카드채권이 겨우 30억원 밖에 없고 현대카드의 주간사를 맡고도 채권을 전혀 떠안지 않은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또 현대증권 노조는 경영성과를 고루 되돌려주거나 ‘높은 배당’으로 나눠주는 등의 정책을 추진할 침이다. 지금까지 생존을 담보로 애사심에 호소해 사원주주를 모았지만 이젠 투명경영, 정도경영을 통한 실적과 주가로 사원주주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들 사원주주제로 부활=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주)명광엔지니어링은 경영악화로 다른 사람에게 매각되기 직전, 회사 대표가 직원들을 설득해 사원주주제로 거듭난 케이스다.
명광엔지니어링은 98년 이후 급속히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급여가 20%이상 삭감되고, 전체 50명 안팎의 직원 중 10명 가까이 해고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 회사 김기현 사장은 “다른 사람한테 회사를 넘겨주기가 싫어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일일이 만나면서 회사가 다시 설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 사장의 설득으로 전체 직원들은 사정에 따라 2∼5%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결국 명광은 본격적으로 사원주주회사로 거듭났고 특히 매출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하며 영업측면에서 가장 먼저 안정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전년도보다 60%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등 사실상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젠 직원들 성과급도 주고 이익배당까지 할 생각이다.
한편 김 사장은 공무가 아니면 회사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자택인 잠실에서 버스로 출퇴근한다. 쓸데없는 비용은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게 평소지론이다. 사원주주제의 성공의 첫걸음은 대표의 솔선수범이라는 얘기다.
공기 청정기 전문 생산업체인 ‘스마트웨어’ 역시 지금은 100% 사원지주회사다. 물론 사원주주제를 도입하기전엔 노사갈등으로 폐업 직전의 상태였다. 결국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사양측이 사원지주제 회사를 선택했다. 결과는 지금까지는 노사 모두 대만족.
이 회사 관계자는 “사원지주회사는 직장인 모두가 주인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회사가 위기에 닥쳤을 때 극복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고 노사문제도 회사에 조금 불만이 있더라고 주인들끼리 수준 높은 이해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기업하기 어렵다고 해외이전을 고려하는 중소기업들이 첫 번째 꼽는 요인이 노사문제. 스마트에어는 한국중소기업의 미래의 희망이 될만한 경영시스템을 정착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은행권도 사원주주제 바람 = 일부 은행들도 사원지주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자사주 100만주를 비정규직원을 포함한 전직원들에게 무상 배분했다. 국민은행 직원수가 2만80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38주가 돌아간 셈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2년 노사가 합의한 대로 자사주 100만주를 무상으로 배분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00만주를 유상배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배분하기로 한 것은 은행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자사주 배분을 계기로 은행 발전을 위해 노사가 합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말 2002년 당기순이익의 1%인 64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무상분배 했다. 직원 4500명이므로 1인당 평균 80주를 받은 셈이다. 다만 직원들에게 직접 분배하지 않고 한국증권금융에 가계좌를 만들어 입금, 4년 뒤부터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2년 결산에서 순익목표를 초과달성하자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무상배분하기로 한 바 있다. 그동안 자회사 출연금의 손비처리에 대한 세법 개정이 늦어져 시행을 연기해오다가 지난해말 실시한 것. 신한은행은 매년 당기순이익이 연초 목표 대비 80~100% 달성할 경우 순익의 1%를, 100%를 초과하면 1%외에 초과분의 10%를 자사주로 배분하기로 노사합의한 상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사원 지주제로 가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지난해말 98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직원들에 분배했다. 신한 지주 역시 신한은행과 자회사의 자사주 배분 정도에 따라 매년 금액을 정해 분배할 예정이다. 이밖에 부산은행도 올해중 종업원 지주제 시행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중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내일신문을 비롯 현대증권 그리고 일부지만’사원주주’형 중소기업이 불황·활황에 상관없이’오너지배’위주의 기업보다 생산성과 이익, 성장측면에서 더 큰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계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비정규직 문제 등 노사마찰을 일으킬만한 요인이 거의 없는 점도 사원주주제의 강점이자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헤지펀드 등 불순한 의도의 인수합병(M&A)세력에 맞설 체력을 확보하고 경영권방어 대안으로 부분적이지만 사원주주제형 체계를 도입한 금융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적어도 ‘일석 4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원주주제를 매개로 급변하는 나라안팎의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자발적 1천만주 모으기 운동 =현대증권은 노동조합과 직원들이 헐값매각에 반대하며 자발적으로 주식을 사모아 2대주주로 등극한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자사주 1000만주 모으기 운동이 발단이 됐다. 지금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매달 5만원씩 주식매수자금을 기부하고 있다. 목표는 1000만주 모으기다.
현대증권 노조와 직원들은 이 운동을 통해 지난해말 우리사주 150만주, 직원 증권저축 150만주 등 모두 합쳐 450만주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 지난 2월말 대주주 부실책임 분담금 마련을 위한 3200여만주(1600억원 어치)의 유상증자분 중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640만주를 사들였다.
회사주식 1100여만주, 지분 10%를 갖게됐고 현대상선(16%)에 이어 현대증권의 명실상부한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현대증권은 해외에 헐값으로 매각될 뻔한 위기를 넘긴 후 사원주주제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했다. 이젠 노사간 협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말많고 탈 많던 비정규직은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사원주주제 추진 이후 경영진은 계열사 부당지원을 하지 않게 됐고 노조보다 더 직원 복지를 챙긴다”면서 “현대증권이 사원주주 성공모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되면 이후엔 ‘범노동계펀드’ 를 제안, 사원주주 기업을 늘리는 방안도 구상중”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했다.
현대증권은 과거 대우채권과 SK채권 등 부실기업 채권의 가장 많이 보유했을 정도로 위기관리 시스템이 부실했고 특히 계열사 부당 지원도 서슴지 않는 후진적 경영을 해왔던 게 사실. 그러나 사원주주제 추진이후 자연히 경영감시도 엄격해졌고 이런 주먹구구식 경영은 거의 사라졌다는 게 내부 평가다. 예컨대 LG카드채권이 겨우 30억원 밖에 없고 현대카드의 주간사를 맡고도 채권을 전혀 떠안지 않은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또 현대증권 노조는 경영성과를 고루 되돌려주거나 ‘높은 배당’으로 나눠주는 등의 정책을 추진할 침이다. 지금까지 생존을 담보로 애사심에 호소해 사원주주를 모았지만 이젠 투명경영, 정도경영을 통한 실적과 주가로 사원주주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들 사원주주제로 부활=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주)명광엔지니어링은 경영악화로 다른 사람에게 매각되기 직전, 회사 대표가 직원들을 설득해 사원주주제로 거듭난 케이스다.
명광엔지니어링은 98년 이후 급속히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급여가 20%이상 삭감되고, 전체 50명 안팎의 직원 중 10명 가까이 해고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 회사 김기현 사장은 “다른 사람한테 회사를 넘겨주기가 싫어 직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고, 일일이 만나면서 회사가 다시 설 수 있다는 믿음을 줬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 사장의 설득으로 전체 직원들은 사정에 따라 2∼5%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결국 명광은 본격적으로 사원주주회사로 거듭났고 특히 매출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하며 영업측면에서 가장 먼저 안정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전년도보다 60%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등 사실상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젠 직원들 성과급도 주고 이익배당까지 할 생각이다.
한편 김 사장은 공무가 아니면 회사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자택인 잠실에서 버스로 출퇴근한다. 쓸데없는 비용은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게 평소지론이다. 사원주주제의 성공의 첫걸음은 대표의 솔선수범이라는 얘기다.
공기 청정기 전문 생산업체인 ‘스마트웨어’ 역시 지금은 100% 사원지주회사다. 물론 사원주주제를 도입하기전엔 노사갈등으로 폐업 직전의 상태였다. 결국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사양측이 사원지주제 회사를 선택했다. 결과는 지금까지는 노사 모두 대만족.
이 회사 관계자는 “사원지주회사는 직장인 모두가 주인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회사가 위기에 닥쳤을 때 극복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고 노사문제도 회사에 조금 불만이 있더라고 주인들끼리 수준 높은 이해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기업하기 어렵다고 해외이전을 고려하는 중소기업들이 첫 번째 꼽는 요인이 노사문제. 스마트에어는 한국중소기업의 미래의 희망이 될만한 경영시스템을 정착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은행권도 사원주주제 바람 = 일부 은행들도 사원지주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말 자사주 100만주를 비정규직원을 포함한 전직원들에게 무상 배분했다. 국민은행 직원수가 2만8000여명인 것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38주가 돌아간 셈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2년 노사가 합의한 대로 자사주 100만주를 무상으로 배분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00만주를 유상배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배분하기로 한 것은 은행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자사주 배분을 계기로 은행 발전을 위해 노사가 합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말 2002년 당기순이익의 1%인 64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무상분배 했다. 직원 4500명이므로 1인당 평균 80주를 받은 셈이다. 다만 직원들에게 직접 분배하지 않고 한국증권금융에 가계좌를 만들어 입금, 4년 뒤부터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2년 결산에서 순익목표를 초과달성하자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무상배분하기로 한 바 있다. 그동안 자회사 출연금의 손비처리에 대한 세법 개정이 늦어져 시행을 연기해오다가 지난해말 실시한 것. 신한은행은 매년 당기순이익이 연초 목표 대비 80~100% 달성할 경우 순익의 1%를, 100%를 초과하면 1%외에 초과분의 10%를 자사주로 배분하기로 노사합의한 상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사원 지주제로 가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지난해말 98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직원들에 분배했다. 신한 지주 역시 신한은행과 자회사의 자사주 배분 정도에 따라 매년 금액을 정해 분배할 예정이다. 이밖에 부산은행도 올해중 종업원 지주제 시행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중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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