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 시인 동천(冬天)에 지다

지역내일 2000-12-25 (수정 2000-12-26 오후 2:51:52)
현대 문학사의 거목으로 평가되는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시인이 24일 오후 11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향년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미당은 지난 10월 부인 방옥숙씨와 사별한 뒤 건강이 나빠져 서울지역 일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나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등 건강이 악화됐었다.
삼성서울병원측은 '미당선생이 폐렴 악화로 24일 새벽부터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노환까지 겹쳐 고
비를 넘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당의 임종은 아들 윤씨와 큰며느리 강은자씨, 고인의 동국대 제
자인 문정희 시인, 최종림 시인 등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 강점기였던 1915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미당은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학문에 정진해왔
다. 하지만 서울 중앙고등보통학교 입학 후 광주학생운동에 연루되면서 퇴학당했고, 편입한 고창
고등보통학교에서도 자퇴를 권고받는 등 불운한 학교 생활을 했다.
이후 동국대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원에 입학,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미당은 김동리,
오장환 등과 동인지 『시인부락』을 이끌며 감상적인 시적 경향과 거리를 두었다.
오히려 다양한 문학적 체험을 통해 인간의 질곡과 자연의 시심을 전달하는 데 힘써 생명파, 또는 인
생파로 지칭됐다.
41년 「화사집」이라는 첫 시집을 내놓은 미당은 해방 후 순수문학 기치를 내걸고 당시 문단을 주
도하던 계급문학과 대립했다. 이러한 미당의 시적 경향은 한국전쟁 후 반공 국시가 강화되면서 남한
문학사의 주류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 그는 등단 이후 60여년간 1000여편의 시를 발표하며 한국
문학계에 큰 획을 그었다.
한때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국화옆에서', '귀촉도', '동천' 등 10여편의 시가 실렸던 점은 현대문학
사에서 그의 위치를 대변해준다.
미당은 54년부터 최근까지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59년 모교인 동국대 교단에 선 이래 종신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하지만 미당은 일제시대 친일행위를 한 문인이라는 불명예가 평생 따라다녔으며, 80년 광주민주화
운동과 전두환 정권 수립 당시에도 군부 지지를 공개 선언함으로써 비판 대상이 돼 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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