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신기록 제조기(?)인가.
지난 4월말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증시가 연일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신기록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전부 암울한 소식 뿐이다. 증권가에서는 “요즘엔 각종 증시 수치들을 이전 기록과 비교하기 겁날 정도”라고 말한다. 증시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수치들이 무서운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우려하는 기록은 거래대금 감소 부분. 지난 26일 거래소에서 하루동안 거래된 매매대금은 1조2117억원. 지난해 3월 10일 1조1310억원 이후 16개월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운 기록이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7월 23일까지 평균 거래대금은 1조6899억원. 지난 4월 월평균 2조8959억원을 기록한 이래 5월 2조8718억원, 6월 2조3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마침내 2조원대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시장도 26일 3676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 연중 최저치(7월 5일 3932억원)를 가볍게 갈아치웠다. 유력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이 감소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 자체에 대해 의욕을 잃었다는 얘기”라며 “종합주가지수가 900대까지 상승세를 탔던 지난해말부터 올해 1분기 사이에조차 개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활발한 거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증시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예탁금도 비슷한 경우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이다. 투자자들의 투자의지를 엿볼수 있는 수치인 셈이다. 지난 2002년 3월 12조1913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지난 4월 10조797억원을 기록한 뒤 연일 떨어지고 있다. 7월에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8조원대마저 무너지면서 7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신사에 예치된 주식형펀드 잔고도 지난 3월말 8조9950억원에서 4월말 8조3030억원, 5월말 8조6020억원, 6월말 8조4600억원으로 감소하더니 7월에는 8조원대가 무너지면서 7조8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투자자들의 구성도 위험천만하다는 분석이 나온지 오래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난 96년 증시 투자자 구성은 개인이 30.8%로 가장 높았고 기관(30.7%) 외국인(13.0%) 순이었지만 이후 개인과 기관은 꾸준히 시장을 이탈하고 외국인은 ‘바이 코리아(Bye Korea)을 외치면서 비중을 늘려 지난해에는 외국인(40.1%) 개인(19.7%) 기관(16.7%) 순으로 역전이 됐다. 외국인 비중은 23일 현재 42.1%까지 늘어난 상태다. 특히 외국인들은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을 집중매입,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등 1∼10위 종목의 경우 50%를 넘게 보유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에 개설된 개인들의 활동계좌 숫자도 감소세다. 활동계좌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개설한 계좌 가운데 실제 매매가 이뤄지는 계좌를 말한다. 증권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활동계좌는 지난 2000년 9월 900만9390개에서 2001년 12월 838만5376개, 2002년 12월 801만496개, 2003년 12월 727만4370개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지난 22일에는 708만2426개로 700만개선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엄경용·조숭호 기자 rabbit@naeil.com
지난 4월말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증시가 연일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신기록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전부 암울한 소식 뿐이다. 증권가에서는 “요즘엔 각종 증시 수치들을 이전 기록과 비교하기 겁날 정도”라고 말한다. 증시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수치들이 무서운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 가장 우려하는 기록은 거래대금 감소 부분. 지난 26일 거래소에서 하루동안 거래된 매매대금은 1조2117억원. 지난해 3월 10일 1조1310억원 이후 16개월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운 기록이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7월 23일까지 평균 거래대금은 1조6899억원. 지난 4월 월평균 2조8959억원을 기록한 이래 5월 2조8718억원, 6월 2조3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마침내 2조원대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시장도 26일 3676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 연중 최저치(7월 5일 3932억원)를 가볍게 갈아치웠다. 유력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이 감소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 자체에 대해 의욕을 잃었다는 얘기”라며 “종합주가지수가 900대까지 상승세를 탔던 지난해말부터 올해 1분기 사이에조차 개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활발한 거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증시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예탁금도 비슷한 경우다. 고객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증권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이다. 투자자들의 투자의지를 엿볼수 있는 수치인 셈이다. 지난 2002년 3월 12조1913억원이었던 고객예탁금은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지난 4월 10조797억원을 기록한 뒤 연일 떨어지고 있다. 7월에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8조원대마저 무너지면서 7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신사에 예치된 주식형펀드 잔고도 지난 3월말 8조9950억원에서 4월말 8조3030억원, 5월말 8조6020억원, 6월말 8조4600억원으로 감소하더니 7월에는 8조원대가 무너지면서 7조8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 증시를 떠받치는 투자자들의 구성도 위험천만하다는 분석이 나온지 오래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난 96년 증시 투자자 구성은 개인이 30.8%로 가장 높았고 기관(30.7%) 외국인(13.0%) 순이었지만 이후 개인과 기관은 꾸준히 시장을 이탈하고 외국인은 ‘바이 코리아(Bye Korea)을 외치면서 비중을 늘려 지난해에는 외국인(40.1%) 개인(19.7%) 기관(16.7%) 순으로 역전이 됐다. 외국인 비중은 23일 현재 42.1%까지 늘어난 상태다. 특히 외국인들은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을 집중매입,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등 1∼10위 종목의 경우 50%를 넘게 보유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에 개설된 개인들의 활동계좌 숫자도 감소세다. 활동계좌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 개설한 계좌 가운데 실제 매매가 이뤄지는 계좌를 말한다. 증권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활동계좌는 지난 2000년 9월 900만9390개에서 2001년 12월 838만5376개, 2002년 12월 801만496개, 2003년 12월 727만4370개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지난 22일에는 708만2426개로 700만개선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엄경용·조숭호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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