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수 총장께서 취임하신 이후 검찰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외부인사가 검찰 내부개혁에 참여하여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하였고, 옴브즈만제도를 도입하여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 우리를 알리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권위주의적인 기질을 불식시키는 데도 많은 힘을 쏟았다.
대선자금 수사를 통하여 검찰 수사권 행사의 중립성 확보를 이루어 내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내부에 대한 기강 확립에도 힘을 쏟아 사정없이 제 살 도려내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에 대한 외부의 평가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대선자금 수사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보다는 일부 정치권에 의하여 ‘검찰권력의 무소불위적 행사’라고 매도되면서 우리의 권한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으며, 기소권까지 부여받는 고비처를 신설하는 일도 진행되고 있다. 가을에는 경찰이 수사권 독립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움직임이 있다는 말도 들린다.
우리 주변에 우리의 우방은 하나도 없다. 대선자금 수사에 박수 치던 국민들조차 요즘엔 우리 편이 아니다. 전에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일을 너무 철저히 잘했기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는 셈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세월 속에서 검찰만 그대로 버틸 수 없다. 세월이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한다면 우리도 빨리 변해야 한다. 다만, 21세기 앞날을 내다보며 우리의 앞날을 우리 스스로 설계하지 못하고 우리 기능의 일부가 외부기관에 의해서 재단되고 설계되고 있는 점이 가슴 아플 뿐이다.
세월 속에 우리가 변하더라도 변할 수 없는 2가지 원칙은 있다. 그래도 우리가 맡은 일은 제대로 하여야 한다는 점과 스스로에 대한 자정 노력은 계속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검찰은 변해도 검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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