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를 두고 한나라당이 내부 혼선에 휩싸이면서 박근혜 대표의 지도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국보법에 관한 한 보수적 입장을 표명해왔던 박 대표가 무게중심을 유연한 쪽으로 옮기면서 물밑에 숨겨져 있던 당내 갈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대표의 입장변화를 계기로 드러난 한나라당 내 국보법 논쟁을 박 대표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달 초 ‘모든 직을 걸고 국보법을 지키겠다’고 말했던 박 대표는 지난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체제를 지키는데 지장이 없다면 보안법 2조의 정부참칭 규정을 없앨 수 있고, 보안법 명칭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당내 보수파들이 당장 들고 일어나면서 좌우 세력이 박 대표를 중간에 두고 싸우는 형국이 됐다.
당내 보수파인 김용갑 김기춘 이방호 등 당내 보수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자유포럼’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그것이 없어지면 대한민국 정통성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부 참칭 규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대표 혼자 결정할 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정부 참칭 삭제를 주장해왔던 원희룡 최고위원 등은 박 대표의 입장 변화를 환영하고 있다. 권영세 의원은 “열린우리당 대체입법안이 안보에 큰 걱정이 없고 명칭의 상징성만 놓고 다툼이 있다면, 명칭 변경도 과감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당내에 개정이 아예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도 안 될 것”이라면서 박 대표가 본인이 밝힌 유연한 입장대로 밀고 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국보법 개정 내용과 관련해서는 이 의원은 “참칭 부분을 아예 없애긴 힘들 것이다. 대체입법에 대해서는 당내 반대 여론이 너무 많아서 거기까지 가긴 힘들 것”이라고 말해 결국 당내 소장파와 보수파간의 절충 입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여당이 대체입법이 여야간 접점으로 생각하는 움직임에 쐐기를 박은 것이기도 하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이런 미묘한 스탠스 변화를 두고 박 대표가 절충과 타협의 리더십은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은 여당이 선점한 이슈를 따라가는데 그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그동안 국보법에 관한 한 보수적 입장을 표명해왔던 박 대표가 무게중심을 유연한 쪽으로 옮기면서 물밑에 숨겨져 있던 당내 갈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대표의 입장변화를 계기로 드러난 한나라당 내 국보법 논쟁을 박 대표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달 초 ‘모든 직을 걸고 국보법을 지키겠다’고 말했던 박 대표는 지난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체제를 지키는데 지장이 없다면 보안법 2조의 정부참칭 규정을 없앨 수 있고, 보안법 명칭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당내 보수파들이 당장 들고 일어나면서 좌우 세력이 박 대표를 중간에 두고 싸우는 형국이 됐다.
당내 보수파인 김용갑 김기춘 이방호 등 당내 보수파 의원들이 주축이 된 ‘자유포럼’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그것이 없어지면 대한민국 정통성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부 참칭 규정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대표 혼자 결정할 사항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정부 참칭 삭제를 주장해왔던 원희룡 최고위원 등은 박 대표의 입장 변화를 환영하고 있다. 권영세 의원은 “열린우리당 대체입법안이 안보에 큰 걱정이 없고 명칭의 상징성만 놓고 다툼이 있다면, 명칭 변경도 과감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당내에 개정이 아예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도 안 될 것”이라면서 박 대표가 본인이 밝힌 유연한 입장대로 밀고 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국보법 개정 내용과 관련해서는 이 의원은 “참칭 부분을 아예 없애긴 힘들 것이다. 대체입법에 대해서는 당내 반대 여론이 너무 많아서 거기까지 가긴 힘들 것”이라고 말해 결국 당내 소장파와 보수파간의 절충 입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여당이 대체입법이 여야간 접점으로 생각하는 움직임에 쐐기를 박은 것이기도 하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이런 미묘한 스탠스 변화를 두고 박 대표가 절충과 타협의 리더십은 보여주고 있지만 결국은 여당이 선점한 이슈를 따라가는데 그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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