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속의 클린턴 끝내 방북 포기

재임기간 며칠 안남아 불발 … 경제호황·섹스스캔들

지역내일 2000-12-29 (수정 2000-12-29 오후 2:09:03)
영욕의 8년빌 클린턴 시대가 마침내 저물어 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구촌 피스 메이커’, ‘레임덕 없는 대통령’, ‘경제치적 지키기’ 등 마지막
순간까지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나 이제 수명이 촌각을 다투고 있다.
클린턴시대 8년은 ‘밝은 태양’과 ‘음산한 달’이 공존한 시기였다는 뉴욕 타임즈의 평가처럼
클린턴은 경제치적과 태평성대를 구가해온 최고의 대통령이면서도 스캔들의 제왕, 도덕성을 상실한
최악의 대통령이란 상반된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구촌 피스메이커=지구촌공화국 초대 대통령으로까지 불리면서 미국을 유일한 수퍼파워, 초강대
국자리에 올려놓은 빌 클린턴 대통령은 퇴임을 3주일 앞둔 시점에서까지 한반도와 중동평화를 위한
피스 메이커 역할에 매진해왔으나 끝내 평양행을 포기했다. 중동평화협상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하
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내년 1월 20일 백악관을 떠나기 전 북한방문을 포기하기로 결정했
음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미사일문제를 동결시킬 기회를 맞았지만 시간이 부족해 포기할 수밖에 없
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전날까지만 해도 “재임기간이 며칠 남지 않았지만 북한문제를 포함해 가능한 많
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 평양행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친바 있다.
그렇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주요언론들로부터 “정치적 도박을 그만 두라”는 강한 비판을 사
와 평양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예견돼 왔다.
이에 따라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 북한 미사일문제를 해결한 피스 메이커로서 역사에 기
록을 남기고 싶어했던 클린턴의 마지막 희망은 그의 임기마무리와 함께 묻히게 됐다.
◇”나의 사전에 레임덕은 없다”=외교대통령으로서는 상당히 힘을 소진한 모습이지만 내정에서 클
린턴 대통령은 백악관짐을 8년만에 꾸리고 있음에도 갖가지 도전장을 던지며 “나의 사전엔 결코 레
임덕이 없다”고 과시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27일 흑인인 로저 그레고리 변호사를 제 4 연방 항소법원의 첫 번째 흑인판사에
임명하는 도전장을 던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레고리 변호사를 이미 지난 6월 버지니아, 메릴랜드, 웨스트 버지니아, 캐롤라이
나주를 관할, 최대 흑인인구를 담당하고 있는 제 4 연방 항소법원 판사에 지명했으나 공화당 상원이
인준절차를 거부하자 연방의회 휴회중엔 의회인준 없이 임명할 수 있는 대통령고유권한을 20년만에
처음으로 행사, 임기 1년짜리지만 이법원 최초의 흑인판사를 탄생시켰다.
클린턴 대통령의 전격적인 흑인판사임명은 흑인판사 4명의 인준을 거부해온 공화당상원의 행태를
꼬집는 것이자 부시 당선자가 선택한 존 애쉬크로프트 연방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내년초 상원인준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인종차별적인 사법부 관장문제를 제기하려는 도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경제치적 역사에 남기기=그렇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무엇보다 93개월이라는 최장기 미 경제호황을
일궈낸 경제치적 대통령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하는데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시당선자가 미국경기 후퇴론을 연일 경고하고 나섰을 때도 클린턴 대통령은 미역사상 유례없는 최
장기 경제호황, 연방적자의 흑자 전환 등 8년 경제성적표를 부각시키며 정면으로 반박해왔다.
실제로 클린턴 집권 8년동안 미국의 경제는 연평균 5%대의 고성장, 2%대의 저인플레이션, 30년래 최
저인 4%이하의 실업률, 2200만개의 새일자리 창출, 8년전 2900억달러에 달했던 적자투성이 연방재정
을 올해 2370억달러 흑자로 바꾸는등 엄청난 대기록을 세웠다.
미 국민 66%는 클린턴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했다고 호평하고 있고 저명한 경제학자들도 미
경제의 최장기 호황이나 연방흑자달성의 절반은 클린턴 공이라고 평하고 있다.
◇”클린턴의 두 얼굴”=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지지율이 10%대로 추락,
두 얼굴의 대통령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니퍼 플라워스를 시작으로 폴라 존스, 모니카 르윈스키에 이르는 숫한 여난에다 화이트워터 사건,
백악관 링컨 침대를 세상에 알린 대선 자금 스캔들을 비롯해 8년 내내 ‘스캔들의 제왕’이란 오명
을 뒤집어 써왔고 끝내 하원의 탄핵까지 받은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백악관 주인자리를 차지한 것도 바로 클린턴 대통령의 두 얼굴가운데 도
덕성 상실을 부각시킨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역사는 과연 전후 베이비부머세대 첫 번째 대통령으로 영욕의 세월을 겪은 풍운아, 제42대미국대통
령, 빌 클린턴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낼지 주목되고 있다.
워싱턴 한면택 특파원 HAN5907@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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