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년 내내 먼저 사고 미리 팔았다”

주요 이슈마다 한발 빠른 매매 눈길 … 정보취득 우세론엔 회의적

지역내일 2004-08-24 (수정 2004-08-24 오후 3:49:02)
외국인이 국내외 주요 이슈가 불거지기 전 ‘한발 빠른’ 매매를 통해 사실상 시장 흐름을 앞지르고 있다는 관측이 사실로 확인됐다.
올 들어 8월 23일까지 매매비중을 분석한 한화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의 매매 타이밍은 종합주가지수 움직임보다 일주일 가량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 매매비중 추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매비중이란 전체 매매대금에서 매수(매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매수비율과 매도비율로 나뉜다. 매매비중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순매수(매수액-매도액)에 비해 시장 주도세력 움직임을 더 긴밀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된다. 시장에서 그 방향으로 투자하는 세력의 비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즉 매수비중이 높은 경우 그 투자자가 매수시장의 주도세력이라는 판단이 가능하다.
23일 한화증권 이상준 선임연구원은 “4월말 중국쇼크가 있기 전 외국인은 순매수를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매수비중은 점차 낮추었고 최근 7월말 이후는 외국인 순매수가 시장에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매수시장 내 비중은 상당규모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 수치인 순매수 절대액 변화보다는 매수비중이 시장 움직임을 보다 잘 반영한다는 뜻이다.
◆호재 앞서 사고, 악재 앞엔 팔고 =매수비율에서 매도비율을 뺀 ‘매수초과비’를 비교하면 외국인의 발빠른 매매 패턴은 한결 분명하게 확인된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3월 12일)과 여당 총선승리(4월 16일)에 앞서 외국인은 높은 매수 초과비를 보여줬고 차이나쇼크(4월 29일)와 국제유가급등(5월 10일)이 세계 증시를 뒤흔들기 전 외국인은 높은 매도초과비율을 나타냈다. 외국인의 매수초과비와 매도초과비는 정확히 ±15%대에 걸쳐 있었다. 외국인의 매수(매도)초과비는 7월 중순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IT종목의 전반적인 침체가 확인되기 전까지 대부분 주요 이슈보다 시장을 앞질러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한 투자분석부 부장은 “거래량 증가에 따라 매수·매도비율이 동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분석 의미를 낮춰 평가했지만 올해 시장에서는 거래량 증감과 매수(매도)비율의 변화는 큰 상관관계가 없었다.
최근 한달여간 국내 증시가 미국 시장과 차별화하며 강력 반등하면서 외국인 선취매 추세에서는 다소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저평가론’이 고개를 들면서 매도 압력이 크게 낮아진 탓이라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7.5로 대만(12.1), 태국(10.3), 홍콩(14.3) 등 비교 대상 어느 곳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중이다.
반면 배당수익률은 한국이 2.7%로 아시아 주요국 평균인 3.3%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23일 대투증권 경제연구소는 밝혔다.
◆“외국인, 금리인하도 미리 알았다?” = 그렇다면 외국인은 주요 이슈에 대해 국내 투자자보다 탁월한 정보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시장에서는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도 ‘외국인들만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의견은 그렇지 않다.
동원증권 서동필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베이시스(현물과 선물 가격차)를 장악하고 있어 매수를 확대할 수도 있고 매도로 반전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보매매보다는 헷징거래 성격이 짙다는 말이다.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매수에 나서는 것만큼 선물시장에서 반대 포지션으로 매도를 취함으로써 위험분산(헤징)하는 성향을 고려해야한다는 것. 서 연구원은 “외국인으로서는 (국내 투자자가) 추격매수에 나서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만큼 베이시스를 끌어올리고 선물가격이 상승하면 서서히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업계에 정통한 또 다른 투자자문사 대표이사는 “사후적으로 분석하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뜻일 것”이라며 “외국인은 상식적으로 대응했을 뿐 대단한 정보 루트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 방향을 대략 예측할 수는 있지만 국내 투자자와는 달리 외국인은 적극 매매에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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