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으로 뭉친 ‘산악인의 벗’

현장탐방 - 북한산 산악구조대

지역내일 2004-08-30 (수정 2004-08-31 오전 11:00:17)
산행철인 요즘 하루 최대 15만명의 인파가 북한산을 찾는다. 북한산은 수도 서울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에다 깎아지른 듯한 산세, 풍부한 유량(流量)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춰 국민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름답고 웅장한 산세 뒤엔 추락과 골절 등 위험이 상존한다. 지난해 북한산을 찾은 사람들 가운데 8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올해의 경우 8월까지만 6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일 새 없는 북한산엔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다. 평소 산행때는 무심코 지나치지만 접질림이나 골절, 추락 등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할 때 찾게 되는 산악구조대가 바로 그것. 북한산 구조대는 산악사고를 당한 이에게는 구세주와 다름 없다.
지난 1983년 겨울 대학생 7명이 인수봉 암벽타기를 시도하다 전원 추락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창설된 것이 산악구조대. 국내에는 북한산과 도봉산 두곳에서만 산악구조대가 활동하고 있다. 그중 북한산은 암벽등반과 암릉등반(릿지 : 기존 등산로 외에 경사가 가파른 바위만을 골라 걸어오르는 등산의 한 방법)을 선호하는 등산객들이 많아 구조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다.
북한산 산악구조대는 정규직원인 2명의 대장과 육군 소속인 8명의 전경 등 10명으로 구성돼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2년 전 구조대를 맡은 김창곤 대장은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산이 좋고 사람들을 돕는 게 좋아 경찰에 입문했다는 김 대장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계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즐거운 사명감’인 셈. 8명의 대원들도 전경 입소교육을 마친 뒤 구조대에 자원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조작업은 서로간의 신뢰와 협동감 없이는 불가능하다. 산이라는 지형적 특성상 한적한 곳에서 등을 떼밀거나 암벽 타는 도중 위에서 줄을 끊어버리는 완전범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구조대에게는 ‘One for all, all for one(모두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모두)’ 정신이 강조된다.
구조대의 으뜸 임무는 역시 등산객의 안전을 기하는 일이다. 암벽등반이나 암릉등반, 워킹등반 등 다양한 산행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고 후 처리를 전담한다.
구조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백운대피소 옆 망바위에서 보낸다. 망바위에서는 인수봉을 지척에 두고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추락사고가 일어났을 경우 즉각 출동이 가능하기 때문.
대원들은 사고 장소가 멀 경우 최대 2시간 거리도 뛰어가야 한다. 한 구조대원은 “소방서 출동이 더 빠른 불광동 쪽을 제외하고는 전 지역이 구조대 지역”이라며 “보통 사람이 1시간 걸어가야 할 거리를 대원들은 3분의 1로 단축, 20분 만에 뛰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락 등 산에서의 사고는 등산객의 목숨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24시간 내내 긴장감의 연속이다. 김 대장은 “요즘 같은 때는 비박이나 야영을 하는 등산객들이 많아 구조요청이 있을 경우 밤낮없이 출동한다”며 “산에서의 안전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사명감 없이는 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창곤 대장은 요즘 등산객들의 안전의식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암벽이나 암릉타기가 유행하고 있는 데 비례해 안전사고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좀더 짜릿한 스릴을 즐기려면 그에 맞는 전문교육을 받거나 장비를 갖춰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암릉타기의 경우 줄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오르는 사례가 많아 고민이다.
김 대장은 “추락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보면 ‘산 좀 탔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자연의 웅장함 앞에 겸손할 줄 아는 자세는 나약한 인간이 꼭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조언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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