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살려면 건전성 높여라”
삼성경제연구소·증시 참여자 한 목소리 지적 … 재범방지용 처벌 강화 필요
지역내일
2004-10-19
(수정 2004-10-19 오전 11:28:10)
“코스닥 시장이 사는 길은 시장 건전성을 더 높이는 길밖에 없다.”
코스닥 시장 안팎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우량 애니메이션 제작사였던 한신코퍼레이션이 지난주 만신창이가 된 채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이런 지적은 더욱 높다.
한신코퍼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김진호 전 대표가 횡령을 일삼으면서 순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1999년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로 이름을 날린 골드뱅크(코리아텐더로 변경)에서, 2002년에는 비젼텔레콤(현 케이앤컴퍼니)에서 각각 대규모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금은 한신코퍼 등으로부터 고소당해 기소중지 상태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김진호 같은 인물이 2탕, 3탕씩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모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약한 처벌이 제2, 제3의 횡령사건을 잉태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한국 벤처산업의 건강 회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00년 이후 벤처기업의 창업수와 코스닥 등록기업 숫자가 해마다 40~50%씩 줄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벤처기업을 신뢰하지도, 벤처시장이 향후 더 매력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의 비약적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지만 과거와 같은 난잡한 방식은 안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도 “엔론 사태 후 도입된 미국 사베인스-옥슬리법의 경우 불공정행위로 처벌받은 인물은 두번 다시 공개회사의 임원이 되지 못하도록 못박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도 이에 버금가는 강력한 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맡은 삼성경제연구소 강원 연구원은 “벤처 재건을 위한 건강한 환경 조성을 위해 투자자, 벤처기업, 정부의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또다른 벤처 붐(거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부장은 “때로는 금융범죄가 살인보다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며 “투자자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처벌로 시장 교란 세력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등록·퇴출기준을 강화하고 퇴출속도도 높여 우량기업조차 코스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오해받는 일은 없게끔 해야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코스닥 시장, 2부로 전락? 아직은 희망 있다”
내년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통합되면 코스닥 시장은 2부시장으로 전락하게 될까. 연초 대비 지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옥션-다음-하나투어 등 우량등록사들이 잇달아 상장폐지나 거래소행을 택하면서 최근 이런 우려 목소리가 부쩍 높다. 나스닥과 달리 코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15%선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이 단견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 특성상 작은 기업을 키워 내보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영세회사를 키워 배출하는 것이 코스닥 시장의 숙명”이라고 코스닥위 관계자는 말했다. 또 시가총액 상위군만으로 비교한다면 거래소 시장보다 투자자들로부터 크게 외면받고 있지도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제도 보완을 통해 건전성만 회복한다면 ‘벤처 육성’이라는 본연 임무를 십분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코스닥 시장 안팎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우량 애니메이션 제작사였던 한신코퍼레이션이 지난주 만신창이가 된 채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이런 지적은 더욱 높다.
한신코퍼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김진호 전 대표가 횡령을 일삼으면서 순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1999년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로 이름을 날린 골드뱅크(코리아텐더로 변경)에서, 2002년에는 비젼텔레콤(현 케이앤컴퍼니)에서 각각 대규모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금은 한신코퍼 등으로부터 고소당해 기소중지 상태다.
코스닥시장 관계자는 “김진호 같은 인물이 2탕, 3탕씩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모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약한 처벌이 제2, 제3의 횡령사건을 잉태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6일 ‘한국 벤처산업의 건강 회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00년 이후 벤처기업의 창업수와 코스닥 등록기업 숫자가 해마다 40~50%씩 줄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벤처기업을 신뢰하지도, 벤처시장이 향후 더 매력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믿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의 비약적 발전 가능성을 기대하지만 과거와 같은 난잡한 방식은 안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도 “엔론 사태 후 도입된 미국 사베인스-옥슬리법의 경우 불공정행위로 처벌받은 인물은 두번 다시 공개회사의 임원이 되지 못하도록 못박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도 이에 버금가는 강력한 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맡은 삼성경제연구소 강원 연구원은 “벤처 재건을 위한 건강한 환경 조성을 위해 투자자, 벤처기업, 정부의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또다른 벤처 붐(거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부장은 “때로는 금융범죄가 살인보다 끔찍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며 “투자자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강력한 처벌로 시장 교란 세력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등록·퇴출기준을 강화하고 퇴출속도도 높여 우량기업조차 코스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오해받는 일은 없게끔 해야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코스닥 시장, 2부로 전락? 아직은 희망 있다”
내년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이 통합되면 코스닥 시장은 2부시장으로 전락하게 될까. 연초 대비 지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옥션-다음-하나투어 등 우량등록사들이 잇달아 상장폐지나 거래소행을 택하면서 최근 이런 우려 목소리가 부쩍 높다. 나스닥과 달리 코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15%선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이 단견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 특성상 작은 기업을 키워 내보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영세회사를 키워 배출하는 것이 코스닥 시장의 숙명”이라고 코스닥위 관계자는 말했다. 또 시가총액 상위군만으로 비교한다면 거래소 시장보다 투자자들로부터 크게 외면받고 있지도 않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제도 보완을 통해 건전성만 회복한다면 ‘벤처 육성’이라는 본연 임무를 십분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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