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연 평균 수입 924만원
승객은 없고, 사납금``연료비 떼고 나면 남는 것 없어 … 사고라도 나면 끝장
지역내일
2004-10-19
(수정 2004-10-20 오후 12:07:11)
택시업계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경기불황에 따른 승객 감소와 이에 따른 택시업체의 경영위기가 가속화 되면서 여기에 종사하는 택시기사들의 삶은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혼탁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으며, 업체는 각종 편법과 부당행위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현재 택시의 현실은 어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서울 강서지역에 있는 모 택시회사에서 올해로 5년째 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승연씨(가명)는 지난달 26일 동안 만근을 하고 120만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강북지역에 있는 한 회사택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경철씨(가명)도 지난달 115만원을 손에 쥔 것이 수익의 전부다.
김씨나 박씨 모두 하루에 보통 10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으면 10여만원의 운송수입금을 올리고, 여기서 회사에 사납금으로 8만원을 입금시키면 나머지가 자기수입이 되는 것이다.
물론 재수가 좋은 날은 15만원 넘게 수입을 올리기도 하지만 거의 손으로 꼽을 지경이다.
김씨는 “요즘 같은 경우에는 빈 택시로 어슬렁거리는 경우가 더 많다”며 “승객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박씨도 “최근 버스 중앙차로가 늘어나면서 아예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버스보다 느린 택시를 누가 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이들은 노조가 있어 연료비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수입이 나은 편이다. 택시기사들이 가장 부담을 갖는 것이 연료비를 자신이 일부 부담하는 것이다.
김씨의 경우 하루에 보통 30~35ℓ의 LPG를 사용하는데 이중에 자신이 10ℓ를 부담하고 있으며, 박씨의 경우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승객이 감소하고 운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지면서 연료비가 적게 들지만 지난해 5월 전택노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평균 40.21ℓ의 연료를 사용하며, 여기서 24.04ℓ는 회사에서 부담하고, 개인이 16.16ℓ를 부담해 평균 40%가량을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의 추정에 의하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근로자 1인이 부담하는 연료비는 월 평균 27만3000원에 달했으며, 올해부터는 30만원의 연료비 부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지방의 경우나 불법적인 도급차량의 경우에는 연료비 전부를 택시기사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돼 때로는 수입금보다 연료비가 더나오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여기에 차량 세차비와 사고라도 발생해 이를 처리할 경우 적자 월급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택노련 이은규 노사대책국장은 “택시기사들의 경우 개인택시를 몰기 위해서는 무사고 운전이 중요하다”며 “사고 났을 경우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지 않기 위해 자기 돈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고 고충을 말했다.
이처럼 택시운전사들의 임금이나 수입이 바닥을 기면서 정상적으로 생활을 유지하기가 여러워,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는 아예 여자들도 택시운전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택시기사 연 평균 임금 924만원 =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3년 기준 운수업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인택시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1인당 연간 급여액은 92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수업 전체 평균 급여액인 2088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내버스 2280만원, 시외버스 2088만원, 일반화물 2208만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수상운송업(3168만원)이나 항공운송업(5028만원)에 비해서는 20~30%에 불과한 것으로 가히 기아임금에 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임금현황은 노동조합의 자체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국택시노조연맹 대구지역본부가 지난해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임금은 68만1000원, 잔여수입 29만7000원으로 총 97만8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택노련 서울지역본부의 올해 조사에서도 총 임금은 9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2003년12월 발표한 ‘운수업 근로실태 개선방안’에 따르면 “법인택시 운전자의 월소득은 113만원으로 준극빈층에 속하며, 운전자의 이직률은 39.4%에 이른다”고 지적해 택시운전기사들의 생활상 열악함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극빈층의 수준을 갓 모면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왜 이렇게 열악한가 = 우선 가장 큰 원인은 택시업종의 전반적인 수입금의 감소가 가장 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3년 운수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법인택시의 연간 총 매출은 3조172억원으로 2002년도 3조2658억원에 비해 7.6%가 감소했다.
이는 전체 운수업 매출이 2002년에 비해 5.6% 증가한 것에 비하면 15.2%가 감소한 시외버스 업계와 함께 큰 폭의 매출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현재 택시업계의 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일신문 10월12일자 19면 참조)
이러한 수익감소에다 회사택시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임금체계에 따른 왜곡이 상대적인 저임금을 조장하고 있다.
택시노동자들의 경우 전체 임금은 크게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기본급의 경우 회사와 노조유무 등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대게 20~30만원에서 많게는 40~50만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성과급은 택시기사가 매일 운송수익금에서 회사에 납입하는 사납금을 제외한 것이 성과급에 해당한다. 최근 들어 경기불황과 승객감소 등으로 하루 2~3만원 챙기기도 어렵다는 것이 택시기사들의 하소연이다.
여기에 근로자 개인이 부담하는 각종 운행경비가 비용으로 추가된다. 가장 큰 것이 연료비로 매일 1만원~2만원 안팎이 들어간다. 세차비나 사고처리비용까지 부담할 경우 수입은 급감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처럼 택시회사들이 전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임금체계가 근로자들에게 크게 불리하자 정부는 지난 97년 법률을 통해 택시회사의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를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개인들의 운송수익금을 회사가 전액 관리하되, 기본급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성과급을 적절하게 결합하는 방식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택시산업의 발전을 꾀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액관리제의 도입을 의도적으로 미루면서 기존의 왜곡된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해마다 택시노사 및 노정간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정부는 혼탁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지 못하고 있으며, 업체는 각종 편법과 부당행위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한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강력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과연 현재 택시의 현실은 어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은 무엇인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서울 강서지역에 있는 모 택시회사에서 올해로 5년째 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승연씨(가명)는 지난달 26일 동안 만근을 하고 120만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강북지역에 있는 한 회사택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경철씨(가명)도 지난달 115만원을 손에 쥔 것이 수익의 전부다.
김씨나 박씨 모두 하루에 보통 10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으면 10여만원의 운송수입금을 올리고, 여기서 회사에 사납금으로 8만원을 입금시키면 나머지가 자기수입이 되는 것이다.
물론 재수가 좋은 날은 15만원 넘게 수입을 올리기도 하지만 거의 손으로 꼽을 지경이다.
김씨는 “요즘 같은 경우에는 빈 택시로 어슬렁거리는 경우가 더 많다”며 “승객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박씨도 “최근 버스 중앙차로가 늘어나면서 아예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버스보다 느린 택시를 누가 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이들은 노조가 있어 연료비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수입이 나은 편이다. 택시기사들이 가장 부담을 갖는 것이 연료비를 자신이 일부 부담하는 것이다.
김씨의 경우 하루에 보통 30~35ℓ의 LPG를 사용하는데 이중에 자신이 10ℓ를 부담하고 있으며, 박씨의 경우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승객이 감소하고 운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지면서 연료비가 적게 들지만 지난해 5월 전택노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평균 40.21ℓ의 연료를 사용하며, 여기서 24.04ℓ는 회사에서 부담하고, 개인이 16.16ℓ를 부담해 평균 40%가량을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의 추정에 의하면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근로자 1인이 부담하는 연료비는 월 평균 27만3000원에 달했으며, 올해부터는 30만원의 연료비 부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지방의 경우나 불법적인 도급차량의 경우에는 연료비 전부를 택시기사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돼 때로는 수입금보다 연료비가 더나오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여기에 차량 세차비와 사고라도 발생해 이를 처리할 경우 적자 월급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택노련 이은규 노사대책국장은 “택시기사들의 경우 개인택시를 몰기 위해서는 무사고 운전이 중요하다”며 “사고 났을 경우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지 않기 위해 자기 돈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고 고충을 말했다.
이처럼 택시운전사들의 임금이나 수입이 바닥을 기면서 정상적으로 생활을 유지하기가 여러워,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는 아예 여자들도 택시운전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택시기사 연 평균 임금 924만원 =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3년 기준 운수업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법인택시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1인당 연간 급여액은 92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수업 전체 평균 급여액인 2088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내버스 2280만원, 시외버스 2088만원, 일반화물 2208만원에 턱없이 모자란다.
수상운송업(3168만원)이나 항공운송업(5028만원)에 비해서는 20~30%에 불과한 것으로 가히 기아임금에 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임금현황은 노동조합의 자체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국택시노조연맹 대구지역본부가 지난해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임금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임금은 68만1000원, 잔여수입 29만7000원으로 총 97만8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택노련 서울지역본부의 올해 조사에서도 총 임금은 9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2003년12월 발표한 ‘운수업 근로실태 개선방안’에 따르면 “법인택시 운전자의 월소득은 113만원으로 준극빈층에 속하며, 운전자의 이직률은 39.4%에 이른다”고 지적해 택시운전기사들의 생활상 열악함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극빈층의 수준을 갓 모면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왜 이렇게 열악한가 = 우선 가장 큰 원인은 택시업종의 전반적인 수입금의 감소가 가장 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3년 운수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법인택시의 연간 총 매출은 3조172억원으로 2002년도 3조2658억원에 비해 7.6%가 감소했다.
이는 전체 운수업 매출이 2002년에 비해 5.6% 증가한 것에 비하면 15.2%가 감소한 시외버스 업계와 함께 큰 폭의 매출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현재 택시업계의 실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일신문 10월12일자 19면 참조)
이러한 수익감소에다 회사택시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임금체계에 따른 왜곡이 상대적인 저임금을 조장하고 있다.
택시노동자들의 경우 전체 임금은 크게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기본급의 경우 회사와 노조유무 등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대게 20~30만원에서 많게는 40~50만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성과급은 택시기사가 매일 운송수익금에서 회사에 납입하는 사납금을 제외한 것이 성과급에 해당한다. 최근 들어 경기불황과 승객감소 등으로 하루 2~3만원 챙기기도 어렵다는 것이 택시기사들의 하소연이다.
여기에 근로자 개인이 부담하는 각종 운행경비가 비용으로 추가된다. 가장 큰 것이 연료비로 매일 1만원~2만원 안팎이 들어간다. 세차비나 사고처리비용까지 부담할 경우 수입은 급감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처럼 택시회사들이 전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임금체계가 근로자들에게 크게 불리하자 정부는 지난 97년 법률을 통해 택시회사의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를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개인들의 운송수익금을 회사가 전액 관리하되, 기본급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성과급을 적절하게 결합하는 방식을 요구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택시산업의 발전을 꾀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액관리제의 도입을 의도적으로 미루면서 기존의 왜곡된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해마다 택시노사 및 노정간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