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빚쟁이만 남게됐다”

수도이전 원점-충청권 반응

지역내일 2004-10-22 (수정 2004-10-22 오전 11:03:30)
헌재의 판결 이후 충남 연기군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동안 수도이전 예정지 주민들은 토지가 수용돼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위헌 결정에 대해서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연기군청 이모 계장은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드러내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모두 한숨을 내쉬고 있다”며 “행정수도 이전으로 지역발전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연기군은 완전 초상집 분위기다”고 밝혔다.
수도이전 예정지인 연기군 남면 종촌리 임모(55)씨는 “이곳 사람들은 모두 빚쟁이가 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토지가 수용되면 이주하려고 농협과 친인척들로부터 돈을 빌려 인근 땅을 비싸게 샀다”고 털어놓았다.
행정수도 후보지로 결정된 이후 줄곧 ‘이전 반대’를 주장해 왔다는 박 모(54·농업)씨는 “사
실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한 이유는 제대로 된 보상과 이주대책을 원했기 때문”이라면서 “
막상 행정수도 이전이 수포로 돌아가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임헌규(53)씨는 “연기군 남면농협의 대출금이 500억을 넘긴 것으로 안다”면서 “이 돈은 모두 이 곳 주민들이 대출했고, 가격차익이나 이주를 목적으로 인근 땅을 사는 데 사용했다”면서 “이제 모두 빚쟁이가 됐다”며 한숨만 내셨다.
이곳 주민들은 면 단위농협의 대출금 500억원과 사금융, 친인척을 포함하면 주민들이 빌린 돈은 수천억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민들의 한탄을 뒤로 하고 음식점을 나와 부동산중개소를 찾았다. 이 곳에서도 대여섯명의 주민들이 소주 한 병을 놓고 한숨 섞인 푸념들을 늘어놓고 있었다.
“행정수도의 꿈을 안고 인천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는 공인중개사 박모씨는 헌재 발표 이후 내내 토지거래를 주선한 고객들로부터 “땅값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원망 섞인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김 모씨는 “부동산 투기를 막는다며 우리를 죄다 전과자로 만들더니 이제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한다”면서 “처음 국회 통과부터 막았어야지 이제 와서 웬 딴죽이냐”며 수도이전을 반해한 한나라당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에 반대하고 막던지, 이제 와서 이러는 건 무슨 경우냐”며 “한나라당은 충청도와는 영원히 남남인 당”이라고 헌재 결정에 환호하는 한나라당을 원망했다.
헌재 판결 이후 염홍철 대전시장과 이원종 충북도지사, 심대평 충남도지사는 곧바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결정에 대한 허탈감과 아쉬움을 밝혔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헌재 결정으로) 신행정수도 건설이 차질을 빚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당혹스럽다”며 “이번 결정이 신행정수도 건설의 당위성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특별법의 위헌성을 지적했다는 점을 주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원종 충북도지사도 기자회견을 통해 “신행정수도 건설에 큰 기대를 걸었던 충청권으로서는 헌재 결정은 충격적이며, 실망 또한 크다”고 말했다.

/연기=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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