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공중에 ‘붕’ 떴다.
또 다른 도발이든 ‘사탕’이든 무언가를 제공할 거라고 기대(?)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바라던 어떤 것도 주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5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에서 국회에 대한 별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노 대통령의 반응을 기다렸던 한나라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계속 강경노선으로 가기에는 여론의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강경으로만 치우쳤던 ‘탄핵’ 경험을 거울삼아, 지금이라도 이해찬 총리의 정치적 파면을 선언하고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 입만 바라보다...= 4일 오전 이해찬 총리 규탄대회를 마친 한나라당은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하기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계획됐던 투쟁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 막상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만 해도 ‘승기’를 잡고 의기양양하던 한나라당이 갑갑해진 것은 강경노선으로 기울면서 이해찬 총리 파면 요구 이후 국면 전환의 타이밍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옳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강경파도 어찌됐든 1주일간 ‘푸닥거리’를 한 상태여서 다른 계기 없이 강경 노선을 그대로 끌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노 대통령이 강경투쟁 노선을 그만둘 명분을 주길 바랐지만 제대로 된 계기도 없었다.
결국 한나라당은 국회에 들어갈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국회 등원 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참석자들의 다수는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대표도 ‘이 총리 일보다는 여당이 추진 중인 4개 쟁점 법안을 막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다만 강경파 의원들의 대응과 당내 리더십의 부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연 당 지도부가 강경파 목소리를 제대로 조정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국회 파행 사태가 한나라당내에선 기싸움 성격까지 비화돼 버렸다. 당 일각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최고 성과는 한나라당 내의 강경파와 온건파를 찢어놓았다”는 조소까지 나돌 정도다.
◆탄핵에서 배워라= 이렇듯 딜레마에 처해 있으면서도 아슬아슬한 강경노선을 걷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탄핵국면과 흡사하다’며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연초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해 놓고 사과를 기대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3월 11일 노대통령의 강성 발언으로 12일 탄핵을 강행했다. 탄핵이 가결되기 전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치적 탄핵’을 선언하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국민들의 여론은 한나라당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왔으며, 여론은 언제든지 바뀌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4·15 총선에서 제1당을 내 주었다.
지금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총리의 발언이 파행정국을 몰고 왔다는 것에 다수의 국민들은 동의하고 있다. 이때 한나라당이 유리한 국민여론을 계속 등에 업기 위해서는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정치적 결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해찬 총리의 해임건의안이나, 파면결의안 등을 본회의에 상정하면서 ‘이해찬 총리의 정치적 파면’을 선언하는 것이 한나라당이 사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의원은 “박근혜 대표와 지도부가 견지해 왔던 합리적인 노선이 사라지고, 스스로 비판했던 강경 투쟁노선으로 당 색깔이 바뀌는 것은 향후 정국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분히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이제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구하겠습니다’는 한나라당의 당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백왕순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또 다른 도발이든 ‘사탕’이든 무언가를 제공할 거라고 기대(?)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바라던 어떤 것도 주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5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에서 국회에 대한 별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노 대통령의 반응을 기다렸던 한나라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계속 강경노선으로 가기에는 여론의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강경으로만 치우쳤던 ‘탄핵’ 경험을 거울삼아, 지금이라도 이해찬 총리의 정치적 파면을 선언하고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 입만 바라보다...= 4일 오전 이해찬 총리 규탄대회를 마친 한나라당은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노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하기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계획됐던 투쟁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 막상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만 해도 ‘승기’를 잡고 의기양양하던 한나라당이 갑갑해진 것은 강경노선으로 기울면서 이해찬 총리 파면 요구 이후 국면 전환의 타이밍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국회에 들어가는 것이 옳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강경파도 어찌됐든 1주일간 ‘푸닥거리’를 한 상태여서 다른 계기 없이 강경 노선을 그대로 끌고 가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노 대통령이 강경투쟁 노선을 그만둘 명분을 주길 바랐지만 제대로 된 계기도 없었다.
결국 한나라당은 국회에 들어갈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국회 등원 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참석자들의 다수는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대표도 ‘이 총리 일보다는 여당이 추진 중인 4개 쟁점 법안을 막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다만 강경파 의원들의 대응과 당내 리더십의 부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연 당 지도부가 강경파 목소리를 제대로 조정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국회 파행 사태가 한나라당내에선 기싸움 성격까지 비화돼 버렸다. 당 일각에서는 “이해찬 총리의 최고 성과는 한나라당 내의 강경파와 온건파를 찢어놓았다”는 조소까지 나돌 정도다.
◆탄핵에서 배워라= 이렇듯 딜레마에 처해 있으면서도 아슬아슬한 강경노선을 걷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탄핵국면과 흡사하다’며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연초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해 놓고 사과를 기대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3월 11일 노대통령의 강성 발언으로 12일 탄핵을 강행했다. 탄핵이 가결되기 전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치적 탄핵’을 선언하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국민들의 여론은 한나라당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결과를 가지고 왔으며, 여론은 언제든지 바뀌는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4·15 총선에서 제1당을 내 주었다.
지금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 총리의 발언이 파행정국을 몰고 왔다는 것에 다수의 국민들은 동의하고 있다. 이때 한나라당이 유리한 국민여론을 계속 등에 업기 위해서는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정치적 결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해찬 총리의 해임건의안이나, 파면결의안 등을 본회의에 상정하면서 ‘이해찬 총리의 정치적 파면’을 선언하는 것이 한나라당이 사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의원은 “박근혜 대표와 지도부가 견지해 왔던 합리적인 노선이 사라지고, 스스로 비판했던 강경 투쟁노선으로 당 색깔이 바뀌는 것은 향후 정국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분히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이제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구하겠습니다’는 한나라당의 당 방향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백왕순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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