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노인 빈곤층,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는 없는가?(박필규 2004.11.17)

지역내일 2004-11-17 (수정 2004-11-17 오후 1:13:23)
노인 빈곤층,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는 없는가?
박필규 CJ 사회공헌팀

CJ 주식회사 사회공헌팀에서 기업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빈곤아동과 결식노인을 주 지원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많은 빈곤 노인을 만나면서 그분들에게 한 끼의 도시락과 잠깐의 기쁨은 드릴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노인들을 행복하게 해드릴 수 없는 한계를 절감하곤 한다.
며칠 전 회사의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 은평구 구산동 산동네(음성 폐결핵 환자마을)를 방문했다가 충격적 얘기를 들었다. 나는 대학시절 4년 동안 그곳에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바 있었는데, 나를 너무나 좋아하셨던 노부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이제 겨우 60대 초반 정도의 분들이셨는데 말이다.
당시의 봉사활동은 노인 가정을 방문해 말벗을 하면서 그분들을 사회와 이어주겠다는 목표로 진행됐다. 그 과정에서 나는 그 시절 그분 내외와 각별한 사이가 됐다. 그분들은 너무 가난해 젖먹이 딸을 입양 보내고 난 후로 자식도 없었다.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않으시더니 1년 넘게 찾아 뵈니 판잣집 단칸방이지만 안방을 내주셨을 정도로 가까워 졌다. 한 번은 아주머니가 다쳐서 적십자병원에 입원했는데, 아저씨도 역시 다른 병원에 입원해 있어, 봉사 동아리 동료들과 번갈아 가면서 아주머니 병간호를 했던 적이 있다. 아주머니 모시고 화장실도 다니고 소변통도 비워드리고 하면서 가족 같은 정을 서로 나눌 수 있었다. 대학 졸업하면서 취직된 것을 누구보다 함께 기뻐해 주셨고, 첫째 딸을 낳은 날 전화 드렸더니 손주를 본 것처럼 기뻐 하셨던 분이셨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가 지난 8월에 암으로 돌아가셨으며, 아저씨는 이후 슬픔과 외로움에 마신 술로 인해 11월 초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주머니는 부담주기 싫으셨는지 야속하게도 나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으셨다. 물론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던 내 잘못이 크겠지만 말이다. 지난 해 12월 회사 봉사자들과 찾았을 때, 배고프면 라면 끓여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아주머니가 병원을 미리 찾아 병을 키우지 않으셨다면 그리 일찍 돌아가시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만약 아저씨에게 희망이 보였다면 술로 하루 하루를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렇게 급하게 생을 마감하지도 않으셨을 것이다.
지난 14년 동안 내가 지켜봤던 노부부는 결국 가난으로 인해 급하게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 분들에게 삶은 그저 목숨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셨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기쁨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우리 사회가 빈곤 노인층을 위해 하고 있는 지원은 최소한의 생계비 보조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격을 얻기도 쉽지는 않다. 사회 안전망은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단계를 넘어 기쁨과 희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우리는 빈곤 노인층을 위한 따뜻한 손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주머니 아저씨 다음 세상에선 부잣집에서 태어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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