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석으로 국가과학기술 방향 잡아줄 것”
세계적 수준으로 특허심사 질․속도 개선 ... 내년 재택근무 단계 시행키로
“특허청 직원들은 세계적인 인재이며 실력도 세계수준이므로 질적으로도 세계수준으로 만들것이다.”
김종갑 특허청장의 일성이다. 특허심사의 속도와 질을 높이고 특허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서 제시할 목표도 이미 정해놓은 상태였다. 변화와 개혁의 밑그림이 이미 그려진 느낌이었다. 재택근무, 단일호봉제, 평가시스템 개선 등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김 청장은 부임한 지 두 달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특허청의 비전을 그리고 구체적인 절차마저 계획해 놓은 것이었다. “상공부 통상정책과, 통상산업부 통상협력국장, 산자부 산업정책국장, 산자부 차관보 등을 거쳤는데 이게 특허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어색하지 않다”면서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다.
또 “무엇보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직접 체험하고 특허가 자신들의 주위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2006년까지 교육청에 180개 발명공작교실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항상 예산이다. 심사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인원확충이 급선무이고 교육이나 특허지원을 위해서는 투자자금이 만만치 않게 필요하다. 김 청장은 ‘세일즈’역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특허심사 대기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안은 무엇인가.
최근 제품의 수명이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 특허를 써 먹기도 전에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각 나라마다 특허심사기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허행정을 전산화하고 선행기술 조사의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등 자구노력을 갖춰놓은 상태다. 또 2002년에는 70명, 2003년과 올해는 각각 60명과 55명의 특허 심사관을 증원했다.
그러나 특허와 실용신안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11%씩 증가해 200년에 20.6개월 걸리던 특허심사가 2003년에는 22.1개월로 늘었다. 심사인력 확충, 심사업무의 아웃소싱, 심사관 등급제 활성화 등으로 특허심사 기간을 2007넨에는 12개월이내로 대폭 단축하겠다.
심사의 질적 개선 방안은 무엇인가.
심사관 1인당 심사물량을 적정하게 줄이고 심사팀제를 활성화해 경력심사관의 경험을 효율적으로 전수토록 하겠다. 북합기술 출원에 대한 심사관의 교육기회를 늘리는 등 심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겠다.
변화의 바람이 예상되는데 주요 개혁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세계적인 수준이 되려면 공감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먼저 평가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통해 투명한 인사를 할 것이다.
‘단일호봉제’ 도입으로 직급과 상관없이 평가에 의해 호봉을 올리게 만들 것이며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 인력 예산 등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기진작을 위해 해외연수 등을 현재의 연 70명(출장은 300명)에서 두배정도 늘릴 생각이다.
내년 3월부터는 재택근무를 시행하겠다. 물론 처음엔 1주일 중 하루만 적용했다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특허청이 먼저 시행한 정책이다.
특허청 혁신의 목표는 ‘체인지 마이셀프’다. 심사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팀제를 적극 활성화하고 있고 직원상호간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각 실, 국, 과간의 1일 교환근무제를 도입해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집중근무시간제, 다면평가활성화, 지식공유를 위한 지식마일리지제도 등 심사관의 자율적 역량분출을 휘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어린이 발명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있는데.
발명공작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은 요리하는 것이다. 창의력에는 직접하는 것이 제일 좋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 창의력이 급성장한다. 2006년까지 현 143개의 발명공작교실을 180개로 늘릴 것이다. 또 특허교육센터를 건립해 어린이들이 좀더 넓은 공간에서 자동차도 부수고 다시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허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책은 있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소요자금을 지원하고 기술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융자 1280억원, 출연 490억원 등 모두 1831억원의 지원예산을 준비해놨으며 앞으로 지원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한국지식재산센터 내에 특허기술정터를 설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기술을 사고팔수 있도록 열어놨다. 또 중소기업 우수특허제품의 판로지원을 위해 이달말엔 사이버 쇼핑몰을 열 생각이며 매년 특허기술대전도 열고 있다.
특허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법은 있나.
특허정보는 온라인서비스(KIPRIS)를 통해 무료로 제공되며 중소기업엔 특허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자문해주는 특허기술정보 분석사업도 추진 중이다. 24개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특허지도를 작성해 보급하고 있으며 기업 스스로 대규모 특허정보를 분석할 수 있도록 특허정보분석시스템(PIAS)을 개발, 무료보급하고 있다. 이달엔 특허정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허정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12월엔 ‘특허정보 활용 핸드북’을 발간할 예정이다.
특허정보를 분석해 활용할 방법은 없나.
특허정보를 분석하면 과학기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특허동향을 연구해서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연구개발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국가 R&D 관리규정’에서 이젠 중요한 R&D를 진행하기 전엔 반드시 특허선행기술을 조사토록 하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나가는 게 좋은 지 자문을 구하도록 했다. 특허기술이 상품화되는 것도 지원하되 특히 중소기업, 영세기업, 장애인, 학생 지원을 특히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R&D성과가 세계 4위다. 이렇게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다. 각 분야에서 지적재산권의 권리화 의식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부의 연구용역에 대해서는 될 수있으면 특허를 취득하고 이것으로 평가토록 할 생각이다. 관리체계도 새롭게 정비해 정부 연구용역에 코드를 붙여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인터넷시대다. 이를 어느 정도나 활용하고 있나.
현재의 특허넷(KIPOnet)은 접수, 통지, 증명서 발급, 수수료 납부 등 모든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전자출원활용률은 타 기관의 전자민원 활용률 평균 23%보다 크게 높은 89%에 달한다. 특허넷 이용을 통해 연간 행정비용만 300억원, 민원비용 2000억원을 절감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 현재의 특허넷을 업그레이드한 특허넷Ⅱ도 내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민원분야 시스템 개발이 완료단계에 왔고 이달부터는 테스트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24시간 365일 전자민원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대담:김종필 충청본부장
정리: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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