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구조조정 이어 실적할당 ‘찬바람’
대리급에 3억6천만원 유치 압박 … 직원들 “업계불황 희생양 만드는 꼴”
지역내일
2004-12-01
(수정 2004-12-01 오전 11:47:30)
구조조정 위협에 시달리던 증권사 직원들이 이번에는 실적 할당에 울상을 짓고 있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산불리기 경쟁에 나서면서 직원들에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유치해올 것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자산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부터 내년 3월까지 ‘서바이벌 2005자산증대 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시중유동자금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직원들에게 직급별로 목표액수를 정해주고 단기간내에 거액의 자산유치를 하자는게 자산증대 운동의 골자다. 입사 5년차 대리급에게 3억6000만원의 유치 지시가 떨어지는 등 직급별로 최소 3억원에서 수십억원대까지 유치 목표액수가 주어졌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전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자산유치 운동 덕분에 지난달 3000억원 가량을 끌어모았다는 후문이다.
LG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이달말까지 ‘2004 WM 자산·수익 증대 캠페인’이란 이름의 자산증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산 5000억원, 수익 20% 증대가 목표치다. 본사를 제외한 전국 영업점 직원들에게 할당된 목표치는 1인당 최소 수억원씩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증권은 개인별 할당액수는 정해주지 않았지만 눈치가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10월부터 시작해 이달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적립식랩과 예탁자산 등에서 벌써 1조원대의 자산을 끌어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10월초 자산불리기 경쟁에 불을 붙인 삼성증권은 두달만에 3조3297억원 유치라는 성과에 흡족한 표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대우채나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그동안 신규투자를 중단했던 휴면 고객들의 신규투자를 이끌어낸 결과”라며 “농협 등 서민금융기관을 신규고객으로 대거 유치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자랑했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산유치 경쟁에 나선 것에 대해 한 대형 증권사 간부는 “400조원대에 이르는 개인금융자산을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향후 금융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며 “이같은 위기감 때문에 이전과 달리 본사 직원까지 포함해 대대적인 자산유치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지나친 처사’라는데 입을 모은다. 모 대형증권사의 대리급 직원은 “불과 얼마전까지 무차별적인 구조조정 위협에 시달렸는데 불과 며칠만에 수억원을 유치해오라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경제난이 한창인데다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거액유치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직원들만 업계 불황의 희생양으로 내세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자산불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부터 내년 3월까지 ‘서바이벌 2005자산증대 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시중유동자금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직원들에게 직급별로 목표액수를 정해주고 단기간내에 거액의 자산유치를 하자는게 자산증대 운동의 골자다. 입사 5년차 대리급에게 3억6000만원의 유치 지시가 떨어지는 등 직급별로 최소 3억원에서 수십억원대까지 유치 목표액수가 주어졌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전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자산유치 운동 덕분에 지난달 3000억원 가량을 끌어모았다는 후문이다.
LG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이달말까지 ‘2004 WM 자산·수익 증대 캠페인’이란 이름의 자산증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산 5000억원, 수익 20% 증대가 목표치다. 본사를 제외한 전국 영업점 직원들에게 할당된 목표치는 1인당 최소 수억원씩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증권은 개인별 할당액수는 정해주지 않았지만 눈치가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다. 10월부터 시작해 이달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적립식랩과 예탁자산 등에서 벌써 1조원대의 자산을 끌어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10월초 자산불리기 경쟁에 불을 붙인 삼성증권은 두달만에 3조3297억원 유치라는 성과에 흡족한 표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대우채나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그동안 신규투자를 중단했던 휴면 고객들의 신규투자를 이끌어낸 결과”라며 “농협 등 서민금융기관을 신규고객으로 대거 유치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자랑했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산유치 경쟁에 나선 것에 대해 한 대형 증권사 간부는 “400조원대에 이르는 개인금융자산을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향후 금융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며 “이같은 위기감 때문에 이전과 달리 본사 직원까지 포함해 대대적인 자산유치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지나친 처사’라는데 입을 모은다. 모 대형증권사의 대리급 직원은 “불과 얼마전까지 무차별적인 구조조정 위협에 시달렸는데 불과 며칠만에 수억원을 유치해오라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경제난이 한창인데다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거액유치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직원들만 업계 불황의 희생양으로 내세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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