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관의 초심과 눈물
김 관 기 권선택 의원 보좌관
일요일, 국회는 절간 같다. 매일 들리던 국회 앞 데모대의 앰프소리도 멈추고, 의원회관 8층에서 바라보는 국회 풍경은 정물화처럼 조용하다.
내일 내보낼 보도자료 작성, 국회파행으로 아직 처리되지 못한 상임위 법률안 대책, 여야대치로 아직 끝나지 않은 예산안 처리대책, 국회 간첩조작 사건 대응방안 등 책상 위에는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밥 먹고 양치질 안 한 것처럼 항상 개운치가 못하다. 언제쯤 맘 편히 쉴 수 있을지….
국회 보좌관 생활 7개월 째. 계절이 세 번 바뀌고 시간은 벌써 12월의 끝자락에 서 있다. 탄핵 정국 후 국민의 염원을 안고 시작한 17대 개혁국회의 보좌관 생활을 선택한 후 내가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은 ‘초심’과 ‘눈물’이었다.
87년 6월 항쟁의 아스팔트 위에서 젊음을 받쳐 이루고자 했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첫 딸인 나영이를 낳고 그 녀석의 얼굴을 대하고 다짐했던 아빠로서의 약속, 17대 총선을 치르며 정성을 다해 유권자를 모셨던 절박함 등의 초심을 지키는 것은 보좌관 생활을 하는 나의 첫 번째 기본이다.
그리고 눈물…. 고등학교 수업 때 ‘대장부는 세 번 눈물을 흘린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나는 눈물 많은 것을 소인배의 나약함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 내가 흘린 눈물은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갖게 해줄 수 있게 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었고, 올 초 3월에 대통령 탄핵을 보면서 흘린 눈물은 말 그대로 분노의 눈물이었다.
그리고 지난 주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간첩조작 발언과 다음 날 의원총회에서 당사자인 이철우 의원의 신상발언을 들으면서 흘렸던 눈물은 사명감 같은 것이었다. 난 아직도 내가 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현실정치의 한복판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사는 나에게 초심과 눈물은 나를 지키는 신앙이다.
대전에 있는 아내와 세 딸과 떨어져서 국회 앞 신길동 반지하 셋방에서 살아야 하는 괴로움과 빠듯한 살림살이가 힘들지만 나는 아직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일주일에 85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고 과중한 스트레스에 머리카락은 다 빠져도 말이다.
파행을 겪고 있는 17대 국회가 초등학교 반장선거만도 못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이루 말 할 수 없지만 우리들의 작은 몸부림이 개혁과 민주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보좌관으로 사는 나의 바람이자 희망사항이다.
일요일 저녁, 신길동 시장통 분식집에서 저녁을 때우고 온기 없는 셋방으로 퇴근하면서도,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김 관 기 권선택 의원 보좌관
일요일, 국회는 절간 같다. 매일 들리던 국회 앞 데모대의 앰프소리도 멈추고, 의원회관 8층에서 바라보는 국회 풍경은 정물화처럼 조용하다.
내일 내보낼 보도자료 작성, 국회파행으로 아직 처리되지 못한 상임위 법률안 대책, 여야대치로 아직 끝나지 않은 예산안 처리대책, 국회 간첩조작 사건 대응방안 등 책상 위에는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이 산처럼 쌓여있다. 밥 먹고 양치질 안 한 것처럼 항상 개운치가 못하다. 언제쯤 맘 편히 쉴 수 있을지….
국회 보좌관 생활 7개월 째. 계절이 세 번 바뀌고 시간은 벌써 12월의 끝자락에 서 있다. 탄핵 정국 후 국민의 염원을 안고 시작한 17대 개혁국회의 보좌관 생활을 선택한 후 내가 스스로에게 다짐한 것은 ‘초심’과 ‘눈물’이었다.
87년 6월 항쟁의 아스팔트 위에서 젊음을 받쳐 이루고자 했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첫 딸인 나영이를 낳고 그 녀석의 얼굴을 대하고 다짐했던 아빠로서의 약속, 17대 총선을 치르며 정성을 다해 유권자를 모셨던 절박함 등의 초심을 지키는 것은 보좌관 생활을 하는 나의 첫 번째 기본이다.
그리고 눈물…. 고등학교 수업 때 ‘대장부는 세 번 눈물을 흘린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나는 눈물 많은 것을 소인배의 나약함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 내가 흘린 눈물은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통령을 갖게 해줄 수 있게 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이었고, 올 초 3월에 대통령 탄핵을 보면서 흘린 눈물은 말 그대로 분노의 눈물이었다.
그리고 지난 주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간첩조작 발언과 다음 날 의원총회에서 당사자인 이철우 의원의 신상발언을 들으면서 흘렸던 눈물은 사명감 같은 것이었다. 난 아직도 내가 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현실정치의 한복판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사는 나에게 초심과 눈물은 나를 지키는 신앙이다.
대전에 있는 아내와 세 딸과 떨어져서 국회 앞 신길동 반지하 셋방에서 살아야 하는 괴로움과 빠듯한 살림살이가 힘들지만 나는 아직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일주일에 85시간 이상의 중노동에 시달리고 과중한 스트레스에 머리카락은 다 빠져도 말이다.
파행을 겪고 있는 17대 국회가 초등학교 반장선거만도 못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이루 말 할 수 없지만 우리들의 작은 몸부림이 개혁과 민주화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보좌관으로 사는 나의 바람이자 희망사항이다.
일요일 저녁, 신길동 시장통 분식집에서 저녁을 때우고 온기 없는 셋방으로 퇴근하면서도,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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