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소박하고 따뜻한 종무식 ‘눈길’

결식아동 공부방 꾸미기 등 ‘이웃과 함께’ …‘음주가무’ 대신 전 직원 미장원에서 깜짝 변신

지역내일 2004-12-16 (수정 2004-12-16 오전 11:51:56)
“지루하고 형식적인 종무식 그만, 기억에 남는 행사를 원한다”
경기침체의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기업들의 훈훈하고 소박한 종무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팀청소기를 생산하는 (주)한영베스트는 오는 28일 회사 근교의 부천시 중동 아동센터공부방에서 어린이들과 종무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직원들은 30평 남짓한 공부방을 도배하고, 책꽂이를 채워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 또 급식방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케이크을 만들면서 새해 소망을 적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 아동센터공부방은 12월 초에 공부방 문을 처음 열어 환경이 매우 열악한 편”이라며 “방학 때는 어린이들이 이곳에서 점심 한 끼 식사를 꼭 해결해야 하는 결식 아동도 많아, 공부방과 급식방을 꾸며주게 됐다”고 말했다.
㈜한영베스트 한경희 사장은 “고객과 함께 행사의 뜻을 나누기 위해 이번 종무식을 계기로 집에서 자녀들이 보던 헌책 5권을 보내주는 소비자에게는 한경희 스팀청소기를 구입시 10%할인 혜택을 드린다”고 말했다.
광고·홍보 대행사 (주)인터미디어 크리에이티브는 ‘자유로움과 개성’을 중시한다는 회사의 2005년 경영방침에 맞게 전 직원이 미용실을 방문해 변신하는 종무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헤어스타일을 바꾼 후 직원들은 올 1월에 찍은 ‘나의 2004 계획’을 함께 시청할 것”이라며 “한해 동안 ‘이룬 것’과 ‘놓친 것’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개성 있는 종무식으로 올 한해를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무식을 앞당겨 진행하는 회사도 있다. 직원들이 가족들과 함께 차분하게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의료기기 전문회사 메디슨은 29일 종무식을 마무리해, 직원들은 30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여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외에도 ‘술자리 회식’ 대신 경영진과 직원들이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송년회도 잇따르고 있다.
화장품 그룹 로레알은 지난 11일 임직원이 자신의 소중한 물품을 기증, 판매하는 ‘로레알 가족이 함께 만드는 소중한 바자회’를 열었다.
클라우스 파스벤더 사장, 김상주 회장과 가수 보아, 이효리 등 로레알의 각 브랜드 모델 등도 참여해 소장품을 기증했으며, 수익금 전액은 아동?청소년 그룹홈에 전달됐다. 로레알은 또 이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세대재단과 함께 2004년부터 향후 3년간 아동·청소년 그룹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 11일 임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아름다운 토요일 홈플러스 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승한 사장은 도자기, 시계 등 5가지 물품을 기증하고 일일 점원으로 물건을 직접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또 오는 17일 바자회로 회사 송년회를 대체해, 직원들이 기증한 1000여점의 물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홈플러스의 이승한 사장은 “연말 연시에 불우이웃을 돕는 이러한 행사가 앞으로도 크게 확대돼 풀뿌리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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