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돌아본다] 세계가 주목한 기업인

지역내일 2004-12-17 (수정 2004-12-17 오전 11:17:24)
국내 경제가 어느때보다 극심한 불황에 시달린 2004년이었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혁신과 개선으로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기업인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의 성공비결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닛산자동차 카를로스 곤 회장
관습파괴 과감한 개혁이 성공비결
부채 100억불 회사 인수해 4년만에 42억불 순이익

올해 초, 부임한 지 3년이 채 못돼 파산 직전의 닛산을 회생시킨 닛산 자동차 회사의 사장이자 최고경영자인 카를로스 곤(Carlos Ghosn·49)에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본 닛산자동차 카를로스 곤 사장이 1999년 제창한 ‘닛산 재건계획’은 ‘계열 해체’를 통해 비용을 삭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곤 사장은 최근 정반대로 ‘계열 강화’ 계획으로 경영전략을 대전환 해 현실을 파악해 일순간에 경영노선을 대전환하는 ‘카를로스 곤 방식’의 기업경영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있다.
12월 초, 곤은 닛산 산하 부품제작회사 ‘칼소닉 칸세이’를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자동차회사가 획기적인 전자제어기술 등을 보유한 부품회사에게 종속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회사가 기술과 수익성이 높은 부품회사와 관계강화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1999년 프랑스 국영기업 르노사의 경영진은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해외 파트너를 물색, 당시 1조 엔 가까운 부채로 파산 직전에 몰려 있던 일본 2위 자동차회사 닛산의 자산 36%를 인수했다. 숨 가쁜 인수전이 끝난 뒤 루이 슈바이처 르노사 사장은 카를로스 곤에게 닛산의 재건을 맡겼다.
일본 도착 6개월 후 곤은 200억 유로의 예산이 투입되는 ‘닛산 재생 계획’을 제시했다.
30%의 설비 감축, 5개 공장 폐쇄, 전체 직원 중 20%에 해당하는 2만1천명의 감원, 후지중공업 등 수익성이 불투명한 관련 사업 매각 등, 현지 관습을 무시한 듯한 곤의 전략은 일본 사회에 일대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그의 전략은 성공했다. 4년이 지난 2003년, 닛산은 순이익이 4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의 이름은 전 일본을 뒤흔들었다.
닛산의 성공 과정만큼이나 곤의 개인적 삶 또한 특이하다. 20세기 초에 브라질로 이민한 레바논출신 가정에서 태어난 곤은,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레바논으로 갔다. 프랑스 문화에 애착을 가진 부모는 그를 예수회 수도사가 운영하는 노트르담 드 베루트 중학교에 보낸다.
대학을 마친 후 미쉐린사에 첫 입사한 그는 다양한 직급을 거쳐 계열사 사장에 오른다. 그러나 권력 세습을 둘러싼 미쉐린의 기업 풍토에 회의하던 그는 당시 자신에 이어 2인자를 물색하던 루이 슈바이처 르노 사장의 연락을 받고 곧장 짐을 쌌다.
이렇게 르노사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대대적인 비용절감 계획을 주도하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 그러자 슈바이처 사장은 곤에게 닛산 부활이라는 임무를 맡겼고, 그는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그의 이런 눈부신 성공의 비결은 무엇인가. 카를로스 곤은 인간과 재정상태라는 두가지 요소에 몰두했다.
그의 힘은 인간을 다루는 방법에서 온다. 그는 먼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서 시작한다.
닛산에서 그가 행한 모든 활동은 “설명, 설득, 훈련”이라는 세 가지 단어로 집약될 수 있다. 그는 또한 최종적 심판자는 결과이며 사람은 항상 이익을 창출하는 능력에 의해 판단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의 대화는 대부분 ‘가치 창출, 생산성, 투자 수익’ 등으로 장식된다.
그는 동시에 습관을 뒤흔들고 다른 세계에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다. 일례로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성장할 중국의 잠재력에 기대를 건다. 곤은 중국 시장에서 닛산을 다시 한 번 도약시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닛산의 주가는 르노사의 세배에 달하지만 곤의 야심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르노사는 지난해 240만대인 판매대수를 2010년까지 연간 400만대가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다 닛산의 예상 판매대수까지 합치면 2010년이면 GM과 도요타를 밀어내고 세계 1위에 오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르노와 닛산은 이미 단일화 작업을 시작했고, 카를로스 곤이 르노와 닛산 양쪽의 최고경영자를 모두 맡게 되는 내년 4월부터 양사의 세부 매출내역과 순익이 통합·발표된다. 그럴 경우 르노-닛산그룹은 단숨에 ‘글로벌 5’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지혜·정대웅 리포터 2main@naeil.com

■ 중국 레노보 류촨즈 회장
유명상표 인수해 세계적 기업 도약
IBM PC사업분야 인수로 올 한해 400% 성장 전망

세계의 공장으로 입지를 굳힌 중국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서구의 기업들을 인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력의 확보에 있다. 중국상품은 품질에 비해 브랜드력이 약하기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저가상품으로 취급 받아왔다. 당연히 이익구조가 열악할 수 밖에 없었다. 류 촨즈 회장이 이끄는 중국기업 레보노가 12월 8일 IBM의 PC사업부분을 인수한 것도 이런 흐름가운데 하나다. 레보노와 IBM의 거래는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이번 거래는 13개월간의 협상을 거쳐 이루어졌지만 인비저니어링그룹의 분석가 리차드 도거티가 이 거래를 “PC업계의 쿠데타”라고 부를 정도로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았고 마치 최근 중국경제와 미국경제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면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레노보 회장 류 촨즈는 1985년 중국 시장에 컴퓨터를 수입 판매하기 위해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낡은 양복을 입고 IBM과 첫 미팅에 참석했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회상하면서 꿈에서조차도 IBM PC 사업부를 인수하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며 감회를 밝혔다.
1984년 중국 과학아카데미에서 연구원들에게 지원한 20만 위안의 사업자금으로 시작한 그의 사업은 컬러텔레비전 수입을 시작으로 하여 14만 위안을 사기 당하는 고난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IBM에 중국어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회로기판을 개발하는데 돈을 투자한 것이 성공하면서 중국어 시스템으로 수입한 컴퓨터가 팔리기 시작했다. 또한 홍콩에 벤처회사를 설립하여 수출을 위한 회로기판을 생산했다.
1990년에는 컴퓨터 조립을 시작했고 ‘레전드’라는 고유 브랜드를 달아 판매를 시작했다. 그리고 휴펫팩커드 프린터도 수입하여 판매했다. 1994년에는 고유 브랜드 레전드가 홍콩에서 고유 상표를 가진 컴퓨터 명단에 오르며 레노보의 핵심 사업 분야가 됐다.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PC와 저렴한 가격으로 전체 PC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최대 공급업체가 됐다. 지난 11월 회사 20주년 창립을 기념하여 출간된 ‘로스트 레노보’라는 책에서는 제품의 다양화 실패와 델과 HP사로 부터의 마진 감소 그리고 소비자들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 등 자성의 목소리를 담았다.
레노보는 지금 엄청난 도약을 하고 있다. IBM PC인수로 2003년 30억 달러의 4배에 달하는 성장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로써 중국의 첫 번째 글로벌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이다.
류에 있어 비즈니스는 뭔가 다른 것을 의미하는 작업이다. 문화혁명 시절 그는 군사학교 졸업 후 마오쩌둥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 때문에 중국 남부 지방의 농장에 보내져 일을 했다. 하지만 베이징으로 돌아온 후 그의 연구소 생활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연구실 구석에서 썩고 있는 그의 연구물들을 보면서 뭔가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오늘의 레노보를 만들었다. 빌린 양복을 입고 긴장했던 기업가는 지금 먼 길을 걸어와 답답한 연구소 대신 베이징 실리콘 벨리의 카페트 위에 우뚝 서있다.
류는 현재 60세 중국 상공업 연맹 대표이기도 한 그는 실패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류는 보다 젊고 국제적인 경영을 위해 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나길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중국 기업의 영향력 있는 인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는 레노보가 예전에는 강가의 조그만 배에 불과 했지만 지금은 항구를 떠나는 커다란 배라고 비유하면서 바다로 향하는 것은 기쁘지만 바다에서 만나게 될 커다란 폭풍우로 긴장된다고 말했다.
/김광호·이민희 리포터 emini06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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