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업 줄인 뒤 학력저하 현상

일본 ‘여유 있는 교육’ 재검토 … 전국학력 평가 부활도 추진

지역내일 2004-12-27 (수정 2004-12-27 오후 12:09:15)
‘학력경쟁 실패’ 사례

일본정부는 학교수업시간을 줄여 학생들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육성하겠다며 그동안 추진해온 이른바 ‘여유 있는 교육’을 사실상 포기했다.
일본 문부성은 최근 지난 1977년 이후 학생들을 학교수업으로부터 조금이라도 해방시켜 창의력을 높이겠다며 줄여온 ‘표준수업시간’을 다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일본정부의 입장 변화는 최근 각종 국제 평가에서 일본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됐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교육개혁은 교내 폭력, 집단 괴롭힘, 비행소년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과도한 입시경쟁의 폐해가 사회문제화 된 1975년부터 추진돼왔다.
일본정부는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이른바 ‘여유 있는 교육’을 도입했다. ‘여유 있는 교육’이 첫 도입된 1977년의 일본 문부성 학습지도요령에서는 ‘여유 있는 충실한 학교생활을 실현하기 위해서 각 교과의 수업시수를 삭감하고, 지역이나 학교의 실태에 맞게 수업시수의 운영에 창의적 변경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런 ‘여유 있는 교육’ 정책에 맞춰 일본정부는 2002년 신학기부터 완전 주5일제 수업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채택된 신학습지도요령을 통해 일본 정부는 주5일제 수업제 도입에 따른 수업시수 삭감은 물론 초·중학교의 교과 내용을 약 30% 줄였다. 또 고등학교 과정은 단위 수를 줄였고 선택 이수를 기본으로 했다.
그러나 일본의 여유교육은 도입 초기부터 끊임없이 기초학력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2002년 4월 주5일제 수업과 신학습지도요령이 도입되자 학력저하를 둘러싼 논쟁은 과거에 비해 한층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주5일제수업과 신학습지도요령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직전인 3월 30일 일본의 한 언론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각각 사안에 대해 60%와 67%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해 6월에 도입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는 이들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부정적 입장을 밝힌 응답자 대부분이 아이들이 노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공립학교가 여유 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동안 사립학교들은 학력경쟁을 벌이며 차별화해 나가고 있었다. 결국 ‘여유 있는 교육’에 대한 불만은 자연스럽게 ‘사립학교 열풍’으로 이어졌다. 일본은 중학교는 6.3%, 고교는 24.2%(2003년 기준)가 사립학교다.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발표된 각종 국제 학력평가에서 일본 고교 1년생의 독해력 저하와 초·중학생들의 학력 저하 사실이 입증되면서 일본 정부가 더 이상 ‘여유 있는 교육’을 유지할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잃어 버렸다.
‘교육은 기초·기본을 가르치고, 학생들에게 여유를 주어 자주적 사고가 가능하게 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여유 있는 교육’이 27년 만에 폐지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일본정부는 이와 함께 전국학력조사도 부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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