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추가상승, 검찰에게 물어봐

지역내일 2004-12-28 (수정 2004-12-28 오전 11:31:31)
10만원대서 자산주 꼽히며 40만원대 급등
시세조종 혐의 수사 7개월째, 조만간 결론
대주주 이원준씨 지분 매각, 수십억대 차익
계열사 한빛아이앤비 지분 확대 여부 관심

태광산업 주가는 어디까지 치솟을 것인가. 40만원대까지 오르면서 황제주로 등극한 태광산업 주가의 추가상승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광산업을 대표적 자산주 또는 국내 최대 케이블TV MSO로 꼽으면서 추가상승에 무게를 싣지만 한쪽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의 시세조종 혐의 수사와 대주주의 지분매각에 대한 배경을 들어 신중한 선택을 권하는 모습이다.
27일 태광산업은 39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최대주주인 이호진 대표이사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70%대에 달하면서 유통물량이 절대 부족상태인 태광산업의 6개월전 주가는 15만원대. 불과 반년만에 두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리던 지난 6일에는 45만500원까지 찍었다. 지난 6월에 비해 3배 가까이 오른 수치였다.
전문가들은 태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자산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27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4390억원에 불과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과 투자유가증권, 토지, 건물 등 자산은 1조원대에 달한다는 것. 특히 태광산업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한빛아이앤비와 기남, 낙동 등 18개 SO(지역유선방송국)의 가입자 가치만 따져도 7000여억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CJ투자증권 민영상 연구원은 “SO에 대한 M&A 또는 지분투자 사례를 근거로 추산한 결과 SO의 가입자당 M&A가격은 대략 40만∼45만원대에 달한다”며 “태광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가 230만 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보유하고 있는 SO가치는 6440억∼724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보유 SO가치만 따져도 태광산업 시가총액의 두배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태광산업이 최근 자산주 바람을 타면서 급등했다”며 “현재 보유 자산을 고려하면 추가상승 여력이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오히려 태광산업측에서는 주가급등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SO의 자산가치는 새삼스런 소식이 아니다”며 “우리쪽에서는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 주변에서 자꾸 루머를 생산해 주가를 띄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태광산업이 현재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점을 들어 경계주의보를 풀지 않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지난 6월 태광산업 계열인 천안방송이 지난해 10월 국내최대 유선방송사업자인 한빛아이앤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벌였다는 혐의를 밝혀내고 검찰에 관련자들을 고발 또는 통보한 상태다. 금감원은 당시 “천안방송 대표 진 모씨 등이 큐릭스 대표 원 모씨 등과 짜고 한빛아이앤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과 대량보유 보고의무 위반 등을 저질렀다”고 익명으로 발표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에서 9월 사이 진씨 등이 한빛아이앤비 인수작업을 펼치면서 지분을 저가매수 하기위해 통정매매 등을 통해 주가를 떨어뜨렸다가 10월에는 한빛아이앤비가 경영권방어를 못하도록 주가를 급등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빛아이앤비 주가는 지난해 3월에서 9월까지 1만원대 밑에서 머물다 10월 3만550원까지 치솟았다. 한빛아이앤비 주가는 지난해 10월 M&A가 종료된 직후 다시 1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감원 고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배당, 현재 피고발자 등을 소환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발자 등을 중심으로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국내 1위 유선방송업체인 태광산업이 관계사를 내세워 시세조종까지 일삼으며 몸집불리기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며 “향후 추가상승 여부 판단에 중요하게 참고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 이호진 회장의 조카인 이원준씨가 최근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지분을 대량 매도한 사실도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적했듯 태광산업 주가는 자산주 바람을 타고 6월 15만원선에서 12월 현재 4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대표이사의 조카이자 대주주인 이원준씨는 지난 10월부터 11월 사이 수차례에 걸쳐 보유지분 가운데 4.49%(5만주)를 분산매각했다. 시세차익만 수십억원을 챙긴 셈이다. 대주주가 주가급등을 틈타 얌체차익을 챙겼다는 비난이 제기될법한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이원준씨가 챙긴 수십억원대의 시세차익 사용처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태광산업이 인수한 한빛아이앤비 주가가 상당기간 바닥을 면치 못하는 점을 보면 시세차익이 (대주주의) 지분확대를 위한 탄환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주주가 저가에 한빛아이앤비주식을 사들여 아예 등록폐지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내놓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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