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인천국제공항과 마음의 개항

지역내일 2001-01-08 (수정 2001-01-09 오후 1:57:00)
인천국제공항이 오는 3월에 개항한다. 연간 2700만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의 공항
으로서 동북아권의 관문공항이 탄생하는 것이다.
단군이래 최대의 역사라는 인천국제공항은 21세기 아시아 시대를 대비하여 연인원 1천만 명 이상이
7년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이다. 이를 두고 역사를 회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100년 전 황해바다의
길이 열리면서 인천이 개항되던 때와 비교해서 말한다.
하지만 이번은 동북아권의 중심국이 되겠다는 의지에다 우리 스스로 아시아 하늘의 길을 연다는 점
에서 그때와는 크게 다르다.

세계화 시대의 아시아, 기업의 격전장
세기가 바뀌면 세계경제의 무대도 따라서 움직여 왔다. 20세기에는 유럽대륙에서 미국으로, 21세기
에는 다시 아시아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의 재산은 거대한 시장과 풍부한 노동력이다.
지난 90년대부터 세계기업들이 성장의 물결을 따라 아시아로 몰려들었고, 그 행렬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 아시아지역은 세계시장에서 패권을 노리는 기업들의 격전장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도 지난 10년 사이에 국제무역의 중심이 일거에 북미에서 아시아지역으로 옮겨갔다. 수출
의 50%를 차지하고 있고, 10대 수출대상국 중 7개국이 아시아권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는 해가 갈수록 탄력이 붙어 머지않아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자리잡게 될 것
이다. 수교 8년 만에 수출이 200억 달러 선을 뛰어넘었고, 직접투자액도 미국시장에 이어 두번째다.
여기에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를 합치면 대중화권 수출 비중은 미국을 앞선다.
이처럼 우리는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아시아권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물론 삶의 무대도 함께 옮겨
지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아시아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지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된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자동으로 동북아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웃 아
시아인들을 대하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면 공항은 승객이나 화물을 처리하는 장소일 뿐이다.
지금은 몇 천 킬로 떨어져 있는 구미대륙을 이웃으로 삼고 살아야 했던 냉전시대와는 다르다. 구미
의 선진국을 따라 산업화를 일구어내야 했던 때는 세계 속에 한국을 심는 일이 중요했다. 하지만 지
금은 한국 속에 세계를 뿌리내려야 하는 글로벌 시대이다. 세계를 가슴에 안을 때 진정한 세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밖의 문은 열렸지만, 안의 문이 닫혀 있다면 그것은 쇄국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는 100년 전 인
천 개항 때의 역사가 남긴 교훈이다. 경제력으로 인해 주위로부터 존경은 받을지 모르지만, 사랑받기
는 어렵다. 때문에 공항개항에 앞서 먼저 마음의 개항을 준비해야 한다.

100년전 역사의 교훈, 마음의 문을 열어야
냉전기간 우리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이국인들과 교류나 왕래를 해본 경험은 물론, 이들과 더불어 사
는 지혜를 키울 기회도 없었다. 반세기에 걸쳐 분단선을 따라 대립·대결의식을 키워온 우리들이다.
이웃 아시아인들이 구미인들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듯 생각했고, 구미인들에게는 관대하면서 아
시아계 외국인들에게는 가혹하게 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같은 반 아시아적 의식구조가 아시아
로 귀환하는 우리들에게는 가장 큰 장애가 될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비쳐진 우리 모습을 보면 문제는 한층 더 선명해진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는 27
만6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아시아계인 이들에 대한 각종 가혹행위
는 이미 사회문제로 번졌고, 이러다가는 인권부재의 나라라는 오명을 얻게될 지 모른다는 우려의 소
리가 나올 만큼 매우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최근 중국의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싫어하는 나라에 한국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반 아시아적
사고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살려 진정한 아시아의 주역이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우
리와 함께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마음의 고향으로 만들어 주도록 해야 한다.
학대받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에 앞서 우리가 통과해야 할 첫 번째 관문이
다.
이 인 석 인천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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