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 나타난 2007년 코드 읽기 ⑧고 건의 경쟁력

안정과 경륜이 무기 … 확실한 지지기반 없어

지역내일 2005-01-13 (수정 2005-01-13 오전 11:11:02)
대선시기만 되면 잠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 건 전 총리의 정치적 행보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대권주자 인지도·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소장 김헌태)가 지난해 12월 7일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32.1%로 각 당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19.2%)와 정동영(10.6%)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12월 3일 MBC(26%), 11월 17일 AM7(23.5%), 10월 6일 경향신문(28%) 여론조사에서도 고 전 총리는 1위를 차지했다.
또한 10월 18일 한국리더십센터가 각 분야 CEO와 기업 임직원 100명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리더’를 선정한 뒤 네티즌 17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정관계 분야의 리더로 고 전 총리가 44%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고 전 총리의 행보도 정치권 안팎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 1월 1일 고 전 총리는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다산연구소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제 세력들은 21세기 미래전략을 모색하려는 노력보다는 ‘기 싸움’ ‘힘겨루기’ ‘제몫 챙기기’에만 더욱 골몰했으며 실용주의보다는 이념과 명분의 허상을 좇느라 분주했다”며 “이래서는 우리의 미래가 밝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탄핵 때 대통령 대행 인상적 = 고 전 총리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KSOI가 지난해 10월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고 건 총리의 인지도는 82.6%, 인지호감도 73.2%로 다른 대권 예비주자들에 비해 단연 돋보였다.
특히 국민들은 고 전 총리의 장점으로 ‘도덕성(27.1%)’과 ‘능력(25.7%)’, ‘추진력(18.6%)’을 꼽았다. 반면 ‘과거 이력(7.2%)’ ‘정치적 성향(5.6%)’ ‘비전(4.9%)’에 대해서는 비교적 낮은 평가했다.
특이한 것은 다른 주자들에 비해 ‘능력’을 높이 평가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고 전 총리가 풍부한 국정경험을 갖추고, 탄핵정국에서 흔들림 없이 국정을 챙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 전 총리는 37세에 최연소 도지사(전남)를 시작으로 교통·농수산·내무부 장관을 지냈으며,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2회(관선·민선), 총리 2회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안정과 경륜을 갖춘 인물’로 이미지가 정립됐으며, 이것이 고 전 총리의 최대 경쟁력이 된 것이다. 지지기반이 고르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전 계층별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으며, 호남뿐만 아니라 대구·경북지역, 진보·보수진영으로부터 모두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KSOI 관계자는 “참여정부의 실정과 장기간의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현실정치에 대한 불신’,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국민통합의 열망’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국민들의 보수안정 성향이 결합해 선호도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미래형 지도자 이미지 없어 = 높은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현실적 경쟁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현실정치의 벽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선 확실한 지지 세력이 없다는 것이 최대 약점이다. 선호도 조사에서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모두 2위로 나타났다. 이는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뚜렷한 정치세력이 없다는 말과 같다. 본격적인 대선후보 경쟁에 들어서면 고 전 총리의 입지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미래를 개척하는 지도자의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도 약점이다. 고 전 총리는 안정적 관리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이끌어 가는 적극적인 지도자의 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고 전 총리의 능력은 풍부한 경륜으로부터 나온 이미지이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 능력은 아니라는 평가다.
고령이라는 것도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07년이면 69세로 현재 거론되는 후보자 중 나이가 가장 많다. 리더의 ‘젊은 나이’는 세계적 추세다. 노무현 대통령, 미국의 부시, 일본의 고이즈미 등이 모두 50대에 당선됐으며, 영국의 블레어는 40대였다.
정치컨설팅그룹 민(MIN)의 박성민 대표는 “고 전 총리가 부각된 것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권주자들이 ‘2% 부족하다’는 집단적 메시지로 평가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고 전 총리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92년 박찬종씨와 97년 조 순씨가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린 적이 있었지만, 본선 대결이 본격화 되면서 경선권에서 탈락한 것이 좋은 본보기라고 한다.
결국 고 전 총리가 대선에 나서는 것은 주관적 의지보다는 객관적 조건에 의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우선 가장 큰 기회는 참여정부로부터 이탈한 호남민심과 결합해 2006년 지자체 선거에서 거점을 확보하는 것이다.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 정당이 출현하면, 호남권 민심 또한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고 전 총리는 확실한 승부가 아니면 모험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또 정·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등 권력구조에 변화가 오면, 고 전 총리를 필요로 하는 세력이 나타날 것으로 예견된다.

◆고사모가 뜨고 있다 = 고 전 총리의 인기는 인터넷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모임인 ‘고건을 사랑하는 모임(고사모)’ 등 지지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다음카페 ‘고 건 대통령 만들기 희망본부(http://cafe.da-um.net/gogunpresident)’ 등 고사모를 하나로 연결한 ‘고건닷컴(www.gohkun.com)’이 만들어져 활동을 하고 있다.
고 전 총리 주위에는 계보나 측근이 없다. 공직에 있을 때 친한 사람이 ‘고 건 사단’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정도로 ‘고 건 사단’의 형성을 스스로 막아 왔다.
하지만 강영훈 전 총리, 이세중 변호사, 정경균 전 서울대보건대학원장 등 원로인사들과는 10년 가까이 모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 전 총리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언론인 출신인 한중광씨, 보좌관 출신인 백형환 전 서울시설관리공단 감사 등을 ‘고 건 맨’으로 분류했다.
요즘은 92년에 마련한 연지동 여전도회관에 있는 개인사무실에 들려 독서를 즐기고, 가끔 찾아오는 지인들과 차를 놓고 담소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오는 3월 중순 하버드대의 초청강연을 앞두고 조용히 준비 중이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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