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돌아본다] 올해도 해결 못한 북핵위기

북·미 왜 합의점 못 찾을까

지역내일 2004-12-22 (수정 2004-12-23 오전 11:18:29)
2002년10월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이후 불거진 2차북핵위기는 3차례의 6자회담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핵문제 해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인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2002년 10월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이후 불거진 ‘제2차 북핵위기’는 2년 지난 지금까지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3차례 6자회담과 2차례 실무그룹회의를 통해 북한과 미국간 입장차를 확인하고 핵문제 해법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조금씩 구체화돼 왔다는 것 정도가 소득일 뿐 실천적인 행동에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무엇이 핵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과 6자회담 참가국들의 입장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북미간 불신이 심한 상태에서 취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인 동시행동에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북한은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기보다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동결 대 보상=북한은 지난해 12월9일 북미 불가침조약과 핵폐기까지 이르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설정한 4단계 해법안 대신 ‘동결 대 보상’ 제안을 들고 나왔다.
1차6자회담을 개최했음에도 좁혀지지 않는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이를 고려해 실현 가능한 사안부터 합의, 실천해 나아가자는 방안이다.
미국은 이에 대해 ‘핵폐기’로 가는 과정에서의 핵동결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고 6월 3차6자회담에서는 ‘3개월간 핵동결 후 핵폐기를 이행하면 에너지·경제지원, 수교협상까지 가능’이라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내놓았다.
문제는 ‘핵동결 3개월’이 너무 짧아 북한입장에서는 미국이 주장해왔던 ‘선핵폐기’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고 미국은 ‘3차6자회담의 제안’을 북한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 외에는 그 이후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북미간 불신이 큰 상태에서 북미 양자가 함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농축우라늄=고농축우라늄(HEU) 문제는 2차 북핵위기의 원인이 된 핵심현안이면서도 지난 2년 동안 거의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2차 북핵위기는 2002년 10월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당시 북한 외무당국자가 ‘우라늄핵개발을 시인했다’는 주장으로 미국은 이를 근거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고농축우라늄을 개발한 적도 시인한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고 이를 6자회담이 아닌 별도의 전문가그룹회의에서 논의하자는 제안도 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고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을 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고농축우라늄문제는 ‘동결 대 보상’이나 대북한 체제보장 방안이 이슈가 될 때마다 수면 아래로 잠복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지 않으면 6자회담과 북핵문제 해결 과정은 벽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대북한 체제보장=2002년 10월25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 불가침조약’을 제안한다. 북한체제보장을 핵심으로 한 이 제안은 현재까지 북한측 해법의 주요 내용으로 제시되고 있다.
법적으로 확약된 ‘불가침조약’이라는 형식은 지난해 10월 부시 미국대통령이 ‘다자간 서면안전보장’을 제시하고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다소 유연해졌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체제보장을 강조하는 데 반해 미국은 6자회담 관련국의 다자간 체제보장방안을 강조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현재 북한은 ‘동결 대 보상’을 제시한 이후에는 체제보장방안에 대해서는 특별히 강조하지 않고 있다.
대북체제보장은 핵폐기 절차와 대북보상방안만 합의, 실천하는 단계에 들어서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제호 기자 news21@naeil.com

북 “대북체제보장·핵폐기 동시행동”
미 “핵폐기 먼저하면 수교협상 가능”
북·미, 어떤 말 주고 받았나

■북 ‘동결 대 보상’ 방안 제시

북 : 차기 2차6자회담에서 북핵포기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을 선언하고, 이 선언을 이행하는 첫 단계 조치로 북한이 핵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고 정치·경제·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 중유·전력 등 에너지 지원에 합의할 것(2003년12월9일 외무성 대변인)
미 : 미국의 목표는 핵프로그램의 동결을 위한 것이 아니며 목표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입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하는 것(12월10일 부시 대통령)

북 : 미국이 북측의 동시 일괄타결안을 수용하면‘핵 완전철폐’로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12월15일 노동신문)
미 : 우리는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입증가능한 방법으로 종식시킬 준비가 돼있다는 확실한 성명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의 우려와 북핵 이해당사국의 관심에 부응하는 ‘적절한’ 안전보장안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2004년1월8일 파월 국무장관)
북 : 미국이 검증 확인할 수 없는 농축우라늄 계획을 계속 제기하는 것은 2차 6자회담을 파탄시키기 위한 구실을 만들려는 것(1월10일 외무성 대변인)
미 : 칸 박사와 그의 조수들이 이란, 리비아, 북한 등에 파키스탄의 구형 원심분리기 설계도는 물론 더 진보되고 효율적인 (원심분리기) 모델들도 제공했다(1월11일 부시 대통령)

북 :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정책을 전환할 의지를 갖지 않는 한 6자회담은 앞으로도 핵문제 해결에 아무런 기여도 못하는 회담이 될 것(2월29일 외무성 대변인)
미 : 리비아의 지도자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 다른 체제들도 리비아 지도자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3월10일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 ‘북 선핵폐기 후 보상’ 제안

북 : 미국이 △200만kw 에너지 지원참여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경제제재와 봉쇄 해제 등의 보상방안을 받아들이면 핵무기 관련 모든 시설물과 재처리 결과물을 포함한 핵동결에 들어갈 것이며, 여건이 되면 폐기할 수도 있다.
미 : 우리의 다단계 방안의 시작은 북한이 모든 핵폐기 의사를 밝히고, 핵동결에 착수하면 즉각 미국을 제외한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중유를 지원하고, 3개월의 핵 폐기 기간을 주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이를 이행하면, 문제해결단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핵폐기 대가로 미국의 불가침의사 전달 및 다자차원의 안전보장 북한 에너지 수요조사를 한 후, 에너지 지원 테러지원국에서의 명단 제외 및 경제제재 해제 협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어서 마지막 포괄적 해결 단계에서는 미국과의 수교 협상이 시작된다.
(6월25일 3차6자회담 북·미 대표단)

미 : 북한이 핵활동을 중지, 국제 사찰을 받고 핵 계획을 폐기한다면 얼마나 많은 것이 가능하게 될지 북한이 놀랄 것(7월9일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북 : 미국과 영국은 8개월 동안이나 ‘조용한 외교’를 통해 리비아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과는 어떤 형태의 직접 협상도 없었다(7월12일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차석대사)
북 : 미국은 고농축우라늄(HEU)을 핵폐기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없다(7월21일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차석대사)
6자회담 참가는 미국이 △북한을 적대하지 않고 △‘동결 대 보상’에 참가할 준비가 돼 있으며 △남한 핵문제를 우선 논의할 준비가 돼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10월22일 외무성 대변인)
미 : 그들(북한)이 얘기하길 원하는 어떤 것이라도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다뤄야 한다.
추가 6자회담을 갖는 조건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된다(10월23일 파월 국무장관)

■북한 체제 변형·붕괴 논란

미 : 우리가 북한 붕괴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굳이 표현한다면 정권변형이 될 것(12월7일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북 : 제도를 감히 변경시키겠다는 것 자체가 선택의 자유와 공민의 정치적 권리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다.(12월20일 외무성 대변인)

북 : 6자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 문제가 현실성 있게 논의되자면 남조선핵문제부터 상정돼야 하고 그 문제가 납득이 되게 명백하게 해명돼야 하는 것이다.(12월17일 조선중앙텔레비전 시사해설)
미 : 북한이 계속 6자회담에 응하지 않으면 북한을 제외한 5개국만이라도 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는 한편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대북 접근법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수도 있다.(12월18일 국무부 고위관계자)
내 입장은 김정일이 그의 (핵)무기 시스템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북한과 6자회담을 계속하는 것이다(12월20일 부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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