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일꿈 외고 | ‘2004년 아쉽기도 하지만’(사진 장은정)

지역내일 2005-01-24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법한 일이다.
한참을 걸려 글을 썼는데 저장이 안된 상태로 지워져 버리거나, 저장을 하려고 클릭을 한다는 게 취소 버튼을 클릭해서 다 지워 버리든가 하는 일 말이다.
이럴 때 대개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거나 혹은 정말 난감한 기분이 들게 마련이지만, 간혹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 뿐 ‘차라리 잘 되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다.
지난 한 해도 마찬가지였다. 다 지워버리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실수로라도 ‘취소’ 버튼을 클릭하면 다 지워져 버리는 문서와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던 것은 매년 그래왔으므로 뭐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손 치더라도, 멋지게 처리하려 했다 실패한 많은 일들, 경솔했던 말과 행동, 쓸데없이 낭비한 많은 시간들이 자꾸만 생각나 깨끗이 다 비워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2004년’이라는 문서를 작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강가에 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이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저 강물이 작년의 그 강물인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나그네는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당신은 어제의 당신과 똑 같소?”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공감이 가는 얘기다. 상류에서 흘러온 강물이 하류를 이루며 흘러가듯 나도 이전의 세월들을 흐르듯 지나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된 것일 것이다. 성공적이었든 아니었든 지난 한 해는 이미 나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것이다.
멋지게 처리하려 했다 실패한 많은 일들, 경솔했던 말과 행동, 쓸데없이 낭비한 많은 시간들이 있었다고는 하나 기억해보면 분명 좋았던 일도 많았다. 작년 한 해 동안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일본을 가 보기도 했었고 내 사랑스런 첫 조카가 태어나 이모라는 호칭을 가졌으며 또 좋은 친구도 몇 명 더 갖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2004년’이라는 문서는 아쉬움을 남긴 채로 저장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가끔 열어서 살펴보면 앞으로 살아나가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대신 ‘2005년’ 이라는 이름의 문서만큼은 반드시 작은 오타 하나 없이 알찬 내용으로 작성해서 연말 즈음에는 ''취소'' 버튼을 누르는 일 따위는 전혀 상상도 못 할 만큼 아깝고 소중한 문서가 될 수 있도록 올 한 해 정말 열심히 살아야 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LG전선 장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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